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이봐, 해봤어?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수필 톡] 이봐, 해봤어?

남상선 / 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조정위원

  • 승인 2020-05-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요즈음 어느 곳를 가도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음식점엘 가도, 제과점엘 가도, 생활 용품을 파는 다이소나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현대인들은 살기가 어렵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어 도서관이나 고시촌 학원에는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미어터지는가 하면, 또 다른 한 편에는 무위도식(無爲徒食)으로 놀고먹는 백수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한 각 도시의 역전 광장이나 지하철 계단에서는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노숙자들이 있어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천부인권을 가지고 태어난 같은 사람인데 삶의 방법이나 마음씀씀이는 어찌 그리 다른 것인지, 보는 이의 마음을 착잡하게 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것을 감안한다면 악착같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발버둥을 치는 젊은이들은 얼마나 가상하게 보이는가!

허나 무위도식으로 살아가는 백수나 노숙자들은 얼마나 한심해 보이는가!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백수나 노숙자들을 볼 때 고(故)정주영 회장이 떠오른다.

이봐, 해봤어?

이 말은 책의 제목이자 실제로 정주영 회장이 살아계실 때 회사 간부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기도 하다.

짤막한 말이지만 단호한 말투 속에는 열정과 패기, 자신감과 도전정신, 불가능도 무섭잖게 대하는 긍정적 태도를 보는 것 같아 마음에 와 닿는 경구이기도 하다.

고(故)정주영 회장에 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지만 우리의 마음을 파고드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1975년 여름, 박정희 대통령이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불렀다.

"달러 벌어들일 좋은 기회가 왔는데 일을 못하겠다는 작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중동에 다녀오십시오. 만일 정 사장도 안 된다고 하면 나도 포기하지요. "

정주영 회장이 무슨 얘기인지 되물었다.

"2년 전 석유파동 이후 지금 중동국가들은 달러를 주체하지 못해 그 돈으로 여러가지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은데 너무 더운 나라라 선뜻 일하러 오는 나라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에 일할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해 왔습니다.

관리들을 보냈더니 2주 만에 돌아와서 하는 얘기가. 낮엔 너무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고,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 도대체 공사를 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겁니다."

"그래요? 오늘 당장 가 보겠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5일 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박통을 만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요?"

"그곳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 제일 좋은 땅입니다. 1년 12달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지요. 건설에 필요한 모래자갈이 현장에 지천으로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습니다."

"물 걱정을 많이 하던데?"

"그거야 어디서 실어오면 되지요."

" 50도나 된다는 더위는? "

"낮에는 천막 치고 자고, 밤에 일하면 될 겁니다."

박통은 즉시 비서실장을 불러 현대건설의 중동 진출에 정부가 최대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정주영 회장 말대로 한국인들은 낮에는 자고, 밤엔 횃불 들고 일했다. 온 세계가 놀랐다. 달러가 부족했던 그 시절, 30만 명이 중동으로 나갔고 보잉747특별기 편으로 달러를 싣고 들어왔다.

정주영 회장이 중동 사막에서 들었던 횃불은 긍정의 횃불이었다. 그 긍정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것임에 틀림없었다.

보통 사람들은 시련을 싫어하고 그걸 피하려하지만 정주영 회장은 시련을 피하려 하지 않고 적극적인 도전정신으로 이겨낸 분이셨다. 어찌 보면 시련을 즐기고 사랑한 분이셨기에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으로 생각하는 일들을 가능한 것으로 이루어낸 분이셨다.

그리하여 사후에도 추앙받고 존경받는 위인이 된 것이 아니겠는가!

현대를 어렵게 살아가는 세인들이여 !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 힘들고 어려운 시련을 마주할지라도,

이봐, 해봤어 ?

정주영 회장의 이 한 마디를 마음에 새겨 어떤 시련도 어려움도 극복해내야겠다.

난관극복의 도전도 해 보지 않고 포기하거나 좌절감에 빠지지는 일은 없어야겠다.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패배자로, 무능한 자로, 전락해 한숨 쉬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봐, 해봤어?

이 한 마디가 어렵게 사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길잡이 등불이 돼 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무위도식하는 백수건달들, 육신이 멀쩡하고 건강하면서도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게을러터져 노숙자 생활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다.

이봐, 해봤어?

이 말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신통력을 가진 것이다.

신화 같은 기적을 만들어 내는 신이 내린 축복의 말, 보물임에 틀림없다.

우리 모두는 제2의 정주영 회장이 되어 개인도, 나라도 위하는 국태민안(國泰民安)에 힘써야겠다

이봐, 해봤어?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선 주식으로 삼는 좌우명이어야겠다.

남상선 / 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조정위원

남상선210-수정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예산군, 가을 대표축제 3개로 관광객 맞는다
  2. 국회 세종의사당 1191억원 대전 트램 2043억원 반영
  3. [충남대, 서울대 10개 국가대표로] 교육-연구-산업 연결 'NEXUS' 들여다보니
  4. 정부 R&D 예산 첫 39조 돌파…출연연 예산도 19% 증액
  5. 검찰청 폐지까지 한달… 출범 초기 수사인력 확보 변수 떠올라
  1. 충남지역 최대 140㎜ 많은 비… 토사유출·낙석·점포 침수 등 피해 잇따라
  2.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우송대, ‘글로벌 특성화’로 차별화
  3. 충남도의회 초선의원, 5분발언서 송전선로·지방소멸 등 민감 이슈 정조준
  4. “교육활동보호관, 이름뿐인 기구 안 된다”…전교조 현장 대응 주문
  5. 충남대, 지역 성장을 견인할 ‘국가대표 거점국립대학’ 선정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지방공기관 경영정상화 시급…24곳 부채중점관리기관 지정

충청권 지방공기관 경영정상화 시급…24곳 부채중점관리기관 지정

충청권 공기업 또는 출연·출자기관 등 24곳이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가운데 8개 기관은 재무위험이 큰 부채감축대상기관으로 분류돼 고강도의 수익성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2일 이런 내용의 2025년도 지방공기업 결산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방공기업의 최근 3년 치 결산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재무지표를 평가해 모두 102개 기관(공사 22개·출자 30개·출연 50개)을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했다. 작년보다 3개 감소한 규모다. 평가에..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목받았던 저금리 정책자금인 보금자리론의 인기가 식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금리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인상되며 고정금리가 5%대까지 빠르게 상승한 데다, 시중은행 변동금리 하단보다도 높아지면서 매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보금자리론 신규 판매액은 1조 6127억원으로, 6월(2조 1623억원)보다 2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6월 1조 5174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이란,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가 3일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행정수도 완성'과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의 밑그림을 공식적으로 처음 제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기자회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재정경제부 2차관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