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록프로젝트] 대전 정체성 찾고, 지속가능한 플랜 구체화해야

[대전기록프로젝트] 대전 정체성 찾고, 지속가능한 플랜 구체화해야

초창기 대전모습 알아야 재생운동·기록화사업 방향 설정 가능
메모리존, 연구자·예술가·생활 기록 모아질 공간 필요성 '공감'
아파트 내 메모리존 지속가능한 전시공간 아니라면 의미 없어

  • 승인 2020-08-02 17:00
  • 신문게재 2020-08-03 5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재개발과 재건축을 앞둔 동네와 마을의 기록을 남겨보자는 '메모리존' 조성 취지에 공감을 얻으며 [대전기록프로젝트]가 첫발을 뗐다. 중도일보는 이를 출발점 삼아 연중 시리즈로 [대전기록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대전시의 재개발과 재건축, 도시재생 정책 방향, 기록이 시급한 주요 동네의 모습, 전문가 토론과 타 도시의 사례를 현장감 있게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전 전경_0000-00-00_5
대전시 전경 모습. 사진출처=대전찰칵
⑪공감, 그리고 과제



중도일보는 [대전기록프로젝트]를 15회차 연중 보도해오면서 '기록 확장'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봤다. 이는 향후 메모리존을 필두로 쌓여가는 대전의 기억을 기록으로 변환해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사명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가칭이나 메모리존으로 이름 붙여진 [대전기록프로젝트]의 첫발은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공감의 목소리를 모았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 삶을 기록하는 행위가 지역 풀뿌리 문화가 되고, 여기서 쌓인 유산은 자연히 설립 추진 중인 대전기록원으로 이관돼야 한다는 목적성도 정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리적인 공간이 될 메모리존과 기록원에 앞서 대전이라는 곳이 어떻게 탄생 됐는가에 대한 기본적 물음과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 답은 우리가 가진 기록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연 충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공간을 재구성하고, 파괴되는 것을 막는 것도 좋지만, 이에 앞서 해방 이후 대전시 초창기 시절 관과 시민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행정력이 발현됐는가 꼼꼼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대전 모습을 통해 대전이란 어떤 도시인지 정체성에 찾고 메모리존이든, 기록원이든 대전에 어울리는 재생운동과 기록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계에서는 지역과 공간에 대한 아카이빙 시도는 대전만의 이색적인 주요 사업임을 강조하며 시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자료 공간 마련을 촉구했다.

소제동 리서치 사업을 총괄하는 이상희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메모리존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연구자나 예술가들이 지역 아카이빙을 통해 컴퓨터나 사무실 어디 한 공간에 묵혀 있는 자료들을 꺼내는 것, 지역리서치 활동을 하면서 모은 일상적 생활 자료가 후대에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면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자료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공간을 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며 메모리존에서 기록원으로 이어지는 방향성에 대해서 공감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 구역 혹은 일반 동네에 메모리존이 조성된다 해도 지속적인 전시 기능, 자료를 보관하고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내는 역량은 필요하다. 이는 결국 시와 지자체, 해당 기관이 진두지휘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플랫폼 구성이 우선돼야 하고 여기에 시민들이 아키비스트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도 필수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결국 메모리존에 대한 화두는 공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가지처럼 뻗는 수많은 이해관계,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행정업무까지 고민해야 하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희성 계룡건설 개발본부장(전무)은 "메모리존을 재개발 구역에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전시가 사업승인 인허가를 강제하고 권고할 수 있다"며 "다만 꼭 공간을 독립적으로 차지하지 않고 공동 카페나 노인정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메모리존 사업이 지속적인 것이 아닌 일회성으로 유지 되는 것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희성 본부장은 "유지관리가 지속적으로 될 수 있어야 한다. 전시물이 바뀌고 위치도 바뀌고 새롭게 구경거리가 될 수 있는 전시룸 기능을 하게끔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누가 책임지고 맡아서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풀뿌리 기록문화의 시작이 될 메모리존은 재개발 지역의 시공사와 조합원들의 의지가 필요하고, 행정과 민간 기록을 보존·관리하며 전시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기록원 설립과 운영은 대전시 구체적인 플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소제동과 대전역 주변 상권을 연구 중인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는 "오래가려면 기억에 의존하면 안 된다. 발굴해 내고 연구하고, 교수들은 논문을 쓰는 과정을 통해 기록해가야 한다. 이 자료들이 분석되고 다른 지역 자료와도 비교해볼 때 비로소 대전만의 아이덴티티가 나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를 찾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_1960-00-00_0
1960년대 충남도청에서 바라본 중앙로 전경. 사진출처=대전찰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 '울고', 세종 '웃고'…건설업계 실적 지역 별 희비
  2. 6년간 활동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총책 2명 등 11명 구속
  3. 대전 외지인 방문자 수 9000만명 돌파... 빵지순례·대형 쇼핑몰 등 영향
  4. 충남대, 목원대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생 대거 배출
  5. "졸속 추진 반대"… 충남 공직사회 및 시민단체, 대전·충남 행정통합 중단 촉구
  1. [대규모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감금·범행 강요 확인… '음성 지문' 활용해 추가 피해자 특정
  2. 대전교육감 진보단일화 '삐걱'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 절반만 접수
  3. 대전·세종·충남 전문건설 실적 하락…건설 경기 침체 직격탄
  4. 미 관세 환급규모 200兆 상회… 국내기업 환급 가능성은?
  5. 충남특사경, 불법 축산물 유통 기획단속

헤드라인 뉴스


李 "대전충남 통합 공감 없이 강행안돼" 사실상 무산 시사

李 "대전충남 통합 공감 없이 강행안돼" 사실상 무산 시사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천년의 역사를 가진 광역 행정구역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처리를 보류한 뒤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충남 대전은 야당과 충남시도의회가 통합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대전 충남 행정통합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던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지역 여론이 찬반으로 나뉜 상황에서 더 이상 추진은 어렵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이같은 발언으로 지난해..

"겨울철 대표 과일 딸기와 감귤 가격이 왜이래"... 두드러진 가격 인상폭
"겨울철 대표 과일 딸기와 감귤 가격이 왜이래"... 두드러진 가격 인상폭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와 감귤 가격이 고가에 책정되며 주부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고온 현상으로 전체적인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비가 자주 내리며 상품성이 떨어지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전 딸기 100g 가격은 23일 기준 1950원으로, 1년 전(1782원)보다 9.43%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평년 가격인 1518원과 비교하면 28.46% 인상된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딸기 가격은 1월 한때 2502원까..

고속철도 통합 첫걸음… KTX·SRT 교차운행 25일 시작
고속철도 통합 첫걸음… KTX·SRT 교차운행 25일 시작

정부가 고속철도 운영 통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에스알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2025년12월9일 발표)에 따라 추진 중인 KTX-SRT 시범 교차운행을 2월 25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시범 교차운행은 서울역과 수서역 등 기·종점과 차종의 구분 없이 고속철도의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운영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KTX는 수서역⇔부산역을, SRT은 서울역⇔부산역을 매일 각 1회 왕복 운행할 계획이며, 예매가 어려웠던 수서역에 SRT(410석) 대비 좌석수가 2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3월부터 여권발급 수수료 2000원 인상 3월부터 여권발급 수수료 2000원 인상

  • 봄 시샘하는 폭설 봄 시샘하는 폭설

  •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