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중도일보는 한국현대사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중도일보는 한국현대사다

  • 승인 2019-09-05 10:23
  • 신문게재 2019-09-06 22면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며칠 전 9월 2일 중도일보 창간 68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참으로 기나긴 세월이다. 주필이 기념사에서 정의한 말이 지금도 가슴을 울리고 있다. "중도일보가 한국 현대사다"라는 말이다. 이보다 더 적합한 표현은 없을 듯하다. 필자도 이런 기념비적인 역사의 현장에 주인공의 한사람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숙연해진다.

사옥 4층 편집국에 들어서면 입구 오른쪽에 '정론직필'이라는 사훈이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68년의 사력이 헛되지 않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입증하는 문구다.



왼쪽에는 자료실이 있다. 중도일보의 보물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도일보라는 제호라 발간된 모든 신문이 보관돼있다. 연도별로 정리해 제본된 옛 신문들은 그 자체로 귀하디귀하다.

오랜 시간의 힘으로 지면은 누르스름하게 변색이 됐다. 지나온 긴 세월을 느낄 수 있어 오히려 기껍다. 이런 신문들을 들춰보면 당시의 사회상이 생생하다. 영화 속 시간 여행자의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무작위로 옛 신문을 들춰본다. 단기 4292년 1월 25일 자 1면이다. 지면을 꼼꼼히 둘러봐도 서력 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몇 년도인지 포털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1959년이다. 머리기사 제목은 '장기화될 여야 간 협상'이다. 숫자부터 제목까지 모두 한자투성이다. 본문을 읽어보려 하니 가히 해독수준이다. 한자옥편 사전이 필요하다. 학창시절 정규과목으로 한문을 배운 한자 세대라는 것이 무안하다. 하단 광고는 잡지 사상계가 차지하고 있다. 다른 제본을 들춰본다. 서기 1969년 3월 15일 자 1면이다. 10년이 지나서인지 날짜 표시가 서력에 아라비아 숫자다. '아폴로 9호 귀환'이라는 큼지막한 제목이 보인다. 10일간 달 착륙 예행을 마치고 귀환했다는 내용이었다. 하단은 '갓난아이 사진에 홍역이 돕니다. 라이루겐을 마치세요'라는 의약품 광고였다.

잠시 정독했지만 피곤하다. 세로쓰기와 지면을 가득 채운 한자어. 그리고 여백이 거의 없이 촘촘한 글의 배치 때문이다. <대부분 신문이 현재와 같은 가로쓰기를 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비교적 최근인 2003년 12월 9일 자를 보니 1면 머리기사가 '행정수도 특별법 건교위 통과'였다. 가로쓰기에 한자도 안 보인다. 2019년 신문과 별반 차이가 없어 가독성이 좋다.

이렇듯 옛날 중도일보를 통하면 그 시대의 정치, 문화, 경제, 스포츠 등 모든 부문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조선 시대를 알듯이 말이다.

즉 중도일보는 대전·충청 지역의 역사를 상징하는 정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렇듯 이 시대 역사서인 중도일보를 만들어가는 편집자의 한 사람으로 "중도일보가 한국 현대사다"라는 말의 엄중함을 다시 각인한다.

중도일보는 지역민과 함께 영원할 것이다.
이건우 기자 kkan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2.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