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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리, 류준열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공식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
바람이 차분해지고 구름 뒤로 모습을 감춰왔던 햇빛도 요즘들어 반갑기만하다. 3월 극장가에도 따뜻한 메시지를 선물하고 있는 그들은 바쁜 일상에 휴식처를 제공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당장 맞닿뜨린 곳은 가공된 현실사회.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코피를 쏟아가며,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며 부단히도 노력했나보다. 코피를 쏟았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건 핍박이었고 에너지 드링크 마시며 버텨냈던 억겁의 시간은 당장 내 앞가림을 하기도 바빠 계속 뒤로만 흐르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빡빡한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청춘들에 어깨를 내준다. 주인공 혜원(김태리)는 시험, 연애, 취업 어느것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 지쳐간다.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시끄러운 경적소리, 바삐 움직이는 구두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시골. 고향에 돌아온 혜원은 고향친구들을 만나며 바쁘게 걸어왔던 길을 잠시 쉬어간다. 앞으로 지낼 시간동안 자신이 걸어갈 길은 어디인지, 뭘 해야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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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작은 휴식처를 제공한 무대는 경상북도 의성군이다. 지난달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세계인의 축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낳은 스타 컬링팀 '팀 킴'의 고향이기도 하다. 극 중 혜원(김태리)이 노란빛에 자전거 페달을 밟던 산수유밭은 사곡면 산수유마을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색감을 살리는 데 집중했던 영화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촬영지에서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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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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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의 계절상을 한 번에 보여주는 듯한 풍경이 의성 구석구석에서 정겹게 손을 흔든다. 푸른 마늘밭은 봄의 싱그러움을 가득 안았고 빼꼼 고개를 내민 산수유 무리도 바람에 몸을 싣는다. 봄을 가득 머금었다. 시원한 계곡이 펼쳐진 곳에선 서로 발장구를 치며 어린아이 시절도 돌아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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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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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포레스트'는 청년들에게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친구들과 소소하게 웃고 떠드는 것 자체가 청춘인 지금 그들은 가공되지 않은 그곳에서 행복하게 웃는다.
박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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