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사랑과 나눔’ 실천으로 찾은 평화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사랑과 나눔’ 실천으로 찾은 평화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

  • 승인 2020-07-20 14:48
  • 신문게재 2020-07-21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 사업단장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
매일 밝은 아침을 품을 수 있어 행복하고 아직 꿈이 있어 행복하고 자그마한 사랑을 베풀 수 있어 행복하다. 살아보니, 마음은 평화롭지만 몸이 아픈가 하면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정신 차리기 어려운 날들이 많다.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모두 평화로운 날이 일 년 중 며칠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언제쯤 나만의 고요하고 평온한 시간을 온전히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이미 평화는 슬며시 내 안에 찾아와 자리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평화를 찾아 사방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하나만의 평화를 갈구하기에 그런 것은 아닌지.

둘러보면, 실제로 체감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전쟁과 폭력, 기아와 빈곤을 넘어 심각한 환경과 생태 위협적인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더 이상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존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대표적 사례다. 지구는 인류 공동의 집이다. 오늘날 세상의 어둡고 끔찍한 불행의 원인은 우리가 생명 경시와 사랑과 나눔 부재 속에서 살아온 까닭에 있다. 그러면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당연히 생명 존중 및 사랑과 나눔의 실천이다. 가지고 있는 물질적인 것을 베풀고 개개인의 시간과 재능을 나누면 된다. 악과 무질서로 흐르는 악습을 끊고, 그 희생을 이웃과 나누는 삶의 변화가 행복한 지구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이 그동안의 인간적 가치와 자아 정체성에서 큰 혼란을 빚고 있다. 나 역시 무척 혼란스럽다. 왜 사안에 따라 도덕적 가치 기준이 자기 입맛대로 왔다 갔다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닌가.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고 "내 탓이오"를 용감하게 외칠 수 있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빨리 평화를 찾아 제 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평화롭기 위해선 우선 미움, 다툼, 분열이 없어야 한다. 또한 의혹과 그릇됨, 절망을 믿음과 진리, 희망으로 바꿔야 하며 어둠과 슬픔을 빛과 기쁨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웃을 위로하고 이해하며 사랑을 나눠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용서와 일치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어느 집단에 가나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인데도. 그런데 그 상대방을 험담하고 미워하면 내 맘은 편해지는가. 절대 아니다. 그렇게 할수록 평화는 점점 멀어져 간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남을 미워하며 시기하고 질투해선 안 된다. 그리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아서도 안 된다. 나눔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육(靈肉) 간에 자기 자신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많이 가졌다고 나누는 것이 아니다. 기부를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지구촌 반대편의 빈곤한 마을 주민의 감사 인사는 너무도 소박하다. 단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어서"라거나 "물을 기르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어서"란다. 우리에겐 사소하기 그지없는 일들이 그들에겐 가장 큰 행복이 된다. 이런 소중하고 아름다운 나눔이 모여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라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매일 새벽길을 걷다 보면 내 숨소리에 감사하다. 커다란 머그잔에 담긴 커피 향처럼 향기로운 아침이 행복하다. 녹슬어가는 인생에 사랑받는 축복으로 고마운 사람과 함께하는 음악이 흐르는 하루하루가 감사할 따름이다. 행복은 자신을 돌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기에 지극히 이기적이다.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울 수 없지 않겠는가. 또한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행운의 복권이 아니다. 부지런히 노력하고 연습해야만 얻을 수 있는 열매다. 따라서 행복은 좋은 습관이다. 아는 길이 편하고 가던 길을 또 가듯, 살아가는 동안 몸과 마음에 살포시 베이는 향기처럼. 날마다 하나씩 더해가는 익숙함이 곧 행복으로 승화한다. 오늘 하루도 안부를 전할 그대가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노희준 전 충남도정무보좌관,'이시대 한국을 빛낸 청렴인 대상'
  3. 천안시농업기술센터, 2026년 1~2월 새해농업인실용교육 추진
  4. 천안문화재단, 2026년 한 뼘 갤러리 상반기 정기대관 접수
  5. 천안법원, 토지매매 동의서 확보한 것처럼 기망해 편취한 50대 남성 '징역 3년'
  1. [독자칼럼]센트럴 스테이트(Central State), 진수도권(眞首都圈)의 탄생
  2. 천안중앙도서관, '1318채움 청소년 놀이터' 운영
  3. 대전 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소방·경찰 합동감식 예정
  4. 은둔고립지원단체 시내와 대전 중구 청년센터 청년모아 업무협약
  5. 백석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성장기 아동 척추 건강 선제적 관리 나서

헤드라인 뉴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속보>대전에서 청소년이 성착취 범죄 피해자가 되는 사건이 18세 이하 전 연령에서 증가 추세이며, 대전경찰이 파악하는 사건에서도 저연령화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피해는 남성에게도 발생하는 중으로, 경찰과 교육청, 아동청소년지원센터의 통합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중도일보 12월 15일자 6면 보도>대전경찰청이 '대전지역 성착취 피해청소년 지원체계 현황 및 대안' 토론회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24년 대전에서 아동·청소년(18세 이하)에게 접근해 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대화 등의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이 3파전으로 재편된다. 출마를 고심하던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기존 후보군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대전·충남통합과 맞물려 전략 재수립과 충남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준비하는 등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장종태 국회의원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장 의원은 시장 출마를 고심해왔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민주당의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한..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본격적인 시장 개입으로 144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역 경제계는 가파르게 치솟던 환율이 진정되자 한숨을 돌리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우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시장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4일 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으나, 24일 외환 당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