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교단①]선생만 있고 스승은 없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위기의 교단①]선생만 있고 스승은 없나

  • 승인 2016-05-10 18:52
  • 신문게재 2016-05-10 1면
  • 성소연 기자성소연 기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격언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교실현장은 피폐해졌고 교사의 권위는 추락했다. 잘못을 야단치기라도 하면 경찰에 고발까지 하는 세상이다. 최근 3년간 교단에서 학생에게 폭행 당한 교사도 28명에 이른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쓴소리 한마디도 눈치를 봐야한다’며 자조섞인 말을 내뱉는다.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추락하고 있는 교권침해의 현재를 진단하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추락하는 교권
②공교육의 위기
③전문가 제언


#1. 충남지역 A교사는 2년여 전 교실에서 한 학생이 던진 의자에 맞아 8주간 병원 신세를 졌다. B학생이 휴대전화를 보며 시끄럽게 떠들자 ‘수업에 집중하자’고 주의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학생은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A교사는 “몸은 회복됐지만 제자로부터 맞았다는 사실이 마음 아파 교단에 서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2. 지난해 담임을 맡은 대전의 B교사는 학부모로부터 시도 때도 없는 휴대전화 메시지에 심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학부모는 ‘우리 아이에게 신경 좀 써 달라’부터 ‘이번 경시대회에 학교 대표로 출전하게 해 달라’ 등 무리 없는 부탁도 서슴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B교사는 “수업과 학교업무로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답장을 하기 어렵다”고 말하자, 학부모는 “대단한 선생 나셨다”며 폭언을 쏟았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실 붕괴’ 현상은 교사들의 사명감과 교육열을 상실시켜 결국 학생들이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0일 대전·세종·충남·충북교육청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충청지역 교권침해 현황은 지난해 590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은 577건, 2014년 496건으로 증가세를 보여 최근 3년간 교권침해가 총 1663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의 교권침해는 1627건이다. 폭언·욕설이 927건(56.9%)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진행 방해 372건(22.8%), 폭행 28건(1.7%) 등으로 집계됐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2013년 12건, 2014년 14건, 2015년 10건으로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교권침해로 인해 교사들은 육체적·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일선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돼 학생지도는 물론 교육의 질 하락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교사의 수업 방해, 폭언, 성희롱 등을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명시했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학부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사를 괴롭히는 행위도 교권 침해 행위에 포함시켰지만 교사 자체를 무시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풍토는 여전하다.

유병로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제도적 보완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는 풍토가 정착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공교육의 위기 속에서 교사들도 인식을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허태정-이장우 도시철도 서로 다른 청사진 표심 '촉각'
  2. 출마제한·내란잔당·낙하산… 충남 국회의원 보궐선거 혼전
  3. 대전 죽동중 신설 요구 잇달아… 교육감 후보들 "학교 설립 긍정"
  4. [신간] "고독사는 과연 비극일까"…'슈카쓰' 담은 소설 '행복한 고독사' 출간
  5. 청주 산모 비극, 대전이라면 달랐을까… 응급실 이송사업 전국확대 관심↑
  1. '이장우 vs 허태정' 리턴매치… 대전시장 주도권 다툼 본격화
  2. 파랑·핑크·초록… 대전교육감 '색(色) 마케팅'
  3. 힘 합쳐도 버거운데…野 '정진석 공천여부' 뇌관 부상
  4. 'AI가 돈사 운영' ETRI 제주서 AX 스마트팜 구축… '탄소중립' 축산 실증
  5. [부고] 김귀남 대전 서구청 언론홍보팀장 시모상

헤드라인 뉴스


이제 국회의 시간… 시민사회 "행정수도법 조속 처리하라"

이제 국회의 시간… 시민사회 "행정수도법 조속 처리하라"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국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0년간 이어온 연구와 검토라는 변명의 시간을 종식하고, 행정수도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치권의 특별법 당론 채택을 강하게 요구했다. 42개 세종·전국 시민사회단체(이하 시민단체)는 6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지방분권 전국회의 11개 지역단체와 한..

`7천피도 넘겼다` 새 역사 쓴 코스피… 코스닥, 지역 상장사는 소외
'7천피도 넘겼다' 새 역사 쓴 코스피… 코스닥, 지역 상장사는 소외

코스피 지수가 6일 반도체 대형주의 급등세에 힘입어 장중 사상 첫 7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이번 급등세가 소수 종목 및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점과 코스닥과 지역 상장기업의 동반 상승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2월 25일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약 두 달 만의 대기록이다. 장 초반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급등세로 인해 올해 7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

[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시립극단은 30년째, 박용래 생가는 주차장…
[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시립극단은 30년째, 박용래 생가는 주차장…

문화는 특정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후보들이 문화, 예술 공약을 내놓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8년 간 대전시 문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결이 다르다. 민선 7기엔 코로나 19 위기 속 예술인 지원과 운영 중심 정책이 두드러졌다. 반면 민선 8기에는 문화시설 확충과 대형 사업을 앞세운 외형적 확장이 눈에 띈다. 중도일보는 이에 따라 지난 8년간 대전시의 문화정책을 되짚어 미래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민선9기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문화정책이 어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 ‘공정선거 함께해요’ ‘공정선거 함께해요’

  •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