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라운지] 지방 다이어트와 건강산업

  • 오피니언
  • 최충식 경제통

[최충식 경제라운지] 지방 다이어트와 건강산업

  • 승인 2016-10-19 11:46
  • 신문게재 2016-10-20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TV 리모컨으로 편성표를 확인하다 '지방의 누명'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타이틀만 보고 무조건 예약 버튼을 눌러뒀다.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하자마자 스스로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지방(地方)이나 비수도권 또는 지역경제를 다룰 거라는 '기자스러운'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깼다.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3대 영양소인 지방(脂肪)을 다룬 것이었다.

실수로 본 다큐멘터리는 그런대로 유익했다. 시청하는 내내 머릿속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교차하며 지나갔다. 소개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밥상의 상식을 뒤집는 지방의 반란 이상이었다. 추어탕에 치즈를 넣고 말아먹다니, 그건 충격이었다. 누명(?)을 벗기듯 지방이 비만과 콜테스테롤의 주범에서 건강 다이어트의 주역으로 띄워지고 있었다. 그 덕인지 고지방 제품 매출이 평균 두 배 가깝게 뛰었다. 버터와 치즈, 삼겹살과 오겹살, 올리브오일이 귀하신 몸이 되어 비정상 체중을 노린다. 이전에도 포화지방이 각종 성인병과 직접 연관성이 없다는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같은 연구 결과가 나왔었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른 듯했다.

▲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반론도 많고 반향도 엄청났다. 그럴 만도 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로는 남성의 30%, 여성의 46.3%만 정상 체중이다. 비만율은 또 지역 편차를 보인다. 서울 강남구가 과체중 인구 비율이 가장 적고 서울 서초, 경기 성남 분당, 경기 과천 등도 대체로 낮다. 소득별로는 상위 54.9%, 중위 55.5%, 하위 61.3%가 과체중 이상이다. 이건 확률이라 치고, 국민 10명중 6명이 과체중 이상이었다. 건강검진을 받은 국민 1402만명 중 정상체중은 526만명뿐.

이러니 유행처럼 다이어트가 번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성인 셋에 한 명, 청소년 여섯에 한 명이 비만이다. 방법도 쓱 바르면 빠진다는 것부터 섹스 다이어트까지 다양하다. 누구든 방심하면 정상 체중권또밖으로 밀려난다. 며칠 전 우연히 만난 Y씨 역시 이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내 비키니 몸매 1위 이력의 몸짱녀가 살집이 올라 있었다. “운동을 안 해서”라고만 짧게 이유를 댄 그녀는 살 빼려는 여성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다. 아이러니했다.

실패는 수요의 어머니다. 지금도 몸짱으로 불리는 그녀 역시 운동을 포함해 남모르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한다. 필자도 키와 몸무게를 이용한 신체질량지수(BMI)로는 과체중(23 이상 25 미만)을 넘나든다. 근육량이 더 늘어 30 미만이 되면 경도 비만으로 분류될 판이다. 나를 과체중으로 지목한 사례는 건강검진 결과표가 유일하다. 저체중, 정상, 과체중, 경도 비만, 고도비만 등의 세분화가 다이어트 시장을 키운다는 지적에 격하게 공감한 이유다.

이래저래 시장은 확장성이 커졌다. 다이어트 식품 및 기타(서적, 비디오) 3조2000억원, 다이어트 의료(체중 감량 수술, 치료약) 1조9000억원, 헬스클럽 2조5000억원이라는 추산도 있다. 여기에는 건강 염려증도 가세한다. 주변에 피트니스 센터가 생겼는데 그곳 광고 전단<사진>이 재미있다. '외계인 침공 시 살찐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 '어쩜! 나일 수도 있잖아'라는 재치 문구가 누군가엔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런 압박이 또 끊임없이 '방법'을 만들어낸다. 육류 위주의 식단 역시 TV 다큐로 지방의 누명이 완전히 벗겨진 건 아니다. 뭐든 무리하면 우리 몸은 언제 어디서 역습을 가할지 모른다. 지방의 반란이 '지방의 논란'이 되기 전에 곧 새로운 다이어트가 등장한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세상 2만6000가지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다이어트에 실패할수록 관련 산업은 의료계의 블루오션임을 뽐내며 성장한다. 다이어트 산업의 역설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문화 톡] 진잠향교 전교 이·취임식에 다녀와서
  2. [한성일이 만난 사람]민희관 신우이레산업 대표(이레농원 대표)
  3. 여야 지도부 대전 화재 참사 조문 행렬…정청래·조국 희생자 조문
  4. 임전수 세종교육감 6대 분야 공약… 표심 자극
  5. 대전 화재 부상환자들 골절과 신경손상 중복피해 많아
  1. 대전YMCA, 제35대 장현이 이사장 취임
  2. 조문객 발길 이어지는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
  3. 대전 문평동 화재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
  4. 24일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122만 명 응시
  5. 사람 없이 AI가 운영하는 공장 KAIST '카이로스' 공개… 100% 국산 기술

헤드라인 뉴스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국내 임금 근로자들의 평균 대출액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담대는 최근 11% 이상 증가율을 보이며 가계대출의 확대를 주도했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임금 근로자 개인 평균 대출은 전년 대비 2.4%(125만 원) 증가한 5275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임금 근로자의..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중동발(發) 에너지 위기 속 이재명 정부가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시행키로 했다. 민간부문에는 자율적인 참여를 권장했다. 미국-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공에는 의무를, 민간에는 자율을 적용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는 25일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공공기관은 이미 관련 규정에 따라 5부제..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전국적으로 대유행을 이끌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인기사 사그라들고, 버터떡이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면서 대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커지고 있다. 두바이초콜릿에서 탕후루, 두쫀쿠로 이어진 유행의 바통 시간이 갈수록 짧아져 이번 버터떡 역시 두쫀쿠 처럼 악성 재고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대전 자영업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시작된 두쫀쿠 트렌드가 올해 2월까지 6개월가량 인기를 끌다 최근 들어 급격히 식고 있다. 한때 두쫀쿠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지역 매장 앞에는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