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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는 중도일보 사내 연수를 통해 정신건강에 대해 특강한 유제춘 대전광역시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정신과 환자들 치료 이야기와 자살 방지법 이야기, 정신 건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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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병원은 2016년 12월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고, 2019년 9월 대전광역자활센터를 위탁 운영하게 됐습니다.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설치 및 운영 제15조에 근거해 센터를 설치하게 됐죠. 대전광역시 자치법규에 따르면 2017년 12월29일 대전광역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2018년 10월5일 대전광역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건강한 마음, 함께하는 행복한 대전!'을 미션으로 하고 있는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대전광역시 유일의 정신건강전문 거점기관'을 비전으로 마음이 건강한 행복한 대전 만들기, 중증 정신질환자 치료수준과 삶의 질 향상, 자살위험 없는 안전한 공동체 만들기, 중독으로부터 안전한 환경 조성, 전문적 정신보건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강화 등 통합성, 전문성, 효율성, 연속성, 주도성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5개 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지원과 협력을 받아 재난심리지원 구축, 24시간 핫라인 운영, 프로그램 개발 연구조사, 교육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킹, 홍보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조직을 보면 대전시는 을지대학교병원에 행정과 예산 지원 지도감독을 하고, 을지대학교병원은 대전시에 기술, 인적지원, 운영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생명존중위원회와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함께 정신건강 증진사업과 정신 재활 사업, 자살예방사업으로 자살예방센터와 응급개입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과 목표는 중증 정신질환자 등록 관리율 증가와 병원에서 지역사회로의 서비스 연계율 증가, 대전시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 감소, 자살 예방 서비스 이용률 유지, 대전시민의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건수 증가, 중독문제 개입 건수 유지,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고위험군 조기발견 건수 증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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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청소년 정신건강증진사업과 사회복지 공무원 정신건강사업 등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신재활사업과 자살예방 위기관리사업을 하고 있지요.
우선 정신건강증진사업으로는 인식 개선과 환경개선을 위해 취약계층 정신건강 관리와 온오프라인 홍보를 합니다.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건강진단조사와 실무자 역량강화교육을 하고 학교 밖 청소년 치료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마을 건강 상담실을 운영하고 상담과 치료비 지원, 전용 홈페이지 운영,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획과 네트워크 구축사업도 하는데요. 정신건강 지표관리와 정신건강지원단 사무국을 운영하고 재난심리지원체계 구축과 정신건강 캠페인, 무인정신건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교육과 해피바이러스 홍보대사를 임명하고 진단연구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신재활사업에서는 정신장애인 가족지원을 위해 자녀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부모양육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 개발을 합니다. 중독통합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중독 실무자 역량 강화교육과 네트워크 체계 구축, 연합 캠페인 활동 지원도 합니다.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초발 정신질환자 관리와 중증 정신질환자 지원 강화, 정신장애인 직업 재활 지원, 편견 해소와 권익 증진 업무를 하죠. 교육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회복지원 역량강화교육과 사업실무자 워크숍 지원, 인권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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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의료기관에서 퇴원 환자를 의뢰하면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장기거주 장애환자의 경우 장기요양시설로 안내해 집중케어를 받도록 합니다. 중증도 환자가 바로 사회복귀가 어려울 경우 'Halfway house'라고 해서 사회복귀 가교 역할을 합니다. 중증도 환자를 공동가정생활을 하는 주거시설에 안내합니다. 경증환자의 경우 주간재활 훈련 프로그램 이용시설로 연계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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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센터에서는 3대 추진 전략과 10대 추진 과제를 설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범 사회적 자살예방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살 관련 사회 인식 개선과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지지 체계를 마련하고 자살 위험 환경 개선 활동을 한답니다. 그리고 맞춤형 자살 예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생애주기별 자살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자살 고위험군 지지체계를 강화하고, 자살 위기 대응과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해 1577-0199 번호를 24시간 핫라인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살 예방 정책 추진 기반 강화를 위해서 지역사회 자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인프라를 확충하고, 게이트 키퍼 교육 등 자살 예방 인력 확충과 근거 기반 자살 예방 연구체계를 마련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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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산하 시설인 대전광역자살예방센터는 대전시의 광역 지자체 자살 예방사업을 총괄합니다. 대전 시민의 정신건강 문제 예방 및 상담과 자살 예방서비스 및 위기 관리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자살 고위험자 조기 발견과 관리로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고, 자살 없는 안전한 도시 구현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정신건강전문기관입니다. 지방정신건강 복지사업지원단과 자살예방위원회,자살예방 사업 기획과 수행을 총괄하는 5개 구 보건소,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는 5개 구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사업을 수행하지요. 유관 행정부처는 대전시 복지정책과, 안전정책과, 재난관리과, 청년정책과, 도시경관과, 공원녹지과, 노인보육과, 일자리정책과, 건설관리본부, 교육복지정책과, 장애인복지과 등이 있습니다. 유관조직으로는 아동전문기관, 청소년전문기관, 노인전문기관, 여성가족복지관, 의료 정신보건기관, 응급 개입 관련 기관, 복지 문화 관련 기관, 고용 관련 기관, 언론기관, 종교계 등이 있지요.
