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찰·소방공무원 때아닌 처우 비교 민망하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경찰·소방공무원 때아닌 처우 비교 민망하다

  • 승인 2020-02-13 17:03
  • 신문게재 2020-02-14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난데없이 최근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을 비교한 글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 발단은 한 지역 경찰이 근무시간에 순찰차에서 쪽잠을 잔 사실이 확인되면서 무더기 징계를 받으면서다. 이후 청와대 게시판에는 경찰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소방공무원과의 근무환경을 비교한 내용이 실렸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민망하다. 소방차 보관소 문 닫고 편안하게 잠자도 영웅 대접인데, 경찰관은 밤새 순찰차에서 쪼그려 자도 징계받는다는 내용이다. 양 기관 간 오해와 갈등을 부르기 충분하다.

양측 모두 위험을 안고 복무하는 국민의 경찰과 소방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이처럼 생뚱하게 근무환경을 비교하는 것은 사기진작 차원에서 달갑지 않다. 일방의 주장에 상대는 공분을 사고도 남기에 말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경찰 측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소방처럼) 편하게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 전해지자마자 소방공무원의 반응은 곧바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즉, 규정에 따라 휴식을 취하는 것을 순찰 중 잠을 자는 것과 비교하는 자체가 부당할 뿐 아니라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면서 복무하는 소방공무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근무환경과 대우 등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면 당당히 요구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마치 집적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도움이 못 된다. 더욱이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따지면서 한쪽만 부풀리면 오해와 갈등을 불러오기 딱 좋다. 이를테면 '소방만 사람이 아니라 경찰도 사람이라는 식'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경찰과 소방공무원끼리 댓글공방을 벌이는 수준이 민망하기 그지없다. 확실한 것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 국민이 알아준다는 사실만 명심하면 된다. 이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서 이미 확인되지 않았던가. 그저 단순비교로 처우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그야말로 '생트집'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2.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5. '제5회 SDGs 소셜벤처 챔피언십'서 목원대 학생 2팀 수상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