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23. 기분 좋은 상상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23. 기분 좋은 상상

‘뫼비우스의 띠’ 유감

  • 승인 2017-05-07 00:01
  • 홍경석홍경석


“어느 날 천사가 너에게 와서 너의 소원 하나를 ~ 들어준다고 묻는다면 어떻게 말할래 ~ 커다란 종이 비행기를 접어 그녀와 함께 타고 ~ 솜사탕 같은 구름에 가득 이렇게 쓰고 싶다고 ~ Loving you I'm loving you ~ 마음속에 고이 접어둔 말 사랑해 사랑해 ~ 생각만 해도 행복해 ~”

여행스케치의 <기분 좋은 상상>이란 노래다. 노동절이자 근로자의 날이었던 5월 1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끼리 충돌해 구조물이 낙하하면서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속보가 뉴스를 달궜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하필이면 ‘근로자의 날’에 그런 비극이 터졌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눅진했다. 아울러 ‘이 땅에 과연 근로자는 있는가?’ 라는 의문에 방점이 찍히지 않을 수 없었다.

근로자(勤勞者)는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근로자에도 등급이 있다. 정규직이 있는가 하면 비정규직도 많다. 또한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쉬 을(乙)로 치부되면서 ‘저녁이 있는 삶’과도 담을 쌓고 살아야 한다.

4월 30일자 중도일보의 <있으나 마나한 근로자의 날 … 중소기업 근로자 박탈감> 기사에서도 밝혔듯 매년 돌아오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봤자 이날이 하나도 반갑지 않은 근로자들이 여전히 부지기수다.

왜냐면 근로자의 날은 직종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쉬는 날이지만 법정 공휴일이 아닌 때문이다. 따라서 그야말로 무늬만 근로자의 날을 앞으론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거나 이게 불가하다면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에서의 근로자들 참변 역시 근로자의 날이 법정 공휴일이었더라면 단연코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겐 국방과 납세, 그리고 교육과 근로라는 4대 의무가 있다.

그렇긴 하되 근로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유독 그렇게 정규직과 비정규직(하청업체)이란 이분법으로 나뉘는 비정상적 사회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 비정규직의 비정상적 사회 압권(?)은 도래하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대로 표출될 듯 보인다.

예컨대 그날 역시도 꼭두새벽부터 출근하여 일해야 하는 대부분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투표하러 갈 시간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기분 좋은 상상> 가요는 “어느 날 천사가 찾아와서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고 묻는다면 어떻게 말할래?”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 역시 십인십색일 터이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필자는 정규직 근로자들처럼 비정규직 근로자들 역시도 근로자의 날은 물론이요 연휴에도 ‘사람답게’ 살고, 또한 편히 쉬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다.

다른 날도 아니고 노동절에 유명을 달리 한 근로자 분들께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근로자의 날에 쉬지도 못 하고 일당 몇 푼 벌자고 나왔다가 휴식시간에 담배 한 대 피우다 그만 저 세상으로 가신 근로자 분들의 명복을 빈다.

5월 1일 기획재정부가 공시한 <2016년 공공 기관 경영 정보>에 따르면 35개 공기업의 지난해 직원 평균 보수는 7905만 원이었다고 한다. 소위 ‘신의 직장’으로도 회자되는 이들 공기업들은 한국마사회처럼 국내 경마 산업을 독점하는 따위의,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하고 있기에 불황이 있을 리 없다.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처럼 경영의 압박과 생산성 제고 등의 부담도 없음에 직원들은 하나같이 휴가 역시 마음껏 누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까닭에 요즘 젊은이들은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으로의 취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툭하면 우리나라의 상황을 OECD 국가에 곧잘 비교한다. 특히나 소위 배울 만치 배웠다고 하는 식자(識者)가 더 그래서 유감이다. 일례로 담배 가격의 인상을 두고는 입에서 더 침이 튄다. 하지만 이는 뭘 모르고 하는 어떤 궤변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불평등한 나라이며 가장 아이를 낳기 힘든 나라이자 삶의 질 최하위권인 동시에 취업이 안 되는 청년들이 좌절에 빠져 신음하는 국가 아닌가! 결론적으로 근로자의 날에 발생한 삼성중공업 근로자 사상자 다발 사고는 한국 노동시장의 후진성을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부끄러움의 확인이었다.

이는 또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 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의 암울한 늪에 함몰되는 한국적 노동시장 비극의 일단을 보여준, 예고된 참사였다. 사회적 약자이기도 한 비정규직과 하청업체에겐 행운의 천사조차 찾아올 턱이 없음은 물론이다.

있으나 마나한 근로자의 날 … 중소기업 근로자 박탈감 내용 보기==>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 이번 주말 흐리고 전국에 강한 비…다음주 소나기 가능성
  2. 국내 마리나 산업·관광 '체류·체험형'으로 체질 개선
  3. 천안어린이꿈누리터, '2026 찾아가는 팝업놀이터' 본격 운영
  4. 천안시티FC, 든든한 파트너 후원사와 한자리에…상생 파트너십 강화
  5. 천안교도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개최
  1. 공군2여단, 호국보훈의 달의 맞아 국가유공자 초청 행사 실시
  2.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첫 행보로 민생경제회복 …천안사랑카드 100억원 추가 확대
  3. 연암대, 연암리빙랩 어드벤처디자인 경진대회 개최
  4. 한기대,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서 글로벌 창업 꿈 키운다
  5.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영준)은 18일 제35번째 '칭찬배달통' 수상자로 회계과 이형근 주무관을 선정하고 전달 행사를 개최했다.

헤드라인 뉴스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은 지방선거 기간, 도민 염원과 바람을 수첩에 빼곡히 적었다. 도민 간담회 등 현장소통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하나하나 담다 보니 어느새 수첩은 3권으로 늘었다. 박 당선인은 "수첩 3권의 무게가 3톤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수첩에 도민의 엄중한 명령이 담긴 만큼, 압박감과 무게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도민의 명령을 단순히 무겁게만 느끼는 것이 아닌,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선거용 구호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구성도..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대전 0시 축제 존속 여부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대표사업으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허태정 당선인이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최근 이 축제를 둘러싸고 부쩍 달라진 기류 때문이다. 정부가 0시 축제의 관광·상권 활성화 등 0시 축제에 대해 일부 긍정평가를 내놓았고 무턱대고 폐지했다가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선 0시 축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 보다는 축제 간판을 바꾸거나 축소·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지역..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28년 만의 착공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듯 했지만, 토지보상 지연과 시운전 기간 연장, 수소트램 기반시설 문제까지 줄줄이 드러나며 2030년 개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민선 9기 인수위에서 공식화되며 여야는 또다시 네 탓 공방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말 트램 개통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