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정치에서 희망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새해벽두부터 정치권으로부터 날아드는 소식은 희망의 메시지는 커녕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총선 선거구획정에 실패한 여야는 '선거구 실종'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고도 '네 탓 공방'에 여념이 없고, 여야 대치로 해를 넘긴 쟁점 법안의 국회 처리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탈당의 변에서 “새해를 여는 즈음에 새 희망을 향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며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히 받들기 위해 밀알이 되고 불씨가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야 희망의 출발선에 섰겠지만, 국민들은 새해벽두부터 '황당'한 일을 당하고 있는 격이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지난 2일 밤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선거구 획정 기준을 바탕으로 획정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 '선거구 무효사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군·구 일부를 분할해 인근 선거구에 붙이는 분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도권 선거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추천 위원 간 의견이 대립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선거구획정위 조차 여야 정치권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 성장에 턱걸이 한 한국경제는 올해 2%대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대로라면 깊게 파인 서민의 주름살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입만 열면 국민을 말하는 정치인들의 머리에는 권력에 대한 탐욕 뿐이다.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우리사회에서 견제할 세력은 국민이 유일하다. 정치인들이 그토록 집착하는 총선이 이제 3개월 남짓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