2019년 5월2일 을지대학교병원이 위탁운영하게 돼 센터를 개소했고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내 부설기관으로 설치됐습니다. 우울증과 정신질환자, 자살시도자, 자살유족 등 대전시민과 자살 고위험 대상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요.
'자살로부터 안전한 건강한 대전'을 비전으로 하고 있고, '자살 위험 없는 안전한 대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진 전략은 범 사회적 자살 예방 환경을 조성하고, 맞춤형 자살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살 예방 정책 추진 기반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10대 과제는 자살 관련 사회적 인식 개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 자살위험 환경 개선, 생애주기별 자살예방 대책 추진, 자살고위험군 지지체계 마련, 자살위기 대응 및 사후 관리 체계 마련, 지역사회 자살 대응 역량 강화, 정신건강 인프라 확충, 게이트키퍼 교육 등 자살 예방 인력 확충, 근거 기반 자살 예방 연구 체계 마련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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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자살예방의날 기념 행사와 자살 관련 언론보도 개선 사업을 합니다. 세부 사업으로는 온라인 홍보와 홈페이지 상담 관리, 무인정신건강검진시스템인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기념행사와 지역행사 등 생명사랑 캠페인을 펼칩니다. 전광판과 포스터, 홍보물 등 오프라인 광고를 하고 자살 예방의 날 홍보와 기념행사, 자살 관련 언론보도 모니터링, 기자협회 교육과 간담회를 합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와 자살예방상담전화 홍보 현수막 게시, 무인정신건강검진시스템 운영 등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세부 사업으로는 연중 번개탄 판매 개선사업과 주류 표기 변경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번개판 판매업체를 생명사랑가게로 선정해 생명사랑실천가게 현판을 걸어드리고 번개탄 보관함을 설치해드리고 있습니다. 지역 소주에는 '자살은 예방이 가능합니다'라는 라벨 시안을 넣었습니다. 이외에도 자살예방상담전화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지요.
생애 주기별 자살예방 대책으로 연중 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 자살예방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부 사업으로 꿈자람복지네트워크를 통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인 생명사랑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를 지정해 현판을 부착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활동 공간을 찾아가 자살예방 관련 마음건강 상담과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하고, 마음건강 치료서비스를 연계해 치료비를 지원해드리고, 독거노인 방문교육과 안전체험의 날, 노인의 날 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자살고위험군 지지체계 강화를 위해 연중 자살유족 지원사업으로 자살유족 발굴과 치료 연계 사업, 심리 지원과 심리부검 연계 사업을 합니다. 자살유족 자조모임 '상록수'를 운영하고, 유족 힐링캠프를 지원하고, 숙박업주 교육을 통해 생명사랑 안전숙박업소 현판 부착 지원사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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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위기 개입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학교 내 위기 상황 발생 시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문과 슈퍼비전 회의를 진행합니다. 자살 사후 중재 매뉴얼 '희망의 토닥임'을 발간하고, 자살고위험군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1577-0199 번호로 24시간 위기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응급실기반 자살시도자 연계사업을 합니다. 응급의료센터 정기방문과 더불어 생명사랑서비스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또 지역사회 자살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연중 생명존중 기능 강화 사업을 합니다. 대전광역시의사회, 약사회와 업무협약을 하고 정신건강서비스와 연계하고 의뢰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음건강협력의료기관 지정과 현판식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1차 의료기관과 약국 대상 홍보물 비치 협조 업무도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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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지역사회 내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유관기관과 업무 협약을 하고, 자살예방사업 관련 실무자회의를 하고,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전략회의를 합니다. 또 게이트키퍼 교육 등 자살 예방 인력 확충 사업을 하는데요. 연중 생명지킴이 양성 사업과 자살예방실무자 정신건강증진사업을 합니다. 공공, 민관기관 종사자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보고 듣고 말하기 생명지킴이 교육을 하고, 월 1회 보고 듣고 말하기 상시교육을 합니다. 범 대전시민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선포식을 갖고 자살예방실무자 발대식과 힐링콘서트를 열고 있지요. 그동안 보건대학교 생명지킴이교육과 소방공무원 생명지킴이 교육을 비롯해 자살예방실무자 발대식을 갖고 '살아있기에 아름다운 감정' 현수막과 '자살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응원 타월을 제작했습니다.
-센터장님, 자살예방 연구체계는 어떻게 마련하고 있으신지요.
