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과대포장, 안녕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과대포장, 안녕

  • 승인 2020-06-24 10:01
  • 수정 2020-06-24 10:16
  • 신문게재 2020-06-25 18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이은지 증명
내달 시행을 앞뒀던 '재포장 금지법'이 내년 1월로 연기됐다. 앞서 환경부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업체는 '1+1'과 같이 판촉이나 가격할인을 위해 포장된 제품을 2개 이상 묶어서 추가로 포장하거나, 사은품 등을 포장된 단위제품과 함께 다시 묶어 포장하는 것이 금지된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제품 포장으로 포장폐기물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규제적용 기준이 모호하고 묶음 할인 마케팅이 위축된다는 이유로 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환경부는 "가격 할인을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끼워팔기를 위한 불필요한 포장을 규제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쉬이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환경부는 10~12월 3개월간 계도기간을 두고, 현장 의견을 재차 수렴한 후 재포장 금지 규정의 세부지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실 환경부의 재포장 금지법 지침에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많고 면적이 작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지를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김포시에 걸쳐 있는 수도권 매립지 중 1·2매립지는 이미 폐기물이 꽉 차 현재 3매립지를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 놀랄만한 사실은 수도권 3매립장이 세계 최대 규모라는 점이다. 축구장 하나 크기가 1만㎡정도 되는데 3매립장은 축구장의 400배에 달한다. 매립장엔 생활·건설·사업장 쓰레기 등을 실은 5t 차가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에 600~700대 정도가 들어온다. 3매립장은 애초에 2025년까지 폐기물 1450만t을 처리할 계획으로 설립됐지만 쓰레기양이 예상보다 많아 2022년 말경엔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내후년엔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는 이야긴데, 정부는 그 이후 매립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 쓰레기 분리수거율 1위 국가다. 한국의 분리수거 정책에 대해 영국 BBC가 특집 취재에 나섰을 정도다. 세계 1위의 '분리수거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현실이 모순적이기도 하다. 늘어가는 1인 가구에, 발전하는 배달문화까지 쏟아져 나올 쓰레기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더군다나 쓰레기를 매립하려면 땅만 필요한 게 아니라 흙과 소독제, 탈취제 등 필요한 부가 자원이 많다. 쓰레기를 없애려 또 다른 자원이 필요하다니 이거야말로 천문학적인 손실이 아닌가.

나라가 감당할 수조차 없는 막대한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해선 우리집 쓰레기부터 줄이려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과대포장 상품보단 가벼운 포장의 물건을 구매하자. 하나를 사더라도 비닐보단 종이, 플라스틱보단 나무, 유리 같은 친환경적 소재를 고르자. 환경을 생각하는 한 사람의 노력이 지구를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후손을 살린다. 그렇다면 기업의 마케팅이나 상업성, 그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정부의 노력을 외면해선 안되지 않을까.

이은지 편집2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종원 민주당 담양군수 후보, 유권자 금품살포 논란
  2.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3. "꽃보다 출동조끼"… 부부의 날 앞두고 만난 의용소방대 부부
  4.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5. [기고] 오래된 시간을 지키는 일, 21세기 소방의 역할
  1.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 나눔
  2. K-water 금강유역본부, 선제적 물 재해 대응 본격화
  3. 갈수록 악화되는 학생 마음건강, 세종교육청 '사회정서교육' 온 힘
  4. 충청권 5·18 민주화운동 참여 28명 유공자 인정 눈길…시민적 관심 필요
  5. 밝은누리안과병원, 환자 맞춤 봉사 실천한 장기근속자 포상

헤드라인 뉴스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충청권을 나란히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충청을 잡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정치권 불문율 속 여야 선봉장들이 이날 각각 내란청산과 정권 견제 프레임을 들고 대전에서 출정식을 연 것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여야가 충청권에서 대충돌 하며 본격 세(勢) 대결에 돌입한 것인데 금강벨트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역 서광장에서 '6·3 대전시민 승리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는 이장우..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인 합의로 총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경영계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성을 노동계 전반의 기준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에도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공개된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상징 (K팝) 공연장이 필요하다"며 5만석 이상 규모 공연장의 추진을 거듭 지시한 가운데 지방선거에 나선 충청권 후보들도 관련 공약을 내놓아 주목을 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취임 1주년 국정성과'를 보고 받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K팝 공연장 확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 대규모 공연장을 새로 지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5만석 규모의 공연장이 몇개 필요하다면서 현재 2~3만석 규모로 짓고 있는 공연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체부가 공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