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사경을 헤매는 체육계, 집도의는?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사경을 헤매는 체육계, 집도의는?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19-05-15 10:56
  • 신문게재 2019-05-16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최근 대전시 체육단체회장단 모임이 둘로 갈라지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혹자는 내년도에 개최되는 체육회장 자리를 선점하려는 배후의 공작이 있다고도 하고, 혹자는 투표가 잘못돼서 둘로 나뉘게 된 것이라고도 한다.



두 단체 모두 옳음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선의 시선은 절대 곱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 맡아왔던 체육회장 자리가 민간인으로 전환되면서 전국적인 체육계 '밥그릇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법이 2020년 2월 16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의원은 체육단체장을 겸직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규정돼 있으나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은 겸직 제한이 없어 선거 때가 되면 체육회나 단체가 선거조직으로 악용돼 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최근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내년 1월 16일부터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은 체육단체장을 겸직할 수 없게 된다.

이번 겸직금지법 시행으로 지방체육회가 민간으로 이양되면 지방체육회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 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로 지자체장이 교체되면 상임(대외협력)부회장이나 사무처장 등 인사가 선거 보은인사로 임명됐던 게 사실이다.

선거일정이 2020년 1월 15일로 잠정 결정됐고, 선거일이 최종 확정되면 현재의 체육단체장들은 올해 12월 15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7개월 뒤에는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 전역에서 일제히 회장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그런데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통한 체육계 독립성 강화라는 본래의 긍정적 취지보다는 체육계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법안이 통과돼 예산 지원과 직원 신분보장이 불안한 상태다.

이 시점에서 적어도 지역 체육계의 어른이라면 정치적 행보를 중단하고 내년에 바뀔 지역체육회의 운명을 걱정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자칫 대책수립이 늦거나 잘못되어 예산확보가 불확실해지면 당장 선수양성과 지도자 처우개선(신분안정), 체육회 직원들의 고용, 실업팀 운영 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법 개정 과정에서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지 않고 민간회장이 선출될 경우 예산 확보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대한민국 체육계에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골든타임이 부족해 보여 긴급 수술이 필요한데 집도의가 집안싸움만 하고 있다.

적어도 체육계의 어른이라면, 혹시라도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길 원한다면 지금 체육계가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국가와 지방체육을 위하는 일에 연대해 법 개정이 신속히 보완되어 체육계가 온전히 안정적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자신들이 회장으로 있는 국가와 지역의 종목 지도자들이 엘리트 팀을 유지하기 위해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지, 팀 유지를 위해 초·중·고교 엘리트 선수 수급이 얼마나 어려운지, 지도자의 생계가 얼마나 막막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체육단체장들의 활동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17개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교육청을 연결해 체육계의 안정화를 추진하는 동력을 모아야 한다. 17개 시·도의 체육회사무처장 힘만으로는 안 된다. 정치권을 향해 체육 단체의 독립성 보장과 재정 안정화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체육단체장을 맡았으면, 책임을 지고, 개인의 영달을 버리고 공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줘야 존경받을 수 있겠다. 후배들이 다 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2.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3.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4.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5.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1.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2.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3.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4. "천안·아산 K-POP 돔구장 건립 속도 낸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 회의 개최
  5. 충남도, 도정 빛낸 우수시책 12건 선정

헤드라인 뉴스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2026학년도 대입 모집에서 대전권 4년제 대학 대부분 수시 합격자 최종 등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황금돼지띠' 출생 응시생 증가와 문제가 어렵게 출제된 불수능 여파에 따른 안정 지원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2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 모집 합격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대다수 대학의 등록률이 전년보다 늘어 90%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대학들의 등록률이 크게 올라 대전대가 93.6%로 전년(82.4%)에 비해 11%p가량 늘었다. 목원대도 94%로 전년(83.4..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청주~제천 전 구간 개통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청주~제천 전 구간 개통

충북도는 충청내륙고속화도로(57.8㎞) 3~4공구 잔여구간인 '충주시 대소원면 만정리(신촌교차로)'에서 '제천시 봉양읍 장평리(봉양역 앞 교차로)'까지 17.4㎞를 30일 낮 12시에 추가 개통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충청내륙고속화도로 1-1공구(10.5㎞) 개통을 시작으로 잔여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2017년 첫 삽을 뜬 지 8년 만에 57.8㎞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이처럼 충청내륙고속화도로의 큰 성과를 이룩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와 충북도의 유기적인 협력이 주효했다. 총사업비 1조436억 원이 소요된 이 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