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휴가철 '위험예지'로 안전사고 대비하자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휴가철 '위험예지'로 안전사고 대비하자

대전서부소방서 이선문 서장

  • 승인 2020-07-08 09:24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선문
대전서부소방서 이선문 서장
방송국 헬기 카메라가 주요 해수욕장을 비추고 드넓은 백사장엔 색색의 파라솔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수많은 인파 속에 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들은 연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든다. 피서지를 향해 뻗어있는 주요 도로는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로 가득하고 휴가의 열기는 여름 햇살만큼이나 강렬하다. 과거 우리 대한민국 하계휴가의 모습이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 많은 부분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캠핑 시장이다.



타인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게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덕에 최근 캠핑 시장의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그렇다면 여름과 캠핑의 공통분모 속에서 마주하게 될 안전의 어두운 그림자는 없을까?



물놀이 안전사고다. 익사 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해 왔고, 특히 강이나 계곡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의 사고 소식은 우리의 가슴을 울려왔다.

최근 캠핑 열기의 상승으로, 피서객들은 강과 계곡을 따라 더 깊이 예상치 못하는 곳까지 야영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여름을 맞아 물길이 닿는 곳이라면 강과 계곡 어디든 신나겠지만, 큰 위험도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안전요원이 배치돼있는 해수욕장 등 유명한 하계 여행지와 달리, 이러한 곳에서는 생명과 안전이 온전히 피서객 자신들에게 주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2019년 집계된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더라도, 14년부터 18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여름철 물놀이 사고는 안전시설이 갖추어진 해수욕장이나 유원지보다 하천이나 강(53%), 계곡(15%)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개인의 부주의와 무리 전체의 안전 불감증으로 발생하지만, 대부분 예방수칙만 잘 지킨다면 피할 수 있다.

첫째, 물놀이에도 준비가 있다.

물놀이 전에는 충분한 운동을 하고 손, 다리, 얼굴, 가슴 순으로 몸에 물을 적셔 신체에 충분한 적응 시간을 줘야 한다. 심장마비, 경련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나에겐 보호 의무가 있다.

어린이 등 신체적 약자와 함께한다면, 보호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 사망사고의 대부분은 보호자가 없거나, 한눈파는 사이에 발생한다.

셋째, 음주 수영은 익사의 지름길이다.

음주 후에는 절대 물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물놀이 사망사고 중 음주 수영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7%에 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넷째, 발 빠른 신고와 처치는 결과를 바꾼다.

지체 없이 119로 신고하고,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익혀둔다. 사고 후에는 당황해 생각이 나지 않으므로, 사전에 자신의 위치를 몇 번이고 상기시켜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다섯째,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준비 없는 즉흥적인 구조는 자신의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강과 계곡처럼 안전요원이 없는 곳이라면 미리 구조용 로프, 구명환 등을 비치해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평소에 자신의 위험을 미리 상상해보는 습관을 갖고 있는가?

소방관들은 '위험예지'라는 토론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후에도 침착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훈련은 간단하다.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찾아내고 자신이 겪게 될 일과 해야 할 일(대책)을 말해보는 것이다.

여러분이 떠나 만나게 될 그곳에서도 물론 위험은 존재할 것이다. 도착과 함께 '위험예지'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뇌를 스칠 것이다.

'여름휴가' 그 설레는 휴식 속엔 물과 함께 예쁜 추억만이 사진으로 새겨지길 기원해본다.
대전서부소방서 이선문 서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1.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2. 인천 부평구, 주민 참여형 ‘별빛굴포 은하수길’ 개최
  3.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