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원도심활성화, 대전만의 그림을 그려보자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원도심활성화, 대전만의 그림을 그려보자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20-09-27 19:20
  • 신문게재 2020-09-28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중순 증명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영국 시인 윌리엄 쿠퍼의 말처럼 도시는 오랜 기간 인류 역사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오면서 흥망성쇠를 겪어왔다. 대전 역시 둔산 신도시 개발과 시청을 비롯한 주요 행정기관의 이전으로 인해 현재 원도심 지역은 안타깝게도 인구감소·건물의 공동화 현상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원도심은 오랜 기간 축적된 풍부한 역사 문화유산, 접근 용이성 등의 입지적 우위를 갖춘 곳으로 원도심 만의 정체성과 매력을 살려 재생될 필요가 있다. 우리 대전도 기존 원도심 활성화 정책을 돌아보고 대전만의 차별화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원도심 개발과 관련한 대전만의 철학이 우선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는 도시는 인재를 끌어들이는 곳이여야 하며, 도시에 모인 인재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성장의 주된 원동력이라고 했다. 사람이 단순한 구성원이 아닌 도시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대전은 4차산업혁명 도시의 특색을 살려 빅데이터, 인공지능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정주여건 등 하드웨어를 개선하고 주민 의견이 보다 명확히 반영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심어주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원도심을 되살리고 떠났던 사람이 다시 모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원도심의 역사가 담긴 지역 문화유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세계적인 간판거리로도 유명하다. 200년도 더 된 오래된 간판 그리고 옛 간판과 조화를 이룬 현대의 간판들이 공존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매년 세계 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옛 것이라 하여 단순히 버려진 공간, 시설로 여기지 않고 지나온 삶의 흔적을 보존하며 현대적 가치로 재탄생시켜 지역 정체성이 담긴 명소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전에도 옛 충남도청·충청남도 관사촌, 소제동 철도 관사촌 등 원도심 내 많은 역사문화자원이 존재한다. 남아 있는 근대 산업유산이나 문화 콘텐츠를 조사하여 활용 가능한 유산을 보존·정비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혀 새롭게 디자인된 대전만의 랜드마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셋째, 원도심 지역 내 빈 점포·상가를 활용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부터 공실률이 높았던 원도심 상업지역은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이다. 빈 점포·상가 현황을 파악하고 이 곳을 공유주방 등 비대면 소비활동에 맞춘 경제활동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맞춰 대전시도 원도심 상가지역에 대한 규제완화 등 투자 환경을 조성하여 집객력을 높이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옛 것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만드는 원도심 재생에 꼭 필요한 정신일 것이다.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원도심 재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발전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민 의견이 반영된 재생을 통해 외부 자원과 인구를 유입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곳으로 원도심이 변화된다면 이는 대전 발전의 또 다른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도심의 정체되고 오래된 것들이 역설적이게도 우리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게 될 것이다. 감춰져 있던 잠재력을 발굴하여 대전만의 멋과 아름다움이 담긴 모습으로 변화될 활기찬 원도심을 기대해 본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이 '관아골 아트뱅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26년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서 새롭게 문을 연다. 17일 충주시에 따르면 성내동에 자리한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은 1933년 목구조와 서양식 석조 방식이 혼합돼 지어진 독특한 근대식 건축물로, 철거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2017년 5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며 보존 가치가 공식 인정됐다. 새 명칭인 '관아골 아트뱅크'는 성내동의 옛 별칭인 관아골과 예술가·청년 창작 활동의 기반을 의미하는 아트뱅크를 결합해 지어졌다. 시는 이 공간을 '역사와 문..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