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인체의 신비전’에 등장하는 남자 전시물의 근육조직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짙게 풍긴다. 인체해부학 서적에 나올법한 인체조각 이미지다. 울퉁불퉁한 근육의 모습은 더러는 추수 후 갈아엎은 논밭의 흙덩이 모습도 담고 있다. 조각가 차상권씨는 어떤 상념 속에서 인체를 빚어내는 것일까?
추수 후 갈아 엎은 논밭…
울퉁불퉁 ‘대지’ 이미지 담아
인체연구 위해 해부학 참관까지
내년 상반기쯤 개인전 계획
-추구하는 작품 경향과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요?
“제 작품에 담긴 주된 이념은 다름아닌 ‘대지’입니다. 펄벅의 소설 ‘대지’도 있지만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결실을 맺는 것, 그것이 곧 대지 아니겠습니까. 논밭을 갈아 엎은 후의 울퉁불퉁한 대지의 이미지를 인간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니까 기본적인 형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를 위해 인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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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가 차상권씨 |
애당초 작품 생활을 시작할 때 그는 ‘삶’을 주제로 한 연작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삶’ 연작 당시에도 그의 조각작품들은 근육질의 인물 또는 울퉁불퉁한 대지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다. ‘삶’ 연작이나 ‘대지’ 연작이 사실은 인체해부학적인 그의 연구가 뒷받침했던 것이다.
-작업활동에 도움이 되는 인체해부학적인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요?
“90년대 초까지 충남대, 가톨릭대, 전북대 등에서 의대 해부 학습 시 참관해가면서 인체에 대해 연구해왔지요. 그 당시 인체 해부 모습을 본 후에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촉각을 연구하기 위해 시신의 근육조직을 직접 만져보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든가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시대의 조각가들을 존경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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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조각은 르네상스시대 조각가들의 작품과 분명 다르다. 르네상스시대의 조각품들이 대리석의 매끈한 맛을 담고 있다면 그의 조각들은 울퉁불퉁한 땅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르네상스시대에는 미적(美的)으로 극대화된 조각품들을 만들었다. 여인상의 경우 8등신의 규격화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형상화했었다. 그러나 조각가 차상권씨의 인체 조각상은 사뭇 다르다. 그의 인체상은 ‘대지’를 품에 안은 상징성과 함께 황토색 테라코타로 투박하면서 토속적 이미지 마저 풍기고 있다. 그의 조각품들은 분명 한국적 이미지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본래 조각가는 흙을 만지는 직업이다. 때문에 흙을 반죽한다거나 흙으로 작품을 빚을 때 손의 촉각에 민감해야 한다. 조각을 촉각예술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조각에서의 촉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조각가 차상권씨의 인체에 대한 이 같은 노력은 200여 쪽에 달하는 인체미술해부학이라는 책의 저술로 까지 이어진다. 지난 92년 초판을 발행한 그의 인체미술해부학 책은 96년 개정판을 낼 정도다. 조각가 차상권씨의 인체조각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의 작품경향은 어떤 것들인가요?
“얼굴을 단순화시키며 넓게 평면화된 작업과 함께 면 분할 작업을 합니다. 아울러 표정이나 모든 감정을 얼굴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주된 소재는 오석이나 대리석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지요. 모성애에 의한 대지의 이미지를 담으려고 하기 때문에 여성의 얼굴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모든 삶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여성의 얼굴을 담고 있지요.”
내년 상반기쯤 개인전을 가질 계획이라는 조각가 차상권씨.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은 새로운 전시회를 준비하는 그의 작업 열기로 뜨겁기만 하다.
-경력
1998년 한국구상조각대전 심사위원
1998년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1999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분과위원장
2004년 목우회 미술대전 심사분과 위원장
-저서
인체미술해부학 기본편(대훈출판사 1992)
인체미술해부학 운동편(대훈출판사 1996)
현재 대전광역시전 초대작가 충청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사)목우회원 배재대 환경조각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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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기성 / 사진=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