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서 오시게 '포스트 코로나'

  • 오피니언

[기고]어서 오시게 '포스트 코로나'

정용래 유성구청장

  • 승인 2020-07-09 13:48
  • 신문게재 2020-07-10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정용래-동정사진
지난 몇달간 청내에서 점심을 해결하면서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와 일상의 변화에 대해 공부하는 짬을 낼 수 있었다. 석학들의 중론은 우리가 환경침범을 반성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생태?행동백신을 실천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멸망 직전 폼페이 시민에게 당도한 최후의 통첩이나 다름없다.

석학들은 코로나 19 상황이 14세기 유럽의 인구 3분1을 앗아간 페스트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페스트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농사지을 일손이 부족하자 지주는 소작농에게 비싼 대가를 주며 애원해야 했다. 급기야 유럽의 경제사회를 지탱했던 봉건제도가 무너지고 종교의 불신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전쟁이나 왕권, 종교도 아닌 한낱 세균 덩어리가 중세의 질서를 뒤집어놓은 것이다.



코로나 19도 언택트로 급변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는 바이러스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해도 지구촌은 히말라야나 정글까지 관광객들이 내뿜는 탄소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심지어 "22세기는 오지 않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귀를 닫아버렸다.

스페인독감(1918년)과 홍콩독감(1968년)이 휩쓸고 간 뒤 21세기 들어 생태계 파괴와 밀접한 사스(2002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2년), 코로나 19가 속속 출현했다. 현재의 팬데믹에서 벗어난다 해도 곧 변종이 출현하는 주기는 갈수록 짧아질 것이라고 한다.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특성 때문에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타이밍을 놓쳐 개인 방역에만 의존해야하는 실정이다.

오프라인에서 호황을 누렸던 상업적인 밀집공간은 탈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대신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주목받고 있다.

직접대면만이 가능할 것 같았던 학교교육은 차츰 온라인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의 엘리트 네트워크를 자랑하던 일류 대학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다. 함성으로 들썩였던 스타디움이 마스크를 착용한 관중과 차분한 응원문화로 대체되는 기현상을 눈물을 삼키며 수용해야 한다. 친구?동료와의 교유, 직업선호도, 의식주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 질서의 중심축이었던 미국의 민낯은 착한 선진국과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되돌아보게 했다. 지난달 쿠바의 국제공항에선 50여명의 쿠바 의료진이 금의환향하는 장면이 세계뉴스를 탔다. 쿠바의 탄탄한 공공의료망은 세계 곳곳의 재난지역에서 모범을 보여 적대국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행정이나 공공서비스 분야도 공공시설, 보건의료, 현장민원 등 일부 필수직을 제외하면 재택근무나 비대면 업무가 확대될 전망이다. 청사 유지비용과 사무비 절감, 출퇴근 시간 절약은 부수적인 효과다.

유성구도 어떻게 하면 행정서비스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연착륙시킬지 다각적인 시책을 강구하고 추진중이다. 최근 조직개편에서는 보건소 인력을 확충했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전략과를 신설했다. 특히 2030년까지 10년간의 로드맵을 담은 2030 유성구 중장기발전계획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과업을 과감하게 보강해 용역을 추진중이다. 도시계획, 건축, 교통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구성원 모두 현 상황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공감대에서 출발해야 한다. 위기때마다 기지를 발휘한 인류의 생존 본능은 포스트 코로나를 전환점으로 좀 더 나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