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체육인이 정치인에 쓰는 편지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체육인이 정치인에 쓰는 편지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19-04-03 10:35
  • 신문게재 2019-04-04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정치인은 체육을 적극 활용한다.

자치단체의 작은 체육행사부터 대규모 스포츠 행사, 유명 스포츠 선수와 사진촬영, 프로스포츠 경기장 등 유권자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면 정치인들은 이미지 형성과 홍보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대규모 이벤트 행사, 월드컵 또는 국가대표 경기 등.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경기장과 방송에 노출시키며 매복마케팅(Ambush Marketing)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은 스포츠 인기가 높아지고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더욱 증가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주목해야 될 부분이 있다.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얼마든지 좋은 일이나 스포츠를 정치의 희생양으로는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을 위해 인생을 걸고 운동하는 선수들이 있다.

오직 이 한 대회, 한 경기만을 위해 4년을 갈고 닦았던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출전기회 박탈과 같은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노력해 그 어렵다는 국가대표에 발탁되었고, 이제 국제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면 그나마 적은 연금이라도 받고 삶을 살아갈 수 있겠다. 승리를 위해 젊음을 누리지도 못하고 사력을 다해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기회를 정치적인 이유로 박탈하는 것은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가 남북 단일팀 대회출전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탈락하는 선수들의 설움과 배고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과거의 정치인들도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는 수단으로 항상 스포츠 교류를 추진해 왔었다. 어느 정권이든 남북 냉전 해소와 대화 시작의 마중물로 스포츠를 이용해 왔다. 스포츠는 그렇게 이용되었고, 을의 관계에 있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의견은 반영된 적이 없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현장이다.

필자도 물론 북한과 전쟁 없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살면 좋겠다는데 한 표를 찍는다. 그렇지만 또다시 남북 단일팀을 빌미로 열심히 훈련해 온 선수가 희생당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주장이다.

며칠 전 IOC는 도쿄올림픽 때 남북 공동입장-남북 단일팀 참가를 승인했다. 또한, 여자 농구·여자 하키·유도·조정 등 4개 종목은 올림픽 예선전부터 단일팀으로 참가하도록 승인했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할 때 그들이 보내는 미소가 진정성 있게 느껴진 적이 별로 없다. 대회가 끝나고 다시 동료들을 규합해 보지만, 이미 상해버린 마음을 추스르기에는 팀워크도 그렇고 개인의 심리 상태도 예전만 못하게 된다.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남한 선수의 출전 선수 수가 줄어들면 이번에 출전 못 한 선수는 다시 4년을 기다려야 기회가 생기는데 또다시 4년을 죽을 고생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해당 선수에게 지옥행 판정과도 같은 일이다.

나이는 먹고, 생계는 막막하고, 운동은 힘들고. 그럼에도 참고 운동을 하더라도 다시 4년이 돌아오면 또다시 단일팀을 구성한다고 할 텐데 정말 이들에게 희망은 있는 걸까?

정치인들이 체육을 적극 활용해야 체육이 성장하고 국가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정치인들이 체육에 대한 혜안(慧眼)을 갖고 적극적인 능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1. [문화人칼럼] 쵸코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가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산단 4곳을 공개하며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 확장안도 함께 발표했다. 대전시의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계획은 현재 13곳 305만 평을 추진 중이며, 이날 신규 산단 48만 평을 공개해 총 353만 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 바이오 중심 개발사업이다. 당초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로 조성계획이었으나,..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