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파열음' 여의도 구태 답습하는 대전시의회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원구성 파열음' 여의도 구태 답습하는 대전시의회

친권 비권 '네탓 공방' 21대국회 개원전 여야갈등 판박이
5일 전반기 보직자 임기종료 당분간 '식물 의회' 불가피

  • 승인 2020-07-06 15:23
  • 수정 2021-05-13 11:09
  • 신문게재 2020-07-07 4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20200622518340_20200622183807666
대전시의회가 하반기 의장선출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가 21대 국회 개원 앞 정략적 셈법을 깔고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과 똑같은 이전투구로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더구나 대전 혁신도시와 의료원 등 지역 현안이 산적했음에도 원구성 파행 탓에 후반기 의회가 언제쯤 정상화 될는지는 가늠키 어려워 당분간 '식물 의회' 전락 우려를 키우고 있다.

6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3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중순 의원(중구3) 의장선출이 부결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의장직을 꿰차기 위해 원내 1당인 친권파(친권중순)와 비권파(비권중순)으로 갈려 강대 강 대치를 이어오는 가운데 지역 중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확전되는 모양새다.

5선인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전시의회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합의는 시민들과의 약속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2년 전 6.13지방선거 직후 '전반기 김종천(서구5) 후반기 권중순'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다른 맥락에선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친권파로 알려진 오광영 의원(유성2)은 이날 시의회 기자화견에서 후반기 보직을 맡지 않는다는 백의종군 방침을 밝히면서 "의총을 거쳐 당론에 따라 입후보한 권 의원에게 무효표를 던진 10명의 의원은 무기명투표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자리 욕심에서 비롯된 욕망의 카르텔"이라고 비권파를 정면 겨냥했다.

비권파는 적극 반박했다. 권 의원에 맞선 다른 후보를 내지 않은 채 투표에 돌입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친권파 내부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내분이 일면서 이탈표가 발생, 권 의원 의장선출이 부결된 것이기 때문에 해당 행위의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시의회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둘러싸고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가 강대 강 대치를 벌인 것과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차지하기 위해 맞서면서 한 달여간 국회가 공전 된 바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각종 개혁법안 추진, 미래통합당은 현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명분을 달았지만, 민생을 볼모로 정쟁을 벌였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이번 시의회 갈등도 의원 간 서로 보직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싸움에서 촉발된 것임을 감안할 때 중앙 정치권의 구태와 닮았다는 평가다.

시의회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의 여파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의회는 당초 6일까지 원구성을 마무리 한 뒤 상임위를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원구성이 지연되면서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13일 또다시 의장선출이 예정돼 있지만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원만히 원구성이 될는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미증유의 상황 속 행정당국과 힘을 합쳐 방역 및 서민경제 지원에 나설 시의회는 당분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식물의회'로 전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제일·방원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