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 움직인 ‘아파트 교통사고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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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 움직인 ‘아파트 교통사고 청원’

  • 승인 2018-02-04 15:07
  • 김대중 기자김대중 기자
지난해 10월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로 어린 딸을 보내야 했던 부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 2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했다. 눈앞에서 6살 난 딸이 희생되는 것을 바라봐야 했던 부부의 애절한 사연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아파트 단지는 사유지로 분류돼 교통사고를 내도 중과실로 처벌되지 않는 현행법의 맹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담겨 있다.

사람과 자동차가 공존하는 아파트 단지는 고령자와 어린이들이 많아 단순한 접촉 사고도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닌 탓에 별도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법적인 도로가 아니므로 속도제한, 보호구역 지정, 안전 시설물 설치 등도 의무가 아니다. 안전할 것으로 생각되는 아파트 단지가 오히려 교통사고의 법적 사각지대인 셈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와 대학 구내 등 도로 외로 분류되는 구역에서의 교통사고는 지난 2015년 42만 1704건, 2016년 42만 9432건으로 해마다 40만 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국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 내 도로도 똑같이 도로교통법을 적용해 관리하고, 독일은 주거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유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도로교통법의 허점을 알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함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지난달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생한 중대 교통사고에 대해 엄히 처벌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과 제도의 미비로 안전 사각지대가 상존해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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