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개발권이양제도’를 도입하자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개발권이양제도’를 도입하자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 승인 2018-08-14 08:58
  • 신문게재 2018-08-15 2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강병수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2002년부터 약 4년간 충남대학교 국제교류원장을 지내면서 외국 대학과 도시들을 많이 왕래하였다. 도시학자여서 그런지 대학의 국제화뿐만 아니라 도시의 국제화도 함께 보였다. 찍은 사진에서 뉴욕, 파리, 런던, 도쿄, 심지어 미국의 작은 도시인 산타페까지도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시는 익숙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인지, 대전인지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왜 우리나라 도시들은 특색이 없고 비슷할까?" 대전의 신도심인 둔산을 개발할 때 내심 기대가 컸다. 그 당시 가장 모범적인 신도시로 태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성냥 곽 같은 단조로운 도시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서울의 복사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후 세종시가 '용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가슴이 몹시 설레었다. 그러나 곧 서울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왜 이럴까?" "도시의 모습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그 해답을 찾아보았다. 자본의 논리와 제도적인 문제였다. 개발사업자나 건축주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건물을 짓기를 원하며, 그 형태는 자연히 단조로운 성냥 곽 모양일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보면 도시 전체는 용도지역지구제로, 지구나 단지규모에서는 필요하면 지구단위계획으로, 나머지는 건축법에 따라 용적률과 건폐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건축하고 싶은 건축주가 아니면 대개 최대이익을 남기는 건물을 짓게 되고 그 모양은 천편일률적이 될 수밖에 없다.

1900년대 초 뉴욕시에서는 토지의 지표면에 대한 소유권과 달리 토지의 상부 공간 개발에 대한 권리로서 '공중권(air rights)'이라는 개념을 입법화 했다. 초기에는 토지 개발자가 인접부지 토지소유자의 공중권을 구입하여 제한을 초과하는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후에는 보존이 필요한 공원이나 녹지지역 등에 개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여 보존지역은 확실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지역에서는 더욱더 개발의 밀도와 면적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개발권이양제도로 발전되면서 난개발 방지는 물론 도시의 모습이 창의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도시의 모습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지구단위계획이나 정비사업 계획 때 공공기반시설을 기부채납하거나 건축선 후퇴 등 공공목적에 기여할 경우 용적률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너스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너스 제도로서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도시의 모습은 만들어 갈 수 없다. 2020년 일몰제에 걸려있는 도시공원이나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종시 와 대전시 주변지역! 개발수요가 넘치고 '도시다운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행복도시나 대전 도안지구! 이런 지역들을 개발권 송·수신지역으로 함께 묶어 사 이익도 보전하면서 공공재정 부담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 봄직하다. 난개발 방지를 위한 민간기법인 개발권이양제도를 우리나라에서는 난개발 방지와 함께 도시의 모습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법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1.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2.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3.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헤드라인 뉴스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속보>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폭력이나 자해를 방지할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금속보호대가 대전교도소에서 1년간 122차례 사용되고 한 번 사용되면 평균 3시간 50분간 수용자에게 착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금속보호대를 이용해 6시간 이상 수용자를 결박한 사례도 16차례 있었는데 사후 전자기록을 남겨놓지 않거나 부실작성 등 보호장비 사용에 대한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전교도소장에게 발송한 직권조사 결정서를 분석한 결과 폭력이나 자해 위험 수용자를 관리할 목적의 여러 보호대 중 결박 강도에 따라 통증이 뒤따르는..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