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치구 간 문화시설 양극화

  • 정치/행정
  • 대전

대전 자치구 간 문화시설 양극화

  • 승인 2016-05-12 17:54
  • 신문게재 2016-05-12 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영화상영관 미술관 대덕구 단 한 곳도 없어

동구ㆍ대덕구 문화 소외현상 심화



중학생 자녀를 둔 김지현(45)씨는 주말이면 미술전시를 보러 서구로 향한다.

김씨가 거주하는 동구에는 미술관이 없는 터라 미술을 전공하는 자녀들과 함께 서구에 있는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으로 ‘원정 문화향유’를 나가는 것이다.

지역에 미술관이 없어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문화공간이 밀집된 서구로 가는 것이 낫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대덕구 사는 박소영(34)씨 역시 주말에 영화를 보기 위해 중구 문화동으로 나선다. 대덕구에는 영화관이 단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주말이면 인근 주민들이 모두 몰리는 터라 며칠 전 예매는 필수다.

이처럼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치구 별 문화예술 시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하다.

공연장, 영화관 등 각종 문화시설이 서구와 유성구 등에 밀집돼 있는 반면, 대덕구와 동구에는 현저히 부족해 열악한 수준이다.

대전 문화예술시설현황(1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유성구 96곳, 중구 86곳, 서구 82곳으로 집계됐다. 동구와 중구는 각각 59곳, 58곳에 그쳤다.

가장 많은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는 유성구는 박물관과 도서시설이, 서구는 종합공연장과 일반공연장, 소공연장 등이 밀집돼 있었다. 중구에는 과거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건립됐던 개인화랑 및 노후 극장, 소규모 공연장 등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덕구는 영화상영관, 미술관 등 변변한 문화시설이 단 1곳도 없었다. 특히 영화관은 적은 금액으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시설임에도 대덕구민들은 지역에 영화관이 없다 보니 타구에 위치한 영화관을 전전해야 하는 설움으로 문화적 혜택에서 크게 소외되고 있다.

동구는 미술관이 전무했고, 공연장도 역시 7곳에 불과해 서구(18곳)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더욱이 주택가에 밀집돼 마을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는 작은도서관 마저 유성구가 68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구 52곳, 서구 41곳, 동구 40곳, 대덕구 38 곳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문화시설의 신도심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는 반면, 도심 외곽지역인 동구·대덕구의 문화적 소외현상 등 자치구 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예술계는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문화서비스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소규모 공연시설의 확충을 시작으로 문화기반 시설이 취약한 동구와 대덕구에 균형적인 문화서비스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대표는 “대전 전체적으로 몇 곳이 되느냐가 아니라 쉽게 문화공간을 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건데, 여전히 대전은 문화의 형평성을 거론하면서도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문화공간의 확대보다는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평을 고려한 문화시설 확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