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내 시를 수정하는 그녀는 누구일까…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내 시를 수정하는 그녀는 누구일까…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이장욱 지음│문학동네

  • 승인 2019-11-07 18:41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에이프릴마치
 문학동네 제공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이장욱 지음│문학동네





무명 시인인 '나'는 자신이 발표한 시를 교묘하게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 포스팅하는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이란 이름의 블로그를 발견하고 점차 블로그 주인인 그녀(성별도 단정할 수는 없다)에게 빠져든다. 블로그에는 급기야 자신이 쓰지도 않은 시가 자신의 이름으로 올라오는데, '나'는 그 시들이 자신이 쓴 시보다 더 매혹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이름이 붙은 시이므로 자신의 시라는 자기합리화로 그 시들을 문예지에 발표하고 문단의 찬사까지 받는다. 그러던 중 블로그의 업데이트가 중단되고, 계속해서 문단의 기대에 걸맞은 시를 발표해야 하는 '나'는 조급함과 두려움에 빠져 그녀에게 연락을 시도하게 된다.



이장욱의 신작 소설집 표제작 속 '나'는 그녀를 구성하는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에 집요할 정도로 매달렸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가 불확실해지면서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 '3월(March)'보다 '4월(April)'이 앞서 있는 알쏭달쏭한 제목처럼 이미 세상에 나온 시나 글에 주인이란 있는 것인지, 나아가 정해진 공식이나 예정된 방향으로는 진행되지 않는 삶을 예측하기란 가능한 일인지 몽롱한 꿈을 꾸는 듯한 보르헤스적 환상성으로 날카롭게 되묻는다. 작가는 책에 담긴 아홉 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이율배반의 세계 자체와 시간의 흐름, 선과 악의 구분까지 허물어뜨린다. 어딘가 단단히 비틀려버린 세상과 그 틈에서 최소한의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안간힘이 세련되고 날렵한 언어로 펼쳐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2. TK까지 올라탄 행정통합 열차…대전·충남만 골든타임 놓치나
  3. [라이즈人] 정철호 목원대 라이즈사업단장 "인문·사회·문화예술 강점으로 지역 풍요롭게"
  4. [중도일보-세종선관위 공동기획 '지방선거 포커스①'] 사전투표 장비 점검
  5. [사이언스칼럼] 유연한 '두쫀쿠', 엄격한 '한쫀쿠'
  1. 헌신·희생 실천 교정인의 이름 새긴 대전교도소, '명예의 벽' 설치
  2.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대전충남 통합의 기회 다시 찾아오겠다"
  3.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장에 숙명여대 김용환 교수 선임
  4. LIG넥스원, 'DSK 2026' 참가… AI 기반 군집무인기 첫 공개
  5. 대전예총, 2026년도 정기총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새 학기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대전 일부 초등학교 주변 환경이 여전히 정비되지 않아 학생 안전과 면학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대덕구 화정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에서는 오정동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개학을 앞둔 시점임에도 공사 자재와 장비가 도로변에 남아 있고, 학교 방향 보행 동선도 제한된 상태다. 해당 사업은 오정동과 홍도동 일원 3139가구를 대상으로 추진되며 2026년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구간별 세부 일정은 명확히 안내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화정초 정문..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통합 기회 다시 찾아오겠다"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통합 기회 다시 찾아오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27일 "앞에선 찬성 뒤로는 반대, 충청홀대 중단하라"며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 지역 기초의원들과 당원들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국기게양대 앞에서 '20조 지원·공공기관 이전 걷어찬 매향노 5적 규탄 및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농성은 내달 4일까지 6일간 35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우리 청년들의 미래와 지역의 명운이 걸린 '통합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지역의 미래와 20조를 걷어찬 무책임한 정치를 규탄하고, 통합의 불씨를 다시..

대화와 타협 사라진 정치, 여의도에 다시 등장한 ‘운정 김종필’
대화와 타협 사라진 정치, 여의도에 다시 등장한 ‘운정 김종필’

김종필기념사업재단과 백제개발문화연구원을 통합한 ‘김종필문화재단’이 26일 공식 출범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에 달한 정치권을 향해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2025년 통합한 재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통합 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인 ‘김종필문화재단 새출발, 재도약 다짐 오찬’을 열고 정식 출범을 알렸다. 행사에는 조부영 재단 이사장과 김희용·나경원 부이사장, 추재엽 사무총장을 비롯해 96세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상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 등 JP를 기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

  • 특이민원 대응 모의훈련 특이민원 대응 모의훈련

  • 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 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