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총기사건 피해자 응급처치 제대로 못해

  • 문화
  • 건강/의료

을지대병원 총기사건 피해자 응급처치 제대로 못해

병원측, 가벼운 외상환자 판단…권역외상센터 역할 구멍 결국 경기도 병원서 수술받아 … 국비지원 불구 기능상실 눈총

  • 승인 2015-12-29 21:21
  • 신문게재 2015-12-30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지난 25일 성탄절 밤에 총기 습격을 당한 피해자가 대전의 권역외상센터에서 첫 진료 당시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병원은 최근 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을지대병원이다.

29일 을지대병원과 대전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A(38)씨는 지난 25일 오후 11시 34분께 대전 유성구 복명동 한 도로에서 용의자 B(59)씨에게 총기로 피습을 당했다. A씨는 차량에 탄 상태였으며, B씨는 뒷문을 열고 난입해 총기로 공격했다. 총상을 입은 A씨는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송 당시 A씨는 오른쪽 어깨 부위에 실탄을 맞은 상태였다. 그는 즉각적인 수술을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을지대병원 의료진은 A씨가 큰 출혈이 없는데다 장기 파열 등의 피해가 없는 점을 들어 그를 가벼운 외상 환자로 판단했다.

이에 의료진은 A씨에게 “총알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박혀있는 만큼, 범죄사건 증거가 될 수 있는데다 감염 우려가 있어 봉합하지 않은 상태로 지켜보고 월요일(28일)에 수술을 하자”고 권유했다.

빠른 수술을 원했던 A씨는 건양대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마음을 바꿔 다시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친 A씨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을지대병원의 대응을 놓고 추락이나 교통사고, 총상 등 외상환자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권역외상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사고를 접한 시민 김모(38)씨는 “을지대병원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섰다면 경기도까지 이동해 수술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무리 상처가 가벼웠어도 총상을 입은 상황이었는데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은 A씨가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 외상환자가 아닌 가벼운 외상 환자였던 만큼, 바로 수술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A씨의 오른쪽 어깨에 이물질이 얕게 박혀있어 겉에서 만지면 느껴졌을 정도로 가벼운 외상을 입은 수준이었다”며 “감염에 대한 우려도 있었기에 소독을 하고 안정을 취한 후 수술에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28일 수술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전담 전문의들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외상환자 전용 수술실 및 중환자실을 갖춘 중증외상 전문치료센터로, 정부로부터 80억원을 지원받아 지난달 24일 문을 열었다.

한편, 용의자 B(58)씨는 지난 28일 저녁 경기도에서 경찰 감시망에 적발되면서 스스로 머리에 총기를 발사해 중상을 입은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