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이야기] 평택평야가 한눈에… 내륙방어에 큰 몫

[조영연의 산성이야기] 평택평야가 한눈에… 내륙방어에 큰 몫

제38회 백봉리산성(栢峰里山城-청북면 백봉리 원백봉마을 육자봉)

  • 승인 2018-03-2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백봉리산성
백봉리 산성
산성이 자리한 백봉리는 각각 남북으로 진행되는 39번국도와 1번국도(평택-수원), 동서로 진행되는 340번국도(청북-송탄)와 38번국도(안중-안성), 네 도로가 형성하는 사각형의 중심부에 놓였다. 수로로는 안성천으로 유입되는 진위천과 관리천의 합수머리다. 성으로의 접근은 38번국도 안중 4km 정도 동쪽 4거리에서 북으로 혹은 340번국도 어연산단에서 마을길로 약 1km 가량 남쪽 백봉리로 할 수 있다. 산성이 위치한 원백봉마을 뒤편 육자봉은 표고 66m의 야산이다. 양쪽의 하천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평야지대에 독립되다시피 서 있어 거의 평지에 약간 솟은 동산 수준이다.

봉우리의 정상부에 동서로 등산로가 난 능선부를 중심으로 약 220m 토축으로 둘러싼 소규모 테뫼식 토축산성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서고동저의 지세를 이용, 동서가 길어진 장타원형이며 4m 전후의 높이로 편축한 것으로 보이며 동북방 모서리 입구는 능선보다 한 단 높여 방어를 강화한 듯이 보인다. 서쪽으로부터 낮아져 내려온 동벽은 진위천변으로 떨어지는 급경사를 이용했다. 성벽은 삭토한 모습으로 윤곽만 남았다. 북벽과 동벽은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나 마을과 닿은 서쪽과 남쪽은 경사가 완만하다. 동쪽으로 약간 기운 정상의 성 내부는 현재 순흥안씨 가문의 묘들이 모두 점령하여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다. 다만 이삼백 년 묵은 엄나무 고목들과 해마다 동제를 지낸다는 제단이 있을 뿐이다. 북쪽, 서쪽, 남쪽 능선 입구로 드나들었을 것으로 여겨지며 그 중 주 통로는 남 능선이었던 것 같다. 백제시대 성으로 추정한다.



산성은 비록 규모가 작고 낮지만 주변의 전망이 막힘이 없어 육지로는 서쪽 무성산, 자미산, 비파산은 물론 남쪽 안성천으로부터 진위천 입구 기산리, 덕목리 등의 산성, 동으로는 팽성의 농성, 북으로는 진위천 상류 독산성까지도 모두 보인다. 진위천 내륙으로 진입하는 수로변에 위치해서 이들 성들과 더불어 내륙으로 들어가는 수로 및 육로에 대한 협력 방어에서 대단히 중요한 몫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성환과 평택 평야는 말할 것도 없고 맑은 날은 사산성의 직산과 성환, 성거산, 서운산, 흑성산이 있는 차령산맥까지도 관망된다.

백봉리산성과 진위천
백봉리 산성과 진위천
성내에서는 흑갈색과 회색토기, 암회색 기와, 복합문 와편 등은 물론 청자와 백자편들이 성내에서 수습됐으며 정상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토광묘, 건물지, 백제시대 수혈유구, 구들과 아궁이를 갖춘 다수의 고려시대 건물지들이 발굴됐다.(평택의 관방유적Ⅱ. 충북대중원문화연구소 지표조사보고서. 1999) 주변 운정리, 석정리 등에 구석기, 청동기 유적들이 있다.



사방에서 특히 남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진위천에 떠 있는 낮으막하고 작은 동산처럼 보인다. 넓은 들판에 엎어놓은 대접 같다. 광활한 평택 들을 가로지르는 파란 하천과 머리 위 푸른 하늘이 맞닿은 사이에 납작 엎드려 거북이 한 마리가 물을 찾아 들어가는 듯한 경치가 무척 평화롭고 여유롭다.

