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민주항쟁 32주년] 시대 변했어도 사회 부조리와 모순 인식해야

  • 문화
  • 문화 일반

[6·10민주항쟁 32주년] 시대 변했어도 사회 부조리와 모순 인식해야

  • 승인 2019-06-10 19:00
  • 수정 2019-06-11 09:23
  • 신문게재 2019-06-11 3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하) 지금과 그때는 다르다

민주항쟁3
충대신문 9월7일자 신문에 실린 투쟁 결의를 위해 모인 학생들. 사진 표기는 6월을 7월로 오기.
"시험 첫 날인 6월 15일에는 13일 시위를 생각하고는 당국에서 상당히 강경하게 대처하려 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처음으로 유성을 뚫고 통과해 가스차를 불태우면서 시위열기를 더해갔죠. 막혔던 봇물이 터졌다고나 할까요. 학생들은 끝장을 보고야 말 태세였으니까요."

6·10 민주항쟁은 대학생의 힘으로 대학생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뤄졌다. 대전에서만 약 1만 명 이상의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왔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외침은 며칠이고 이어졌다.

공동체 의식으로 점철된 1987년 대학생들이 이룬 민주주의 속에서 우리는 공동체보다는 나를 위한 시간을 누리며 살아간다. 평범한 대학생활, 스펙을 쌓고 취업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 32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대학생들의 모습들, 우리는 과연 그 시절의 대학생들보다 의식적으로 어려진 것은 아닐까.

당시 충남대 문과대학생회장이었던 양동철(충남대 국어국문과 84학번) 씨는 "지금과 그때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단순히 의식의 문제로 단언하기보다 그만큼 환경적으로 민주주의가 보편화 된 시대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양동철 씨는 "80년대 후반만 해도 사회적 모순이 많았다. 우리는 사회적 문제를 책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유하며 길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인식을 공유할 만큼 대형이슈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진(목원대 신학과 84학번) 경실련 사무처장은 "그때만큼 처절한 것들이 없다. 자기들 이해 관계 속에서 모든 것들을 접하다 보니 사회적 관심이 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무처장은 "예전에는 공간 자체가 재야단체가 주였다. 합법적인 공간이 없었다. 지금이야 마음 놓고 정권을 비판할 수 있지만, 그때는 허용되지 않았다. 또 6.29선언 이후 시민단체가 다수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교에서 단체로 역할이 주도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학교는 사회변혁보다는 개인의 진로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시위와 투쟁으로 대변되는 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나 '대자보'다. 특별한 연락수단이 없었던 시절, 대자보는 만인에게 취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문자 메시지였다. 지금은 SNS가 공개적인 대자보 역할을 하지만, 대다수의 의견보다는 개인적 감정으로 작성된 게시글이 많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지영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대자보는 대중의 자생적인 창의력과 현실에 대한 의사표시 능력을 성숙시켜주는 탁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대자보는 주체들이 직접 쓰기 때문에 대중들에 대한 호소력이 크며, 동시에 일정한 형식이 없기 때문에 다른 어떤 매체보다 대중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1987년 9월7일 자 충대신문에는 "전에 없었던 것은 시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임으로써 시민들도 이 정부의 비정통성과 그들의 술책을 알게 하려는 노력이 뒤따랐다는 점입니다. 이번 시위 때는 대자보도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라고 대자보의 역할을 평가했다.

양동철 씨는 "다만 아쉬운 것은 젊은 세대에게 정치 교양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통일문제 등이 대형이슈가 될 텐데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광진 사무처장은 "꼭 투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인 공동체를 찾아가려는 학생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지영 사무처장은 "최근 대학생들이 처한 현실이 과거보다 더 참담하다고 평가하기도 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는 사회라고 보여지기도 한다"며 "직접 사회변혁을 위해 뛰어들어 활동하지 못한다 해도 현재 우리가 처한 부조리와 모순에 대해서는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의 힘이 필요할 때는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끝>
이해미·김유진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2.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3.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4.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5.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1. 판사 낭독 착오로 ‘징역 8년→8개월’… 144억 전세사기범 항소심서 다시 징역 8년
  2. 1조2천억 필수의료 특별회계 곧 시행…"우선순위 논의 시민협의체 필요"
  3. 생활고 이유 대전서 초등생 딸 살해하려 한 부부… 검찰 징역 12년 구형
  4. 4년 만에 권력교체 된 충남도의회… 민주당 중심 원구성 윤곽
  5. [한성일이 만난 사람 기획특집]'성종상 서울대 교수와 함께 하는 영국 정원문화 답사' 2편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시장임기 일치조례’ 첫 적용 임박 논란 증폭

대전시 ‘시장임기 일치조례’ 첫 적용 임박 논란 증폭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전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 시장과 기관장 임기를 맞춘 현행 조례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장 교체기 마다 불거졌던 전 현직 인사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시장 임기에 맞춰 기관장이 교체되는 구조가 부작용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정 발전을 위해 전문성이 최우선 돼야 하다는 자리지만 이른바 '선거 공신'들의 낙하산 인사 자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관련 조례 적용으로 민선 8기 이장우 시장과 임기를 함께..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기간 대전·세종 지역 장애인 투표 과정에서도 선관위 준비·대응 미숙으로 혼선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실(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지난 지선 기간 시각장애인 민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6개 지역에서 투표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대전의 한 투표소에선 투표보조용구 점자 오탈자로 시각 장애인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에선 투표보조 제도 안내 당시 직원이 시각장애 선거인이 아닌 동행인에게 안..

2027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에 소상공인 `탄식`... "처지 외면한 처사" 비판
2027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에 소상공인 '탄식'... "처지 외면한 처사" 비판

2027년 최저임금을 업종별 차등 적용안이 최저임금위원회 표결 끝에 무산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 등은 다른 업종보다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해야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를 놓고 표결했지만,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출석위원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노사는 최저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