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896)] 시를 사랑한 프랑스 레지스탕스 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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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896)] 시를 사랑한 프랑스 레지스탕스 투사

  • 승인 2020-05-20 09:05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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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졌지만, 사르트르로 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스테판 에셀은 좀 생소한 인물입니다. 그가 93세 때 쓴 <분노하라>는 프랑스에서만 7개월 만에 200만 부를 판매하였고, '분노 신드롬'을 세계에 전파한 저서로 유명하지요.

앵디녜부(분노), 레지스탕스(저항), 앙가주망(참여)의 대명사로 알려진 에셀은 '투사'의 이미지를 가졌고 실제 강력한 투쟁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사형선고를 받아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 모진 고문도 받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UN의 여러 직책을 역임하면서, 인권과 환경 문제에 열정을 가진 사회운동가로 활동하였습니다. '분노하라'는 외침은 그의 일관된 철학이었는데, 분노는 '정의롭지 못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저항해서 고쳐야 한다'는 의미지요. 그럼으로써 '자신의 존엄성과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는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었지만 평소 시를 암송하는 감성이 풍부한 로맨티스트였습니다. 자신 내면의 곳곳에 시가 깃들어 있고 최악의 순간에도 시의 도움을 받는다고 말 할 정도입니다. <분노하라>를 집필하면서, 또 많은 대담을 통해서 "시가 죽음을 생생히 '살아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생을 다 마치면 우리의 육체는 사라지더라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시적인 정서로 남을 것'이라는 소망도 말하였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에셀이 우리에게 강조한 메시지는 "오로지 대량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심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언론 매체에 맞서라"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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