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897)] 누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인가?

  • 오피니언
  • 염홍철의 아침단상

[염홍철의 아침단상 (897)] 누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인가?

  • 승인 2020-05-20 14:38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2020040201010001505
작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인공은 초등학교 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눈빛이나 체격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는 '거대한 영웅'으로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는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결국 수갑을 차고 마는 '굴절된 영웅'으로 바뀌는 내용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어령 교수의 <무익조>라는 단편소설도 있지요. 이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의 상반된 캐릭터를 소개하였는데, 한 사람은 목소리 우렁차고, 힘세고, 의리 있는 씩씩한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집안 형편은 좋으나 육체적으로 병약하고 또래 사이에서 비겁자로 놀림 받던 사람입니다. 두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의리 있는 그 사람은 기질대로 공군 파일럿이 되었고, 병약했던 사람은 자신의 심약함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미국으로 도피 유학을 떠난 나약한 지성인 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입니다. 첫 번째 사람은 공군 장교로서 훈련 비행 중 비행기가 추락하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부하 훈련병의 비명을 외면한 채 혼자 탈출하여 목숨을 구합니다.

나약한 지성인은 자신과 조국 대한민국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을 하면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목소리 크고 말끝마다 의리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비겁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하고 나약해 보이지만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주위 사람을 배려하고 따뜻한 나눔의 정을 묵묵히 실천한 사람들도 있지요.

진정한 용기는 저돌적이고 맹목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겸손하며 차분한 심성에서 나오는 담대함입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천변고속화도로 역주행 사고 경차 운전자 사망
  2.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3. 충남교육청 "설 명절 주차, 걱정마세요" 도내 교육기관 주차장 무료 개방
  4. 천안법원, 장애인 특별공급 노리고 아파트 분양권 판매한 일당 징역형
  5. 천안시, 로컬푸드 잔류농약 검사 '적합'
  1. 천안시농업기술센터, 농업기계임대사업 운영위원회 개최
  2. [상고사 산책]⑤단재 신채호와 환단고기
  3. 설 귀성길… ACC 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 주시 태만 ’
  4.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5. 박범계, 설 민생현장 점검… "대전에서 더 큰 미래를 꿈꾸도록"

헤드라인 뉴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1992년 2월 4일 설날, 대전 원도심의 극장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OTT도, 멀티플렉스도 없던 시절, 명절 연휴 극장은 시민들에게 최고의 오락이자 문화를 향유하는 유일한 창구였다. 당시 본보(중도일보)에 실린 빼곡한 극장 광고는 그때의 열기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 홍콩 액션과 할리우드 대작의 격돌 광고의 중심에는 당시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였던 홍콩 영화와 할리우드 액션물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홍콩연자(香港燕子)'는 당시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대변하며 중장년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공략했다. 할리우드 액션물의 위세도 대..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친필 서간문집이 복원된다. 한국전쟁 이후 발견됐던 이 서간문집은 교육과 외교 등 한국 근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사료다. 16일 배재대에 따르면,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이 국가기록원 복원 사업에 선정됐다. 서간문집은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 인정받아 국가기록원의 보존 처리, 정밀 스캔으로 디지털 파일로 복원돼 연구자와 시민에게 공개된다. 1005쪽에 달하는 서간문집은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H. G. Appenzeller, 1858-19..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2026년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골든타임 한해가 다시 시작됐다. 1월 1일 새해 첫날을 지나 2월 17일 설날을 맞이하면서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쪽 행복도시'로 남느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나아가느냐를 놓고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현실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대의 실현에 거리를 두고 있다. 단적인 예로 4년째 인구 39만 벽에 갇히며 2030년 완성기의 50만(신도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중도일보는 올 한해 1~4분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현안과 일정을 정리하며, 행정수도 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 누가 누가 잘하나? 누가 누가 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