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록프로젝트] 동구 가오동 새터말, 숨두부·종댓집 주민이 지켰다

[대전기록프로젝트] 동구 가오동 새터말, 숨두부·종댓집 주민이 지켰다

동구 가오동 도시재생뉴딜사업 2021년까지 진행
최신 기반시설 설치하되, 동네 원형 보존이 핵심
숨두부 역사관·구술채록 등 기록화 사업이 최우선
"동네기록 훼손하는 개발업자 차단 필요" 한목소리

  • 승인 2020-06-14 14:36
  • 신문게재 2020-06-15 5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재개발과 재건축을 앞둔 동네와 마을의 기록을 남겨보자는 '메모리존' 조성 취지에 공감을 얻으며 [대전기록프로젝트]가 첫발을 뗐다. 중도일보는 이를 출발점 삼아 연중 시리즈로 [대전기록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대전시의 재개발과 재건축, 도시재생 정책 방향, 기록이 시급한 주요 동네의 모습, 전문가 토론과 타 도시의 사례를 현장감 있게 살펴본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00614_092311374
새터말 어귀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이정표.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구 내 명소들이 표시돼 있다.
⑦주민이 지켜낸 새터말 동구 가오동



과거 '새터말'이라 불렸던 동구 가오동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마을을 지켜냈다. 재개발·재건축 대신 도시재생을 선택한 것도 원형 그대로 동네를 보존하고 싶다는 주민들의 마음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업명에 '가오동 새터말살리기' 문구를 넣은 이유도 옛 지명이 지닌 동네의 가치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다.

가오동은 70만 원부터 700만 원까지 시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마을가꾸기 등 여러 공모에 참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가오동은 70대 이상 주민이 70%, 40대 이상 주민이 30%인데,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대화로 원하는 걸 조율하고 상의하며 마침내 174억 원 도지재생 뉴딜사업 지구로까지 선정됐다.



지난 10일 가오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만난 최영숙 현장활동가는 "동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주민이 있어야 하고, 마을을 지키고 활동해줄 젊은 주민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가오동은 토박이 주민과 젊은 주민, 자금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행운의 동네"라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00614_092305992
1960년 지어진 노인회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작은 하천을 복개해 그 위에 지었는데 남자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기반시설 확충과 가로주택정비사업(유성아파트), 기록화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기록화 사업은 새터말의 자산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에 힘이 쏠려있다. 대전기록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가칭 '메모리존'처럼 새터말 또한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추진 중이다.

최영숙 현장활동가는 "기록화 사업은 3개년으로 간다. 1차는 새터말 기록화 책자 제작이었고, 2차로는 숨두부 역사관 건립이다. 330㎡(110평) 규모의 공간을 이미 확보해 뒀다. 1층은 체험관 2층은 홍보관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3차는 새터말 맵핑과 키오스크, 그리고 마을해설가, 새터말 굿즈 제작까지 세부 계획을 설정해뒀다. 여기에 1960년 동네 주민들이 직접 지은 1세대 경로당을 향후 이전·보존하고, 공가와 폐가를 매입해 주민커뮤니티 센터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 확성기가 없어 종을 쳐서 알렸던 종댓집, 샘터와 미나리깡 등 동네의 지리적인 유산까지도 발굴할 계획안도 갖고 있다.

다만 주민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 가는 도시재생 구역에는 외부 개발업자가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새터말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동네 기록화 사업이 최우선인 도시재생 구역에서 외부 개발업자가 웃돈을 주고 집을 사고, 동네와 이질감이 느껴지는 건물을 짓는 것부터가 도시재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동네를 보호해줄 노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구 수 301, 거주인구 623명. 동구 가오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변화 대신 지속하는 삶을 선택했다. 동네의 가치를 지키고, 주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세대 갈등이나 외부의 도움이 아닌 소통과 화합의 결과물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모범적 사례가 될 충분한 역량을 지닌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영숙 현장활동가는 "기록화 사업은 사진과 유적뿐 아니라 구술도 매우 중요하다. 숨두부 복원 동네를 기록하는 여러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어머니 한 분 한 분이 박물관인 만큼 30여 분의 삶을 글과 영상, 소리로 기록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KakaoTalk_20200614_092313426
새터말의 자랑은 숨두부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잠시 비켜나 있지만, 도시재생을 통한 기록화 사업 우선 순위에 숨두부가 있다. 가오동은 숨두부 역사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상호 시장 예비후보' 베이스캠프 공개...본선 정조준
  2. [교단만필] 좋아하는 마음이 만드는 교실
  3. 무상교복 사업에도 평균 3만 원 부담…대전 중·고교 90% 교복지원금 초과
  4. 정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계란 471만개 추가 수입
  5. [대학가 소식] 한남대 2026 창업중심대학 지원 사업 설명회
  1. 건양대 메디컬캠퍼스 ‘L보건학관’ 활짝… 미래 보건의료 교육 거점 도약
  2. [사이언스칼럼] 쌀은 풍년인데, 물은 준비됐는가 - 반도체 호황이 던지는 질문
  3. "3·8민주의거는 우리에게 문학입니다… 시를 짓고 산문을 쓰죠"
  4. 인체 장 닮은 세포모델로 신약 부작용 정확히 잡는다… 생명연 손미영 박사팀 연구
  5. 김태흠 충남지사 "도내 기업 제품 당당히 보증"… 싱가포르서도 '1호 영업맨' 역할 톡톡

헤드라인 뉴스


무상교복? 대전은 유상교복!… 중·고교 90% 교복값 초과

무상교복? 대전은 유상교복!… 중·고교 90% 교복값 초과

무상교복 지원사업을 시행한 지 7년 째지만, 대전 지역 중·고등학교 가운데 90% 이상은 기본 교복 구매 시 지원을 받고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장형 동·하복 한 벌씩만 주문해도 평균 3만 원 가량 차액이 발생하는데 체육복·생활복·셔츠 여벌 등을 더하면 수십만 원이 깨져 학부모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정부가 교복값을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면서 이달 중 대전교육청도 학교별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5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전 중·고교 157곳..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른바 플랜B로 충청광역연합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통합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논의되던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역시 초광역 협력체계인 충청광역연합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충청권이 이번에 통합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이재명 정부 국가균형발전 대전제인 5극 3특 전략에서 역차별을 받지 않기 위함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남과 대전은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4년간 20조'라는 인센티브 등 각종 재정 지원과 제..

대전 기름값 폭등에 전국서 순위권…이재명 대통령 재제 방안 주문
대전 기름값 폭등에 전국서 순위권…이재명 대통령 재제 방안 주문

대전을 비롯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가격 폭등 재제방안 언급이 실제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가량 시차가 발생하는데, 중동발 전쟁 확산 이후 주유소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전국에서 두 번째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경유는 네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