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다문화]코로나19 수기 공모 당선된 말비나씨 가족 이야기

  • 다문화신문
  • 대전

[대전시다문화]코로나19 수기 공모 당선된 말비나씨 가족 이야기

"코로나19 우리가족은 이렇게 이겨 냈습니다"

  • 승인 2020-06-10 09:37
  • 신문게재 2020-06-11 9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사진
수기 공모전에 당선된 말비나씨 가족 모습.
대전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5월 가정을 달을 맞아 다문화가족의 건강과, 안전한 가정생활을 돕기 위해 ‘코로나19 우리 가족은 이렇게 이겨 냈습니다’ 수기 공모전을 실시했다.

우수상 2가정, 장려상 7가정이 선발 됐다.



1등 수기로는 말비나씨(말비나 오로즈 베바) 가족이 선정됐다. 수기 공모전에 당선된 말비나씨 가족의 내용을 소개한다.



<제목 : 코로나19 우리 가족은 이렇게 이겨냈어요>



-작성자 : 말비나 오로즈 베바-



내용 : 한국에 와 얼마 안 지나서 아이들을 출산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세월이 금방 갔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을 해보려고 작년 10월부터 계획을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TV를 켰더니 뉴스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들었어요. 그 후로 날마다 몇 명씩 늘다가 400명 쯤 됐을 때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불안했는지 모르겠어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니까 더 불안감에 시달렸던 거 같아요.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나 방역 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확산을 막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우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전화를 해서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집에서 보육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우리 가족은 여러 번 외출 할 것을 한 번으로 줄이며 어쩔 수 없이 외출 할 경우에는 철저히 준비하고 나갔어요.

모임은 다 취소하고, 눈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외출할 때는 무조건 안경이나 선글라스, 모자,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 물티슈를 넣고 나갔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집 안에 들어오기 전에 장갑을 벗을 때는 장갑을 낀 손으로 서로 벗겨 맨손이 닿지 않도록 벗어 비닐봉지에 담아 버렸어요.

사실 저는 제가 혹시나 감염되서 입원하게 되면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더 걱정을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감염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하고 남편도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졌어요. 그래서 승강기에 탈 때 버튼을 손에 장갑을 낀 채로 누르거나 팔꿈치를 이용해서 눌렀어요. 집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욕실로 향해 TV에서 매일 안내한 대로 3분 이상 손을 꼼꼼히 씻고, 손가락 사이, 손톱, 손바닥, 심지어 팔찌까지 흐르는 물에 비누칠해 골고루 씻었어요, 외출할 때는 될 수 있으면 거스름돈 없이 현금을 준비하고, 카드 사용 시 귀가 후 꼭 소독제를 뿌렸어요.

코로나19 발생 후 우리 가족은 개인 위생수칙만이라도 꼭 지키기로 서로 약속했어요. 아이들에게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지만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아이들도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장난감을 사주고 같이 놀아 주었어요. 또한 공부도 직접 가르치고, 아이들을 위한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소가 가득 들어 있는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주고, 쿠키 같은 간식을 만들기도 했어요. 혹시나 해서 영양제, 유산균, 홍삼 같은 것도 챙겨주기도 했어요.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이랑 결혼을 하고 살다보니 인생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랑 마찬가지잖아요. 문화, 요리, 언어 등 다 배워야 하니까……. 평소에 바쁘게 살다보니 아이들하고 남편이랑 대화할 시간이 모자랐나 봐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화하면서 있었던 오해도 풀고 서로 더 잘 알게 된 거 같아요.

정말 부지런하면서도 일일이 신경 쓰고 열심히 코로나19를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힘들었지만 가족에게 유용한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3.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4.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5. 천안의료원, 공공보건의료 성과보고회서'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1.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2.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3.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4. "마을 앞에 고압 송전탑 있는데 345㎸ 추가? 안 됩니다" 주민들 반발
  5.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