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성적이고 주관적인 입맛으로 재단한 맛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글과 말로 표현하느냐가 맛집 소개의 관건인데 최근 인터넷 맛집 소개 카페 등에서 활약하는 주요 계층은 단연 20~30대 젊은이들이다. 음식 품평의 속성상 개인의 미묘한 편차 개입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우선 감정에 지나치게 치우치고 단편적이다. 가령 함께 음식을 먹은 일행 중 자신만이 배탈이 났음에도 해당 음식점에 대한 극렬한 비난과 함께 가차 없이 '비추업체'로 매도해버리는 경우가 그러하다.
서비스 평가도 그렇다. 전후 맥락을 끊어버리고 자기가 당한 서운한 대접만을 확대하여 부풀린다. 저렴한 실비집에서 고급 레스토랑의 대접과 서비스를 기대했는지는 모르겠다. 품평은 주관적인 자유영역에 속하지만 해당 업소는 운영에 치명적 타격을 받는만큼 적어도 몇 번 방문하고 나서 같은 평가가 나올 경우로 한정해야 하지 않을까.
외식평가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유럽의 '기드 미슐랭 (미쉐린 가이드)'같은 권위 있고 믿을만한 식당 평가 서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국 수 십 만 개 음식점 중 이러한 서적에 언급되는 업소는 제한적이므로 결국 평범한 시민들의 맛 품평이 영향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신문잡지, TV, 인터넷 등에서 봇물을 이루는 맛집 평가의 객관적인 기준 정립과 건전하고 합리적인 의식확산이 필요하다. 개인적일 수 밖에 없는 미각이 객관적인 공감과 소통을 이루려면 오랜 내공과 역지사지의 배려가 따라야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핵가족화, 여가확대 등으로 외식산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각국, 중국 등지에서 이미 뿌리내린 외식문화가 궁극적인 선순환 구조로 우리사회에 자리 잡으려면 맛집 탐방, 별미 품평을 올리는 집필자, 네티즌들의 균형 잡힌 의식과 섬세한 감각이 앞서야 하지 않을까.
'기드 미슐랭'에 등재된 자신의 업소 등급이 떨어졌음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프랑스 레스토랑 주인의 선택은 외식문화, 맛 평가, 식당경영의 자부심 같은 여러 개념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다. 대를 이어 가업으로 전승하는 식당, 장인의 자부심과 긍지 가득 찬 예술가로서의 요리사, 음식으로 장난치지 않는 양심,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선택, 수용하는 맛있는 음식세상을 그려본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