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 지진과 스포츠시설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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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지진과 스포츠시설 안전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승인 2017-11-30 13:42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정문현
지난 15일 포항에서 진도 7.0의 지진이 일어나 축구장 담장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대피하던 관중들이 넘어지고 깔리면서 수백 명이 압사하고 중경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앰뷸런스 한 두 대와 병원과 장례식장 한 두 곳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즉각 재난지역이 선포됐고, 긴급 구호가 시작됐다.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던 중 우리나라에 진도 7.0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가상해 보았다. 끔찍했다.

그런데 9월 30일, 프랑스 아미앵(Amiens)에 위치한 라 리코른 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 아미앵과 릴 경기에서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 난간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제골에 환호하는 관중들이 난간으로 모여들자 갑자기 난간이 무너지며, 팬 수십 명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29명이 복부, 흉부, 두개골 등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6월 29일에는 온두라스 축구 경기장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온두라스 리그 결승전 경기를 보기 위해 밖에 있던 관중들이 강제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희생자들은 압사에 따른 질식과 다중 골절로 사망했다.

축구 경기장의 대참사는 영국의 힐즈버러 참사(Hillsborough disaster)가 대표적이다. 19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셰필드에 있는 힐즈버러 경기장에서는 수천 명의 인파가 리버플 경기를 보기 위해 좁은 문으로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앞 사람을 밀었고, 결국 앞쪽에서 96명이 압사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0월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석기 의원(자유한국당, 경주시)은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체육시설의 안전점검 내역을 발표한 것인데, 점검시설 중 520개소(17%)가 D등급(수리필요) 이하라는 것이었다.

당장 개보수 및 행정조치가 시급하다는 '사용중지'나 '이용제한' 판정을 받은 곳이 28곳이나 됐다. 특히 당장 이용제한조치나 사용중지가 필요한 시설도 각각 18개소, 10개소로 확인됐다.

대규모 관중이 밀집하는 축구경기장 등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포항 지진은 이런 측면에서 대형 체육시설이 안전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내진설계가 된 건축물까지 파손되는 상황을 볼 때, 수십 년 전에 건축한 대규모 체육시설들이 안전한지, 안전등급은 믿을 수 있는 건지 등이 매우 걱정된다.

공공체육시설은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는데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 또한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등급이라고 해도 당황해 대피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도 매우 높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체육시설안전실천네트워크'라는 밴드를 운영한다.

전국의 체육시설 관련 전문가 인력풀을 만들고, 체육시설안전에 대한 '정보교류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문성이 필요한 스포츠안전 담당자들에게 매우 좋은 커뮤니티가 되고 있다.

또한 선진스포츠안전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오는 12월14일 '2017 스포츠레저안전국제포럼'을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다. 외국 학자들이 참가해 스포츠안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안전, 체육시설 안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과 시민의식 함양을 통해 보다 안전한 '스포츠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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