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몰락의 순간을 노래하며 푸른 순간, 검은 예감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몰락의 순간을 노래하며 푸른 순간, 검은 예감

푸른 순간, 검은 예감 │게오르크 트라클 │민음사 │김재혁 옮김

  • 승인 2020-09-26 09:17
  • 수정 2020-09-26 14:0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푸른순간
푸른 순간, 검은 예감

게오르크 트라클 │민음사 │김재혁 옮김





짧은 생, 우울과 죄의식, 실존의 고통 속에서 살았던 시인이 있다.

그는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누구보다 아프게 맞이했고, 기존 세계의 몰락을 노래하며 내면에 쌓이는 우울과 고통을 다채로운 색채로 발산했다.



오스트리아의 시인, 표현주의 대표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1887.2.3~1914.11.3)이다.

민음사는 세계시인선 46번째 시집으로 트라클의 대표 시를 한 권에 모았다. 몰락하는 세계를 움켜쥐고 예민한 정신으로 진리를 찾고자 했던 시인의 100년 전 기록이다.

게오르크 트라클의 시에는 수많은 색채가 등장한다.

'아, 그들은 갈색의 고요를 깨뜨린다 (까마귀들 중)', '검은 우듬지에는 침묵이 산다 (겨울에 중)', '밝은 초록은 피어나고 다른 것들은 썩는다 (화창한 봄 중)', '자줏빛 밤바람에 실려 달콤한 향 내음도 올라온다 (헬리안 중)' 등등 푸른색, 붉은색, 황금빛, 은색, 검은색, 갈색 등 모든 작품에서 색이 등장한다.

이는 표현주의 미술의 시작과도 중첩된다. 표현주의 회화는 현실을 뛰어넘어 주관적 감정과 감각의 주체를 표현하는데 구도나 구성에 있어 전통적인 규범을 파괴하고 강렬한 색채가 특징이다. 당시 시인은 표현주의 회화 작가들과 적극 소통하며 시와 그림으로 교감했고, 그 영향이 자연스럽게 자연을 표현하는 색채로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시야의 폭, 사유의 깊이, 말 행위의 단순 소박함이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친밀하고도 영원하게 빛난다"고 남겼다.

한편 시선집 제목은 시적 특징을 잘 드러내 주는 표현으로 '푸른 순간'은 시「어린 시절」에서 검은 예감은 시「까마귀들」에서 진한 예감을 변형해 가져왔다.

또 시집에는 프란츠 마르크, 에곤 쉴레, 바실리 칸딘스키, 오스카 코코슈카, 막스 폰 에스테를레 등 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도 실려 시와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3.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4.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5.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1.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2.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3.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4.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5.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헤드라인 뉴스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지역대 육성과 안정적 지원을 위해 대전시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 2차연도 사업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 지속성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즈 관련 운영 조례를 제정했는데, 라이즈 위원회 구성도 기업인과 과학기술계까지 포함해 다양화할 예정이다. 시와 대학 실무자 간 소통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초광역 개편에 발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는 라이즈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대학과 간담회..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