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100년의 봄(유관순의 봄)

  • 문화
  • 문예공론

[문예공론] 100년의 봄(유관순의 봄)

장준문/ 조각가, 수필가

  • 승인 2019-03-15 09:07
  • 수정 2019-03-15 09:1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3.1독립운동은 우리 대한민국 건국의 기틀이 된 대혁명으로 그 함성은 100주년의 오늘에도 울리는 듯하다. 1918년 1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 미대통령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은 우리민족에겐 한 줄기 빛이었다.

그에 고무되어 1919년 2월 1일 조소앙, 신채호 등 39인의 지사들이 중국 길림에서 최초의 독립선언서인 대한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최팔용, 송계백, 이광수 등 재일유학생들이 적의 심장부인 일본 도쿄에서 2. 8독립선언서를 발표했고, 그들의 영향으로 마침내 조국에서 3.1독립운동이 일어났다.

기미독립선언서라고도 하는 독립선언문은 천도교의 손병희 등 종교계인사 33인이 민족대표로 조직되어 최남선이 작성하고 공약삼장(公約三章)은 한용운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선언서의 원고는 천도교에서 경영하는 보성인쇄소 이종일(33인의 1인) 사장에게 넘겨져 하룻밤에 약 2만 1000장을 인쇄하여 2월 28일에 학생들과 각처에 배포됐다. 

민족대표들은 고종의 장례식 이틀 전인 1919년 3월 1일 정오에 탑골 공원에서 독립을 선포하는 선언식을 열기로 했으나 행사가 자칫 폭력시위로 변할 것을 우려해 태화관으로 장소를 바꾸었다. 태화관은 지금의 인사동 태화빌딩 자리로 이완용이 일제로부터 받은 순화궁을 당대 유명 요릿집인 명월관이 빌려 분점격인 태화관을 연 것이다. 지하철 종각역 3번 출구에서 골목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다. 현재 태화빌딩 1층 로비에는 민족대표 29인이 그려 진 커다란 민족기록화가 걸려 있는데 그림의 인물이 29인인 것은 국외체류중이거나 미도착으로 선언식에는 29명만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두 시가 되어 한용운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뒤 “민족대표 일동이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지금 축배를 들고 있다”고 일본경찰에 통고한 후 자진 체포되었다고 한다. 이는 아마 우리의 독립의지를 적극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일 것으로 추측된다.

 

같은 시각 탑골공원에서는 학생대표 강기덕, 김원벽이 주도하는 학생들의 독립선언행사가 진행됐다. 행사 중 한 청년이 팔각정 단상에 올라 소지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는데 후에 그는 30대 청년 정재용으로 밝혀졌다. 백운대 암벽에 독립선언서를 최남선이 쓰고 정재용이 읽었다는 내용이 한자로 서각 되어 있는바 그만큼 정재용에게도 큰 자랑이었을 것이다.

 

3월 3일 고종의 장례식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장례식에 참석했던 이화학당 고등과 학생 유관순 소녀는 5일, 다섯 명의 동지들과 남대문역(서울역)에서 귀향객들이 벌인 만세시위에 함께했다. 고향 목천(천안)으로 내려와서는 천안, 연기, 청주, 진천 등지의 학교와 교회 등을 돌며 만세운동을 독려했다. 그 후 4월 1일 아우내(並川)장터에서 3,000여 군중에게 태극기를 나누어 주며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대학시절 병천 출신 유(柳)아무개 후배에게서 아우내 시위 중 쫓기는 유관순을 그의 할머니가 부엌에 숨겨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종 장례식 후 각지로 귀향한 사람들로부터 점화된 독립만세 운동은 일제의 강압과 수탈에 격분한 농민들의 합세로 온 나라로 들불처럼 번져 전 국민의 약 10%나 되는 200만 여명 정도가 참여했다고 하니 우리 선조들의 애국심과 단결심을 가히 알만하다.

 

이날 그녀는 시위 주동자로 체포되어 헌병대로 압송되었으며 이후 서대문형무소에서도 옥중투쟁을 이어갔고 이듬해 3월 1일에는 동지들과 옥중만세운동을 벌였다. 경성의 법정에서는 “내 나라 독립만세를 부르는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나를 재판하느냐?”라며 끝까지 항거했다고 한다.

 

최근 이 상황을 주제로 한 ‘항거’라는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재판 중 일본인 검사에게 걸상을 던져 법정모독죄 가산으로 7년 형을 선고받아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 중 9월 28일 결국 옥중에서 치열했던 삶을 마감했다. 그녀의 나이 겨우 18세였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아우내장터 시위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마저도 일본 헌병에게 피살되고 말았다.

 

유 열사의 일생은 지난 해 3월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해외에도 널리 알려졌다. NYT는 유 열사의 출생과 성장과정,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업적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뉴욕 주는 유 열사를 기리는 ‘3.1운동의 날’ 결의안을 채택했고,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도 ‘3.1운동의 날’을 지정하고 ‘유관순 상’도 제정했다고 한다. 콜로라도에서도 유 열사의 업적을 기리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들은 모두 3.1운동이 자유와 인권을 위한 투쟁이고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아아! 유관순 열사가 가신지 100년.

그 애국사랑의 뜨거운 피는 지금도 필자를 비롯해 우리 가슴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장준문/ 조각가, 수필가


 

장준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2. 대전 여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놓고 '공방전'
  3.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4.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5. 90년 역사 품은 테미오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1. 대전 서구 '구청장 직통문자' 100일…민원 999건 접수
  2. 김현태 제13대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임명장 수여
  3.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4.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5. 탈석탄 충남, 신재생 전환 이익 절반은 역외로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 직원이 구속 송치됐다. 경찰이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재수사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시설 직원 A(30대)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대전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 5월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시설 내 목격자 진술과 A 씨의 근무 시간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7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 씨에게 무혐의 처분..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