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이 시대 순수미술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하여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이 시대 순수미술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하여

이영우 배재대학교 문화예술대학장

  • 승인 2020-11-19 09:30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 배제대 교수
이영우 교수
모든 번뇌 망상을 없애고 진리를 깨우쳐 가는 것을 불교에서는 성불이라 한다고 한다. "성불하세요." 부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연기의 흐름과 반대되는 삶일 것이다.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살피며 사는 것이 아닐까? 끌리는 대로 막행막식(幕行幕食)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며 사는 것이다. 불자들이 말하는 성불 하세요라는 말이 내게는 어른이 되어가라는 말 같아서 좋다.



예술가는 종교를 갖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도 한 번씩 듣는 성불하세요란 말이 나는 좋게 들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착 없는 삶을 살아야 하고 교직에 몸을 담고 있는 나도 결연한 의지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운 데다가 인구수는 줄고 학생 수가 현저하게 줄고 있기 때문에 인재양성을 위해 애를 써야 하는 대학교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혜가 있어도 막행 하면 일을 그르치고 세상만사는 사람에게 달려있어 인재양성을 그래도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만큼 결연한 의지와 실천이 필요해 보인다. 문화예술대학장으로 있는 나 또한 이런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만큼 마음이 가볍지 못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계절을 느끼기에는 산책만큼 좋은 게 없다. 힘들어도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니 작은 행복감에 잠시 여유를 가져보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스치는 가을바람에도 겨울을 예감할 수 있을 만큼 예민해진다.

유난히 날씨에 민감한 나는 가을이 되면 감성이 더 풍부해지는 편이다. 특별한 사건이 아니지만 평소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는 이 순간도 무언가 마음의 위로를 얻는 듯한 느낌이 들고 나 스스로에게 에세이를 적어 내려가 주는 것 같다.

교수로서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하다 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학생들을 통해 느낀다. 늘 젊은 친구들을 대하니 덕분에 나이가 들었어도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젊은이들의 밝은 정기 덕분이겠지만 "젊어 보인다"는 말은 아직은 괜찮나 보군, 하면서 잠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세상이 변하고 학생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져 있어도 학교가 주는 공간의 위안은 학생들에게는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젊은 날의 사랑과 추억이 자리하고 있기에 더 소중하다.

입학해서 들어온 학생들이 어느새 졸업을 앞두고 졸업전시를 앞두고 있다. 아티스트로 살아갈 수 있는 지원과 정책을 위해서라도 일선에 있는 나부터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면서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음을 써가고 싶다.

가을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는데 정리는 곧 시작을 말하는 법. 소리 없이 가을이 깊어가듯 예비 작가들이 되어줄 우리 학생들 마음에도 시작의 희망이 자리하고 아티스트로 당당하게 걸어가 주길 바라고 싶다.

매년 수천 명의 순수미술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대한민국.

졸업 후 많은 대학생이 순수미술을 포기하기도 하지만 제2의 직업을 갖는 방법을 대학 때부터 준비시켜줘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실기교육 위주의 커리큘럼을 창의교육과 직업교육, 그리고 실기교육으로 나눠서 교육하고 세상이 변한만큼 아티스트의 학습이 작업실에서의 작업이 전부가 아님을 일상생활 경험에서 창작의 원천이 나올 수 있음을 알고 화가로서의 직업의식을 가지면서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때 더 풍성한 그림을 하고 생활이 안정된 가운데 작품이 탄생되는 걸 알고 직업관을 확실하게 가져야 할 것이다.

입학하자마자 현실에 좌절하는 미대생들! 그래도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우리 학생들 예비 작가들을 응원한다.

예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런 자부심을 잃지 말자. 아티스트들의 처우가 많이 좋아지고 변화되고 있는 만큼 나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신선한 작가가 되자.

/이영우 배재대학교 문화예술대학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4.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1.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2.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3.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4.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5. 대청호 조류경보 발생 139일만에 전부 해제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