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멍들게하는 고가 장난감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동심 멍들게하는 고가 장난감

  • 승인 2016-05-12 16:38
  • 신문게재 2016-05-12 7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완구부터 전동차까지

신제품 출시와 고가장난감에 경쟁심 부추겨


#1. 직장인 이 모(39·대전 서구 도안동) 씨는 최근 유치원생 아이에게서 청천병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가 친구보다 적어 소외감을 느낀다는 얘기였다. 이 씨는 “터닝메카드와 또봇 등을 사줬지만 신제품이 계속 나와 구매하는 데도 한계를 느낀다”며 “소외감을 느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 주부 신 모(46·서구 괴정동) 씨는 유아전동차를 사달라는 다섯 살 난 아들 때문에 고민이 깊다. 최소 20만 원대에서 많게는 70만 원대에 육박하는 가격 탓에 부담을 느껴서다. 신 씨는 “남편 월급은 한정돼 있는데 아이들 장난감이 너무 비싸 엄두가 안 난다”며 “또래 친구들의 전동차를 얘기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사주고 싶지만 여력이 안 돼 한숨만 나온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난감 업체들의 고가 상품 출시에 동심이 멍들고 있다. 1만 원대부터 최고 70만 원대에 육박하는 장난감을 내놓으면서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긴다. 이 같은 현상은 자신의 장난감이 친구 장난감보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갖지 못한 장난감에 질투의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아이들은 서로 누구의 장난감이 더 비싼지, 많은지를 잰다. 어린이집 교사인 김 모(29) 씨는 “장난감이 많은 아이는 웃음을 짓는 반면 장난감이 부족한 아이는 금세 울상을 짓는다”고 말했다.

경쟁은 고가에 형성된 유아전동차가 대표적인 예다.

BMW, BENZ, AUDI 등 외제차 브랜드로 만들어져 있어 부모에게까지 경쟁이 미친다. 하지만 높은 가격에 부모들도 구매가 망설여진다. 적게는 20만 원대부터 많게는 70만 원대까지 고가에 팔리고 있어서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완구도 경쟁의 대상이다. 이 완구는 유아전동차보다 비교적 저렴하지만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경쟁을 부채질한다.

부모들은 고가의 장난감 구매 여건이 녹록치 않아 저렴한 상품으로 대신한다. 이는 유통업계 매출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에서 지난 1~5일 판매된 완구는 전주대비 30%대 신장률을 보였으며, 1~2만 원대의 저렴한 장난감이 주를 이뤘다.

반면 고가의 유아전동차는 부모들의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듯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전지역 이마트 유아전동차 판매도 이달 첫째 주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 소폭 하락했다. 주부 김 모(39) 씨는 “어린이날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 모두를 사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친구 장난감을 부러워하는 아이를 보면 기분이 안좋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