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의 말씀 세상] 경청(傾聽)으로 마음을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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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의 말씀 세상] 경청(傾聽)으로 마음을 얻어라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0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은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성경은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약1:19)고 가르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할 때 입은 하나, 귀는 두 개를 만든 것은 말은 적게 하고 듣기는 속히 하며, 많이 들으라는 뜻이다.

인디언 조셉 라엘은 "귀는 주는 것이다. 귀는 무심하게 듣는 단계에서는 소음에 불과하지만 마음을 열어 말을 듣게 되면, 그 말을 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면 먼저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소리를 받아 들어야한다." 라고 하였다.



사람은 듣기를 않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이끌려 나를 앞세우고 남을 지배하려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모인 곳은 언제나 소란스럽고 자기주장만 있을 뿐, 지혜가 들어설 틈이 없다. 지혜가 없는 문화는 죽은 문화다. 바로 여기에 현대문명의 비극이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현대문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내 말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한다. 독일 신학자 풀 틸리히는 사랑의 첫째 의무는 듣는 것이라고 하였다. 좋은 의사, 좋은 교사, 좋은 목회자, 좋은 부모, 좋은 배우자는 말을 경청해주는 사람이다.



경청은 듣는 자에게 유익하다.

아라비아 속담에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 란 말이 있다. 경청을 통해 타인의 경험과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고사에는 '이청득심이(以聽得心)'라 하였다. 값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다면 이야말로 수지맞는 일 아닌가!

자녀들에 대한 최고의 사랑은 경청이다.

여든 살 할아버지도 세 살 된 손자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하였다.

아프리카출신 작가 소본푸 소메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이들의 말을 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한데 현대사회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배우라고 강요할 뿐,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아이들은 입을 꼭 다물게 되고 그들의 재능은 썩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내부의 갈등을 방출하고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가게 해 주어야한다.

서울에서 목회하고 있는 H목사는 이렇게 회고한다.

"자녀들이 자랄 때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기를 썼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이들이 내게 해준 말 가운데 무궁한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혜라는 책을 썼습니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에게 들려 줄 이야기를 아이들을 통해 전합니다. 자녀에게 시간을 내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가장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경청은 최고의 사랑 방법입니다."라고.

쓴 소리를 경청하라.

우스갯소리지만 직업별로 듣기 싫은 말이 있다고 한다.

치과의사가 듣기 싫은 말은 "이빨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변호사가 듣기 싫은 말은 "법 없어도 산다."

한의사가 듣기 싫은 말은 "밥이 보약 이다"라고 한다.

우리는 수없이 말을 들으며 산다. 우리가 들은 말이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기에 우리가 어떤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는 정말 중요하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솔로몬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등극 하였다. 백성의 대표인 여로보암이 찾아와서 협상을 벌인다.

"그동안 솔로몬왕은 성전 건축 관계로 백성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지웠습니다. 이제는 혹독한 강제노동과 무거운 멍에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왕을 잘 섬기겠습니다."

그러자 왕이 사흘간 말미를 달라고 하였다. 왕은 솔로몬왕을 섬겼던 원로들과 자기와 함께 자란 젊은이들에게 각각 조언을 구했다.

두 그룹의 대답은 확연히 달랐다. 원로들은 백성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권면하였고, 젊은 세대는 반대로 조언하였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말했다.

"왕이시여! 약하게 통치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얼마나 강한 왕인지 백성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십시오. 그래야 저들이 다른 마음을 품지 않고 순종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왕은 원로들의 말을 듣지 않고 젊은 세대의 말을 들은 후, 백성들을 향해 나는 내 아버지보다 더 강한 왕이 될 테니까 까불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자기들의 말에 귀를 기우리지 않는 왕을 섬기고 싶은 백성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이 일로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분단되고 말았다.

리더는 누구의 말을 듣느냐, 어떤 말을 듣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역사가 바뀌는 모습을 우리는 이 역사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다.(忠言逆耳) 그래서 이 말을 듣고 실천한 영웅호걸들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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