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의 5박6일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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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5박6일 무엇을 남겼나

  • 승인 2016-05-30 17:37
  • 신문게재 2016-05-30 3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충청과 영남 연대론 메시지에 정치권 요동

박 대통령 프레임에 갇히면 지지세 감소 지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박 6일간의 방한을 통해 ‘충청대망론’과 ‘대구 경북(TK) + 충청 연대’라는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지고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반 총장은 지난 28일 김종필 전 총리(JP)를 깜짝 예방하면서 충청대망론의 한 복판에 자신이 있음을 알렸고 , 김 전 총리도 ‘비밀 얘기를 했다’는 말로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해줄 것임을 시사했다.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하는 대신 충청 정치의 상징인 김 전 총리를 방문하면서 대전, 충남 민심을 한 번에 잡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반기문 사단’과의 롯데호텔 만찬에 충북 청원에서 13~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경식 헌정회장을 초청한 일은 ‘충청’중에서도 충북도민들에게 귀국 인사를 대신한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자리에는 고건 노신영 이현재 이홍구 한승수 등 국무총리 출신 5명이 같이해 대권 출마와 관련된 지지세력 구축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29~30일 이틀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 경북을 찾은 것은 새누리당 친박계와의 교감을 갖는 행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하는 이벤트로 꼽힌다.

김관용 경북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이 지역의 국회의원인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과 함께 안동 하회마을의 류성룡 고택을 찾아서는 ‘나무의 제왕’이라 불리는 주목을, 경북도청에는 ‘꿋꿋한 기개와 의지를 상징한다’는 ‘금강송’을 식재하며 대구 경북에 ‘반기문 마케팅’을 확실히 펼쳤다.

반 총장의 대구 경북 방문은 한 언론의 여론 조사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지지율이 대구·경북(TK)에서 45.1%로 나타나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30.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청권 여권주자 및 친박계 대권주자가 공백인 상황 속에서 ‘충청과 TK 연대’를 바탕으로 한 ‘반기문 대망론’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상한 이유가 사실임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다.

반 총장의 방한 목적은 유엔 행사였지만, 거침 없는 정치 동선과 여권 인사들과의 오ㆍ만찬을 가지며 내년 1월 의 선택지가 분명함을 제시해줬다.

‘반반’ 총장이라는 말에 지지층들이 다른 대권 주자 캠프로 가는 것을 사전 차단하고, 국내에서 자생적인 반 총장 지지 모임에 불을 지피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실제 경주 방문 때는 반기문 팬클럽 회원들을 반 총장을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 총자의 광폭 행보에 대선 정국은 조기 과열 조짐과 함께 정계 개편 등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의 반기문 열풍이 약 1년 7개월 남은 대선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반 총장이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간 재임하며 풍부한 국제경험을 쌓은 것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산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이 심화되는 북한도 반 총장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막상 대권 가도에 뛰어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냉혹한 검증 잣대가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거품’이 걷히면서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실망감이 커지고, 정치 신인이라는 장점은 순식간에 정치적 미숙이란 단점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고건, 이회창 전 총리의 예에서 보듯 신망 받던 관료로서의 경력이 대선 선거판에선 결코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반 총장이 충청-TK을 지역기반으로 갖게 될 경우 박 대통령 프레임에 갇혀 현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지지기반 확장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며 “ 반 총장이 한국에 돌아오는 내년 1월을 정점으로 자연스레 정계 개편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 ‘반풍(潘風)’이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반 총장이 서울로 돌아오는 내년초까지 위력을 계속 발휘할 수 있을 지가 대권 도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며 “퇴임 때까지 북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쥐고 국내 여론을 ‘반기문 대망론’속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30일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 행보에 대해 수위 조절을 하고 한국을 떠났다.

이날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비정부기구)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그런 내용이 좀 과대확대 증폭이 된 면이 없잖아 있어, 저도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며 “국내에서 행동에 대해 과대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 자제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경계령’이 발동된 야권에서는 반 총장을 견제하고 흠집 내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반 총장을 여권 주자로 떠내 보낸 것이다.

충청-TK 연대설이 현실화된다면 야권에선 ‘불펜투수’ 안희정 충남지사를 조기 등판 시켜 충청에서의 반기문 대망론을 차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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