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나라가 혼란스럽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나라가 혼란스럽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19-12-09 08:22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한 해가 저물어가지만, 현 시국이 심상치 않다. 임기 반환점을 넘어 선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이 힘을 받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국회도 협상과 협치를 제대로 일궈내지 못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회와 청와대가 각을 세우고 있으니, 각종 민생법안과 예산안 등도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적인 환경이 우선할까 싶지만,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이전 같지 않다. 얼마 전에 공개된 외교백서에서도 '우호적 동반자 일본'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러시아가 등장하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대러시아 외교정책의 변화를 알리는 조짐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극일, 혐일 등 반일감정만 한껏 고무된 분위기 하에서, 임시적 조치가 취해진 ‘지소미아’ 탓에 미·중대결에 휘말리는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외교적 소탐대실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늘 강조했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이런 것일까. 나라가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하루하루가 답답하고 불안하다.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조국 사태는 문 정권의 위상과 존립마저 위협하는 불안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 등에 관련된 스캔들이 이젠 청와대의 민정수석실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상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여차하면 정권의 존립마저 뒤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마치 불행했던 이전 정권의 기시감이 들 정도다.



현 시국을 반영하듯 거리로 나온 아스팔트 세력의 외침도 변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의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에 불만을 제기했던 좌파 진영에서 '조국수호' 구호가 사라지고 있다. 유재수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및 우리들병원 건 등 연일 청와대를 강타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터져 나오면서, 우파진영의 목소리는 가일층 거세졌다. SNS에서도 청와대를 향한 공격이 파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 정권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했다면서 평화주창론을 간단없이 펼쳐왔다. 관중 없는 평양 남북축구는 마치 전쟁과 다름없었다는 것이 외신의 중평이다. 평화정착 운운하면서 북한에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국가의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도 함께 내려앉았다. 지난달 열렸던 국민과의 대화를 보면, 문 대통령이 상황판단과 인지력이 심히 걱정된다. 조국사태에 몰려 나왔던 거리의 시위자들을 보고도 내편 만을 챙겼던 문 대통령이 지지자들만 모아놓은 자리에서 어떻게 진정성을 표출할 수 있을까. 갈등은 한쪽만 추켜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편의 목소리를 듣고 관심과 배려를 통해 통합과 합치의 모습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통화의 배경이 동창리의 중대시험인 것으로유추된다. 양 정상 통화 직후에 북한은 지속적으로 ICBM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는 점이 드러났다. 심지어 "비핵화가 이미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은 북한이다. 역으로 보면, 북한의 처지가 그만큼 다급하고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단순한 대미압박 엄포용으로 간과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처지다.

여야 간의 협상도 협치도 기대하기 힘든 국회, 연동형비례제를 염두에 둔 정당만들기, 청와대와 윤석열 검찰의 건곤일척, 보수-진보진영 간의 치열한 대립과 시위 등 난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 정권이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

문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나날은 늘어 날 것이다. 이런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와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이젠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나서야 한다. 진영과 정권 차원을 넘어서서 국민을 상대로 진솔하게 현 시국의 엄중함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의 현명한 대응과 조치를 기대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양시, 2026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