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운도 없고 재수도 없지만, 살길을 찾자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운도 없고 재수도 없지만, 살길을 찾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10-05 00:11
  • 신문게재 2020-10-05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정문현교수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당신은 운도 좋고 재수도 좋은가?

'운(運, 운수 운)'이란, 그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을 뜻하며, 별로 애를 쓰지 않았는데도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참 운이 안 좋은 사람들이다. 일찍이 카드대란(2002년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신용카드 남발로 카드돌려막기, 신용불량 속출)과 세계 금융위기, IMF의 구제금융[210억 달러=30조원(당시환율추산)]에 이어 조상님들이 역병이라고만 알았던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코로나19(2020년)가 4~5년 단위로 몰려왔고, 취업이 어려워 역대 최고의 실업 시대에 살고 있고, 급여로 살 수 없는 아파트값 고공행진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폭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에 홍수, 태풍, 폭염, 폭설은 끼지도 않았다.

정말 운이 없는 걸까? 행운(幸: 행복 행, 運: 운수 운)이란 행복한 운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돈을 주우면 '오늘 운이 좋다.' 라고 표현한다. 복권을 샀는데 고액에 당첨된다면 이것 또한 '운이 좋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운이 나쁘다.' 불운(不: 아니 불, 運: 운수 운)이라고 표현한다. 겨울에 길을 가다 언 땅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 걸어가다 새똥을 맞는 것, 가위바위보에 계속 지는 것,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되지 않는 것 등을 우리는 모두 운이 없다고 한다.

이와는 다르게 '재수(財數)'라는 말이 있다. '오늘은 재수가 없다'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무언가 잘 안 되는 짧은 운수를 말한다.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분야가 폭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체육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 휘트니스센터를 오픈하고 이를 위해 신규투자로 장비와 인테리어를 구매한 경우가 해당될 것인데, 손해는 말할 것도 없고, 그간 모은 퇴직금과 은행대출은 고사하고 원금도 모두 날릴 판이라 괴로움에 하늘이 노랗다.

대학 친구가 서울에서 타일가게를 했었는데 장사가 하도 안 되어 집을 정리하고 대전으로 3개월 전에 왔다면서 대전 집은 가장 비쌀 때 사고, 서울 집은 팔고 나니까 1억이 올랐다고 하며, 그렇지 않아도 망했는데 운도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유성에 아파트를 사려고 했었는데 지인의 조언으로 세종시에 아파트를 사서 4억이 올랐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운칠기삼(運七氣三), 세상일은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을 일컫는 말이다. 스포츠의 경우 오늘 골프가 잘 됐거나 야구, 축구, 배구, 농구처럼 구기 종목의 경우 플레이가 잘 됐을 때 겸손한 표현으로 운이 좋았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쿠팡'과 '배달의 형제'는 물론이고, 각종 배달음식 업체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다니던 엘리트들이 대량실직에 대리운전, 택배, 배달 알바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운이 없는 걸까? 아니면 운은 이미 정해진 것일까? 아니면 운은 나의 무지(無知)에서 오는 것일까? 세상을 몇 번 살아봤으면 똑같은 실수를 안 할 텐데, 한번밖에 안 살아봐서 항상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고 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인생은 전쟁과도 같아 언제나 수많은 위험 요소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부동의 1위가 암이라고 생각하겠지만, 10대에서 39세까지는 자살이 1위이고, 40~59세는 암에 이어 자살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한 피해보지만 피할 수 없을 때는 맞이해야 하는데 결국 미래의 적을 모르는 나의 무지로 인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모두가 무지해서 피해를 보는 것이라면 학교에서 살면서 써 먹지도 못하는 국, 영, 수, 입시 과목을 좀 줄이고 세상사는 교육을 좀 우선적으로 교육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직장에 취업을 잘하는 것도 좋겠지만, 집 사고 땅 사서 재산 불리는 방법, 보이스피싱 피하는 방법, 사기꾼 피하는 방법,

장사 잘 하는 방법 등등. 이것이 진정 대한민국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4.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5.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5.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