성 남쪽 기백 미터에 옛날 청북 어연에서 백봉을 거쳐 팽성으로 오가던 나룻터가 남았다. 갱골나루(갯골나루?)란 토속적 이름이 구수하다. 교통이 발달치 않았고 방조제 시설들이 들어서기 전까지 소금과 새우젓 등을 실은 어염배들이 무시로 드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인의 눈속에 옛날이 잔잔히 잠겼다. 배를 타고 돈벌러 떠나고 성공해 돌아오는 이들의 발걸음하며 팽성장, 안중장을 떠돌아다니던 장똘뱅이들의 발걸음도 있었다. 그러나 어디 그처럼 좋은 일들만 있었겠는가. 애써 지어 놓은 곡식들을 강탈당해 내보내던 일제시대의 아픔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지 들려주려 하지 않는다.

이제는 배가 머물던 나루턱 낚시꾼들의 더러운 찌꺼기들만 어지럽고 건너편 발전소의 거대한 굴뚝이 탁한 물속에 거꾸로 처박혀 있을 뿐이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조영연-산성필자25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벼 심고 ‘직불금 500만원’ 더 받는다…2026년 ‘수급조절용 벼’ 도입
  2.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충남교육청 2026 교육비전 발표
  3. 대전·충남교육감 행정통합대응팀·협의체 구성 대응… 통합교육감에 대해선 말 아껴
  4. 치솟은 대전 교통사고 사망자… 구간단속 확대로 줄어들까
  5. 345kV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111명 재구성…한전, 2~3개 노선안 제시할듯
  1. [포토] KPC 제14·15대 총교류회 '2026년 신년회' 개최
  2. 최준구 대전 서구 우드볼협회장, 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
  3. 충남도청·교육청·경찰청 기독교직장선교회 연합 신년 기도회 개최
  4. 충남도, 인공지능(AI) 중심 제조업 재도약 총력
  5. 설동호 대전교육감 "2026년 미래선도 창의융합교육 강화" 5대정책 발표

헤드라인 뉴스


치솟은 대전 교통사고 사망자… 구간단속 확대로 줄어들까

치솟은 대전 교통사고 사망자… 구간단속 확대로 줄어들까

지난해 갑자기 치솟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대전 시내 구간단속이 늘어난다. 올해 1월 설치 공사를 마친 신탄진IC 앞 구간단속이 정상 운영되기 시작하면 대전에서만 10곳의 시내 구간단속 지점이 생긴다. 8일 대전경찰청과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와동 선바위 삼거리부터 평촌동 덤바위 삼거리까지 3.5㎞ 구간에 시속 50㎞ 제한 구간단속을 위한 무인단속장비 설치를 마무리했다. 통신 체계 등 시스템 완비를 통해 3월부터는 계도기간을 거쳐 6월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이뤄진다. 대전 시내에서 시속 50㎞ 제한의 구간단속 적용은 최초며 외곽..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중리전통시장` 상권... 최대 소비자는 40대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중리전통시장' 상권... 최대 소비자는 40대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7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덕구 '중리전통시장'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민주당 ‘시.도당 위원장 지방선거 공천 기구 참여 금지 방침’
민주당 ‘시.도당 위원장 지방선거 공천 기구 참여 금지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후보를 심사하고 확정하는 공천 관련 기구에 시·도당 위원장의 참여를 전면 금지한다. 후보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 역시 마찬가지며, 지역위원장도 필수 인원만 참여할 수 있고 공천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조승래 당 사무총장은 8일 지방선거 기획단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지침과 공천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거센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지방선거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따른 조치라 할 수 있다. 우선 시·도당 위원장의 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윤석열 전 대통령 구형에 쏠린 눈 윤석열 전 대통령 구형에 쏠린 눈

  • 천연기념물 원앙 무리 대전 유등천에서 겨울나기 천연기념물 원앙 무리 대전 유등천에서 겨울나기

  •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통합 특위’ 출범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통합 특위’ 출범

  • 방학 맞아 여권 신청 증가 방학 맞아 여권 신청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