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의 세상읽기] 인사철

  • 오피니언
  • 세상읽기

[박태구의 세상읽기] 인사철

박태구 행정과학부장

  • 승인 2019-06-12 09:49
  • 신문게재 2019-06-13 23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박태구 사회부장
대전지역 공직사회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서다.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좋지 않은 인사 성적표(?)를 직감한 듯 한숨을 내쉬거나 자책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만족스러운 결과를 예상한 이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최종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인사라는 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

이런 과정들의 반복이 공무원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불만을 갖는 일부 공무원들은 “죽도록 열심히 일했는데, 왜 이런 나쁜 결과를 주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쁜 결과는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경쟁자들 사이에서 순위가 밀려난 경우다.

그럼, 공무원들은 왜 유독 승진에 목을 맬까?



직급 상승으로 연봉을 더 받기 위해서? 아니면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직급에서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서? 둘 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각각의 공무원들은 공직생활에서의 목표가 있다. 다음의 수치들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가게 된다.

인사혁신처가 공표한 2018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무원의 평균 근무 연수는 16.2년이고, 9급 공무원에서 5급으로 승진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24.4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살에 공무원을 시작했을 때 50대 중반이 다 돼서야 팀장 대우를 받는 5급 사무관이 되는 셈이다.

올해 전체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6360만원(세전)으로 파악됐다.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2019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530만원이다. 지난해(6264만원)보다 96만원(1.5%) 올랐다. 공무원 전체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2011년 첫 발표 이후 올해까지 9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일반 공무원의 평균 월급은 9급 1호봉 202만원, 7급 1호봉 228만원, 5급 1호봉 308만원 등으로, 전체 평균과는 차이가 있다.

필자는 돈보다는 명예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돈이야 퇴직 후에도 벌 수 있지만 명예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그래서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공무원들은 승진에 더 조바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남은 공직생활에서 승진의 기회는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열심히 했어도 인사 부서 또는 상관이 제대로 알아주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때문에 자신을 알리는 PR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시대는 알리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는다. 설령 좋은 성과를 냈어도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민선 7기 대전시는 나름대로 인사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부서 명칭을 ‘인사혁신담당관’으로 바꾼 것에서부터 혁신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는다. 올해 2월 내놓은 인사혁신 로드맵에서 보면, △원칙 있는 승진·전보 인사 △근평·성과평가·징계 강화 △역량평가제 도입 등은 눈에 띈다. 특히 승진 인사 때 선발 인원 20% 범위 내에서 발탁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은 열심히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만드는데 충분하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우수 공무원에 특별승진이라는 파격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발표해 고무적이다.

발탁 승진자에 대해 모든 공무원들이 수긍하면 좋겠으나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칼자루는 인사권자에게 있다. 인사권자가 승진자 결정도 하고 불만의 목소리도 받게 된다.

대전시정 발전을 위해 일하는 공직 분위기는 필수다. 일할 수 있는 동기 부여는 '인사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전시 인사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를 기대한다.

박태구 행정과학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3.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1.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2. 세밑 한파 기승
  3.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4. 중구 파크골프協, '맹꽁이 서식지' 지킨다
  5. 불수능 직격탄에 충청권 의대도 수시 미충원… 충남대 11명 이월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