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과학기술의 독립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과학기술의 독립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 승인 2019-08-19 08:2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준원교수
이준원 교수
2019년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은 짧은 근대화 과정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왔으나 세계적 경제전쟁이 장기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동기부여와 자립의 기반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전체 반도체에 사용하는 소재의 40% 정도를 국산화하고 있다고 한다. 핵심 장비와 소재를 대부분 독일, 미국,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지만, 이 생태계 사슬의 상단에는 우리 기업들이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1.9%에서 2018년 0.7%로 급락했고 2020년에는 0.2%로 예상되며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줄어들면 성장률이 0.1%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둔화 우려에도, 올해 10월에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관광세를 징수하겠다고 한다.

한국전쟁으로 부를 쌓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 부채비율을 기록했던 일본은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220%대에 이르고 있으니 우리 기업들이 미래의 기술이라고 여기는 극자외선을 사용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들을 규제하고 나선 사실과 개헌을 해야만 하는 일본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일본은 소총을 가지고 조선을 침략했고 서양의 문물을 일찍 받아들여 중국과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한국을 강제로 합병했다. 고도의 기초과학 기술은 상대를 제압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고, 현시대에도 공학기술의 힘을 바탕으로 상대 무역국을 압도하고 있다. 100여 년 전부터 기술개발을 해왔던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은 상위권의 위치에 올라왔다. 늦은 근대화와 한국전쟁을 겪었던 나라에서 일본을 위협하는 나라로 발전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을 먹여 살릴 미래기술로는 바이오, 항공, 로봇, 4차산업 관련 분야 등을 꼽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제약·바이오산업은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자동차와 반도체 시장보다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생물, 미생물, 화학, 농수산, 의료기기 등 융·복합 산업의 특성상 오래 시간을 요구하는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부터 '제2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시행해 산학연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생산규모 50조원에 이르는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합성의약품은 화학의약품으로 식사 후에 30분 안에 먹는 약이 일반적이다. 기초화학이 발달한 일본에서부터 유래한 합성의약품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고 심지어는 약효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국산화된 상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사는 동전파스 같은 단골 상품도 있다.

이에 비해 바이오의약품은 주로 주사제로 사용되는 단백질 의약품이며, 한국기업들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국산화가 주된 연구개발 방향이 됐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개발한 한국 업체의 유럽 점유율은 60%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개량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산업으로 여겨지며 한국기업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공유하게 되면 상대에 대한 인식은 그들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적 이유이든, 경제적 패권 때문이든 적대감은 집단 내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에 의해 왜곡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한 집단이 가진 자긍심으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조금 더 긍정적인 방법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고 적대감을 가진 집단으로부터 더 배울 수 있는 분야를 점검하고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시간까지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자긍심이 필요해 보인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