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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1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일반 행정부서는 적용에 큰 무리가 없지만, 입학사정관 등 특수 부서는 주 52시간 내에 업무를 완료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대전의 한 사립대는 지난해 입시기간동안 입학사정관들이 주 2~3회 야근을 하며 수험생들의 서류를 심사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 검토해야 할 서류가 다른 전형보다 많다. 한 학생의 서류를 여러 사람이 나눠서 심사하기가 불가능한 구조다.
문제가 되기는 입학팀도 마찬가지다. 미술, 음악 등 실기고사를 치러야 하는 경우 입학팀 직원들은 주말에도 추가 근무를 해야 한다. 실기고사가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면 직원들은 7시부터 출근해 시험장을 준비하고, 고사가 종료되면 장소를 정리하는 등 많게는 10시간 가까이 추가 근무시간이 발생한다. 수시부터 정시 실기까지 최대 6개월 동안 주말에 노동을 해야 한다. 주말 근무를 한다고 해서 평일에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말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평일에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입학팀 관계자는 "인력을 충원해서 업무를 분담하라고 하지만, 입시 업무는 근무인원 수가 많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술 등 예체능 실기고사를 치르면 아침 7시부터 준비해야 하고, 시험이 끝난 후 채점까지 마치면 자정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입학팀에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라고 하면 입시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현실적인 도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학 입학처장들은 지난 3월 20일 열린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어렵다는 것을 교육부에 피력해왔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에서 입시관련 부서를 배제하거나, 탄력근무제 6개월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부서 배제는 산업분류체계 업종분류에서 예외업종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입학처장들은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에 건의 공문을 보냈지만, 2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박태훈 전국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교수)은 "주 52시간 제도에 맞추려면 근무 시간을 줄여야 하고, 근무시간을 줄이려면 입학팀의 업무량을 줄여야 한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입학사정관들이 면접을 보다가 퇴근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실기가 많은 대학들은 입시 진행에 타격이 크다. 법을 위반하지 않고 입시를 치르기 위해서는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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