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나온 그 도박,‘아도사끼(딜도박)’ 벌인 60명 덜미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영화에 나온 그 도박,‘아도사끼(딜도박)’ 벌인 60명 덜미

  • 승인 2016-05-26 10:58
  • 신문게재 2016-05-26 7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총책과 상습 참가자 등 4명 구속, 56명 불구속 입건

3명은 도주했다가 붙잡혀…“주부들 재산 탕진해 자살하는 등 지역 도박 실태 심각”




▲ 속칭 '아도사끼(딜도박)' 도박 현장에서 발견된 판돈과 화투 등 압수품.
▲ 속칭 '아도사끼(딜도박)' 도박 현장에서 발견된 판돈과 화투 등 압수품.


천막을 설치하는 등의 수법으로 산 속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조직폭력배와 주부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도박장을 개설한 조직폭력배와 여기에 상습적으로 참여한 도박꾼 등 모두 60명을 붙잡아 도박장소 개설 혐의로 총책 권모(36)씨 등 2명, 상습 도박 혐의로 주부 김모(62·여)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56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한 달간 충남 공주 계룡산과 대전 장태산, 전북 완주 일대의 인적이 드문 산속 펜션 등에서 속칭 ‘아도사끼(딜도박)’ 도박을 벌인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가족 등에게 도박장에 간다는 의심을 받지 않도록 아침 출근시간대를 이용해 도박했다.

또 주위 시선을 피하기 위해 산 정상에 대형 천막을 설치해 도박판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판돈은 하루 1억 원 이상에 달했으며, 무전기와 대포폰 등을 활용해 경찰의 단속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 방법은 간단하다.

녹색판에 흰색 세로줄 두 개를 그어 3등분 한 뒤 운영자가 먼저 패를 잡으면 나머지 두 패에 참가자들이 돈을 거는 방식이다.

영화 ‘타짜’에 나온 그 도박이다.

도박판을 개설한 조직폭력배들은 1회 판돈의 10%를 강제로 걷었으며, 현장에서 고금리 사채를 운영해 추가 이득을 취했다.

도박에 참여한 주부들은 여기서 이용한 사채 빚을 갚으려 다시 도박장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조폭들은 주부들을 현혹하는 모집책을 따로 두고 수당을 20만 원씩 줬으며, 참가한 주부들에게 차비 10만 원씩을 주는 방식으로 생색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총책 권 씨는 사채 운영과 차비 지급에 대해선 부인했다.

▲ 총책 권 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총책 권 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찰은 “주부들은 도박을 정확히 이해도 하지 못한 채 조폭들이 이겼다고 하면 돈을 받고, 졌다고 하면 돈을 주는 식으로 맹목적으로 참여했다”며 “도박으로 가정이 파탄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첩보가 있었다”고 했다.

또 경찰은 “ 재산을 탕진해 자살하는 등 지역의 도박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도 전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도박판 운영자는 10명, 도박 참여자는 50명이다.

참여자 중 25명은 남성, 35명은 주로 가정주부인 여성이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활동 여부와 추가 도박장 개설 등 여죄를 조사 중이다.

총책 권 씨는 가정 파괴와 자살 등 2차 피해에 대해 생각해 봤냐는 질문에 "생각 못했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 총책 권 씨는 가정파괴와 자살 등 2차 피해에 대해선 '생각 못했다. 죄송하다'고 했다.
▲ 총책 권 씨는 가정파괴와 자살 등 2차 피해에 대해선 "생각 못했다. 죄송하다"고 했다.


▲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의 도박판 단속 영상 갈무리. 주부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의 도박판 단속 영상 갈무리. 주부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3. '자기계발 명상 캠프', 20대에 써내려갈 성공 스토리는
  4.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5. 햇잎푸드, 100만불 정부 수출의 탑 수상... "대전을 넘어 전 세계로"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국제디지털자산위, 필리선 바타안서 'PPP 개발 프로젝트 밋업' 연다
  3.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