중국에서는 소만에서 망종까지의 시기를 5일씩 3후(候)로 나누어 초후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에는 냉이가 죽어가며 말후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 잎새와 뿌리에서 나오는 하얀 즙이 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른 이름인 ‘씸배나물’ ‘씬나물’, 한자말로 ‘고채(苦菜)’도 마찬가지의 뜻. 흰씀바귀 꽃씀바귀 신씀바귀 모래씀바귀 벋음씀바귀…, 종류도 많다. 입맛을 돋우고, 춘곤증을 이겨내게 하며, 봄에 먹어두면 여름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
‘소만’이란 의미는 연약하고 작은(小) 생명들이 점점 자라나 만족할 만큼 가득하다(滿)는 뜻이라고도 하고, 우리나라는 특히 이맘때 가뭄이 들기도 해 이때를 대비해 작은(小) 물줄기도 가두어 물을 가득(滿) 채운다고 해서 소만이라 했다고도 한다. 어쨌든 작은 것들이 커가고 모여 가득해진다는 뜻만큼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인(詩人)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이만하면 세상을 채울 만하다 싶은/ 꼭 그런 때가 초록에게는 있다// 조금 빈 것도 같게/ 조금 넘을 것도 같게…’(나희덕 ‘소만’)
‘작은 만족’으로 풀어내는 시인의 목소리가 근사하다.
소만이면서 ‘부부의 날’. 서로에게 바라는 것은 ‘조금 작게(小)’, 상대를 위하는 마음은 ‘가득 차게(滿)’ 산다면 더욱 행복한 부부관계가 되지 않을까. 소만과 겹친 올해 부부의 날엔 ‘조금 작게, 그러나 가득 차게’를 다시 한 번 음미해도 좋을 듯하다. /안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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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택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