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과 하청체제 책임공백상태가 노동자 위험방치 초래"

  • 정치/행정
  • 세종

'원청과 하청체제 책임공백상태가 노동자 위험방치 초래"

석탄화력특조위 19일 조사결과 발표
"전력산업 민영화·외주화에 안전 소홀"
발전사가 직접고용하고 정비업무 공영화"권고

  • 승인 2019-08-19 20:16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석탄화력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당시 24세) 씨 사망사고는 하청 노동자에게 위험이 집중되는 책임공백 구조 안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19일 지난 4개월 간의 조사 끝에 "발전사의 정비 및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의 민영화·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조위는 김용균 씨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망사고를 국가적 의제로 삼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16명의 민간위원으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구성됐다.

이날 김지형 특조위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른 민영화·외주화 정책에서 원청과 하청 모두 안전시스템 구축에는 소홀했다"라고 분석했다.



태안발전소에 대한 종합안전보건진단 결과,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위험에 노출된 채 작업을 했고, 사고는 개인의 불안전한 행동이 아니라 위험한 작업환경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운전 중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설비를 개선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하지 않은 것도 모든 시설에 소유권은 한국서부발전에 있고, 운영은 위탁사에서 하는 '원청과 하청'에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소유와 운영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협력업체는 이 설비에 대한 아무런 권리를 갖고 있지 않았고 이를 '책임공백 상태'라고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발전사는 평소 지휘·감독을 다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나는 당신의 사장이 아니다'라고 부정했고, 협력사는 '내 설비가 아니기 때문에 (시설개선의)권한이 없다'라고 발뺌한다"라며 "책임공백상태가 발생하고 위험은 결국 방치돼 이에 노출된 하청노동자들에게 사고가 집중되는 구조적 요인에서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는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특조위는 산재율은 발전산업 구조개편 시기에 급격히 증가했고, 안전사고 및 위험물질 중독에 따른 의료이용률은 지난 16년간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협력업체의 사고 및 중독위험은 원청 발전사의 5~6배를 뛰어넘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경우에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유병률은 발전사 노동자들에 비해서 더 높고, 반면에 치료율은 더 낮았다는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이에따라 특조위는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는 발전사가 해당 노동자들을 직고용하고 경상정비업무는 한전KPS로 통합, 재공영화하는 것을 권고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문화人칼럼] 쵸코
  1.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가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역대 육성을 위해 내년 3조 1448억 원을 투입한다.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인 9개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8855억 원을 투자하며, 사립대와 전문대의 학과 구조 혁신과 특성화를 위해 1190억 원을 신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8개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이 추가로 편입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도 2조 140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