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청장 당선자의 큰절
茶山 “수령은 감사 표시 안돼”
'애교 퍼포먼스'같은 큰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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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6·2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사의를 표명해 놓고 있는 이 대표가 복귀해서 다시 당을 이끌어달라는 간청의 뜻이 포함돼 있다. 한 정당에 큰절을 받을 만한 원로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인품과 경륜을 갖춘 인물을 지도자로 두고 있다는 의미 아닌가? 물론 이는 그 당이 한 인물에 의존해 있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이회창 대표가 부진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데도 대부분 의원들이 “아니되옵니다”하면서 복귀를 간청하고 있는 것은 공당(公黨)으로서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한 당선자의 큰절은 자신이 구청장이 될 수 있도록 해준 데 대한 지극한 감사의 뜻이 커보인다. 한 당선자가 구청장 벼슬을 얻는덴 이 대표가 준 선진당 공천장이 결정적이었음을 생각하면 아무리 큰절도 그 은혜에 못 미칠 것이다.
그래도 목민관은 자신에게 벼슬을 준 사람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다산(茶山)의 말을 한 당선자가 새기고 있었다면 큰절을 함부로 올리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전관(銓官·인사담당)은 나라를 위하여 사람을 뽑았으니 여기에 사은(私恩·사사로운 은혜)을 끌어대어서는 안될 것이요, 수령은 자격에 따라 관직을 얻었으니 이를 사은으로 마음 속에 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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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자신을 낮춰 상대를 높이는 예(禮)다. 큰절은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것으로, 상대에 대한 극진한 존대를 뜻한다. 그러나 정치행사장 맨바닥에서 느닷없이 넙죽 올리는 큰절은 예가 아니다. 한 당선자의 큰절은 일종의 당선사례(當選謝禮)요, 이 대표에게 효과적으로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즉흥적 ‘애교 퍼포먼스’였다.
현대 정치에서도 ‘주군’을 섬기려면 돈이든 충성이든 바쳐야 된다. 이도 저도 없으면 애교라도 부려야 한다. 한 당선자의 큰절은 '좀 오버한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그것을 아부라고 비난할 것까진 없다. 당사자의 면전에서 남들 다 보는 앞에서 하는 아부는 아부가 아니라 애교다. 남들 안 보게 온갖 것 다 바치면서 하는 아부가 진짜 아부다. 그런 아부꾼은 한 당선자 같은 큰절은 잘 안 한다.
‘큰절 정치’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애교든 아부든 한 당선자의 큰절은 주민의 대표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당선자는 이제 수십만 명의 구민을 대표할 사람이다. 처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날 큰절이 잘못은 아니었다고 해도 한 당선자는 동구 구민들에게 책잡힌 꼴이 되었다. 구청장 후보 공천장에 도장 찍어준 당 대표에겐 큰절까지 하는 구청장이 설마 최종적으로 구청장에 임명한 구민들을 함부로 대하겠는가? 당 대표에게 큰절하듯, 구민의 뜻을 헤아린다면 훌륭한 구청장이 되지 않겠는가? 또 윗사람에게 깍듯한 구청장이 부하 공무원에겐 막 대하겠는가? 그렇다면 동구 구민들과 구청 공무원들에게 차기 구청장의 큰절 화제는 오히려 반가운 뉴스 아닌가? 한 당선자는 큰절을 구민을 더 잘 섬기겠다는 다짐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동구 주민들은 지난 선거에서 '인물' 하나를 뽑은 듯한데 어떤 인물인지는 더 두고 봐야 알 것이다. 정말 주민들을 섬기며 봉사하는 ’진짜 인물’인지 아니면 넙죽 큰절로 아부나 하는 ‘위인’인지에 대한 판정은 나중 동구 구민들이 내릴 것이다.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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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