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면 행복의 문이 열립니다.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면 행복의 문이 열립니다.

김선희(대전동명초 교감)

  • 승인 2020-06-04 15:40
  • 수정 2021-06-24 13:48
  • 신문게재 2020-06-05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김선희2
김선희(대전동명초 교감)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은 어떤 걸까?"

나를 들여다보면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너무 많다. 나 자신에 누군가의 딸, 누이, 언니, 아내, 엄마, 교사, 친구, 동아리 회원, 지역 주민, 대한민국 국민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하는 내가 더해져 있다. 게다가 나의 무의식 어딘가에는 어린 시절 어떤 한 시점에 머물러 성장하지 않고 있는 기쁜 아이, 슬픈 아이, 상처받은 아이 등 다양한 내면아이가 있다. 어느 모습이 진정한 내 모습일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과연 있기는 할까? 나 자신도 잘 모르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너무 개입하는 것은 아닐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알고 수용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고, 다른 사람과 긍정적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정의하면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 된다.



나를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동물에 비유하면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정의할 수 있다.

현재의 나는 코끼리이다. 그 이유는 코끼리는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며 무리 생활을 한다. '정글북'에서 코끼리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살고 있다.



어릴 때 나는 겨울잠을 자는 곰이었다. 주변에서 귀찮게 하는 게 싫어서 그냥 자는 것이 오히려 편하고 좋았다. 하지만 곰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곰이 가진 잠재력은 대단하니까.

이렇게 표현한 '나'는 어린 시절 가족 구성원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과 행복한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현재'나'의 무의식에서 어린 시절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채 함께 살고 있다. 이 내면아이를 보듬어 안을 때 현재의 '나'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나'에 대해 스스로 혹은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 현재 '나'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심리검사도구를 통해 나 자신의 기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올해 우리 학교는 절반이 넘는 선생님이 새로 부임했다. 소규모학교라서 서로를 파악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작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MBTI 성격유형 검사를 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첫 대면을 가졌다. 선생님들끼리는 서로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낯선 사람이 더 많았다. 특히 내 경우는 새로 오는 선생님 중 안면이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검사 결과 외향형보다 내향형의 선생님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직관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고, 개방적이고 충동적이기보다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성향의 선생님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교사 집단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학년도가 시작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날마다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잦은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 어떤 날은 한 시간 이상 회의를 하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2월에 함께했던 워크숍의 모습과 닮아있다. 개인이 가진 기본적인 성격유형에 대한 이해와 상대방의 서로 다른 유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동명의 교직원들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면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고 있다.

'나를 안다는 것' 이것은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을 알게 되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지금 마음이 가까워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3.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4.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5.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4강 위기득관(爲氣得官)
  1.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2. "천안·아산 K-POP 돔구장 건립 속도 낸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 회의 개최
  3.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4. 충남도, 도정 빛낸 우수시책 12건 선정
  5.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파업 장기화, 교사-전담사 갈등 골 깊어져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중 충청 출신이 거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당 사무총장인 3선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으로 그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11일 실시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