▲연중 자살 현황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통계청과 경찰청 자살 통계와 마이크로 데이터 수집으로 자료 분석을 합니다. 생애주기별 자살현황 분석보고서와 대전광역시 자살현황 분석 보고서, 대전광역시 자살사망자 결과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정신건강 진단 연구조사를 통해 2014년과 2018년 2회에 걸쳐 대전시 정신건강백서를 발간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정신건강백서 결과를 보면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양호한 편이었는데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인지는 부족했고, 대상자보다 사회복지공무원,경찰관 등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홍보가 필요함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종사자들의 스트레스와 정서적 탈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시스템 발전이 필요함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학부모 대상 정신 건강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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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는 다양화 시대인데요. 전통적 문제 영역에 있어서는 만성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 복귀 촉진과 치료서비스의 효과성 향상, 인권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제 영역에 있어서는 높은 자살률과 경쟁적 교육 환경으로 인한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악화, 경쟁적 환경으로 인한 직장인 스트레스 증가, 고령화로 인한 노인 정신건강 문제 증가와 더불어 각종 중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재난과 트라우마 상황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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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현재 116개 정신건강증진시설과 기관에서 790여 명이 종사하고 있는데요. 국비지원을 받는 광역 1단체와 기초 5단체가 있습니다. 광역센터는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 기획, 네트워킹, 마케팅, 교육사업을 하고, 국가 자살예방 행동 계획 수행과 24시간 핫라인 운영 기능을 담당합니다. 기초센터는 지역사회 중심으로 정신질환의 예방과 조기발견, 상담, 재활과 사회복귀를 도모합니다. 정신건강증진사업과 자살예방사업 관련 직접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지요.
정신의료기관으로 국공립 기관이 3개, 법인 민간 기관이 70개이고 종사인력은 504명입니다. 이 곳에서는 급성 정신질환자의 입원 또는 외래 치료, 재활, 사회복귀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정신요양시설은 4개 시설에서 126명이 일하고 있는데 만성정신질환자의 입소와 요양보호서비스와 재활 훈련을 합니다.
정신재활시설은 30군데이고 90명이 일하고 있는데 정신질환자의 지역 사회 복귀를 위해 기본적인 주거, 일상생활, 직업 등을 영위하는 것을 돕고, 지역사회 지지체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습니다.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3곳에서 12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음주폐해 예방시스템 구축과 알코올 남용 및 의존율 예방, 조기발견, 상담, 치료, 재활과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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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19 상황을 맞아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 방역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상담 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또 응급 출동팀을 운영해 365일 야간과 휴일 정신응급환자 발견 시 현장에 출동해 평가와 상담 등 지원을 하고, 조기 정신증 개입 프로그램인 '마인드링크'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찾아가는 상담버스인 '마음 톡톡 Talk Talk '을 운영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무료 상담 프로그램인 마음건강 주치의 사업을 할 예정입니다. 정신건강은 우리의 행복입니다.
-이제 센터장님의 지금까지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해군 장군이셨던 아버님의 1남 2녀 중 장남으로 해군부대가 있던 진해에서 태어나 초,중, 고, 대는 서울에서 다녔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정신과에 대한 흥미를 느껴 의대에서 정신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재밌고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거든요. 환자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털어놓고 화내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데 그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재미있게 들어주는 편입니다. 힘든 이야기, 아픈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정신과 의사의 역할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학도 물론 있는데 정신과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데 집중하는 거죠. 특히 정신과 질병 중 정신분열증인 조현병과 같이 중증 정신질환치료에 집중하고 있고, 치매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2014년 SBS 드라마 중 노희경 작가가 쓴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작품에서 남자주인공 조인성이 조현병 환자로 나왔었지요. 2015년 MBC에서는 다중인격장애를 지닌 지성과 주치의로 나온 황정음이 출연한 드라마 '킬미, 힐미'도 있었습니다. 드라마들이 병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죠.
치료 중에 조현병 환자들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는데 망상조절 장애 환자에게 얻어맞기도 하고 위협도 당하고 합니다. 조현병이란 병의 특징이 불안해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병의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상대나 주변에 대해 경계하고 무서워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공격하는 겁니다. 본인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강제 입원을 시키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고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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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해서 약을 먹고 집중 치료하면 되는데요. 치료 후엔 환자들이 자신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미안해하기도 합니다. 치료를 제대로 안 하고 중단하는 경우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공격성이 나타나는 겁니다. 환자의 병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아니까 병리 증상을 이야기해주면서 신뢰를 갖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저의 일이지요. 2018년 12월31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에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난 임세원 교수 사례처럼 때로는 위험한 상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나 의사를 보호하는 법안들이 마련돼야 합니다. 고 임세원 교수 때도 그랬지만 병동 내에서 증상이 심한 사람들이나 증상이 안 좋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해치고 치료자를 공격해 다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사망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지요. 물론 환자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로서 존중받아야 되는데 정신질환자는 무섭다고 피하고 강제로 붙잡아 가둬놓으니 힘들 수밖에요. 병동 내에서 아주 흔하진 않지만 자살을 시도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탈출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조기에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으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지 않거든요. 그런 일이 가장 어려운 경우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초로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이 청도 대남병원이었는데요. 그 원인이 뭐라고 보시는지요.
▲청도 대남병원은 정신질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폐쇄병동이다 보니 환기도 잘 되지 않고, 그 안에서 모여서 집단생활하는 환자들끼리 쉽게 전파되고 감염되었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은 면역력도 약하고 체력도 약해지다 보니 쉽게 감염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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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0병상에 9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상태인데요. 입원 기간은 보통 25일입니다. 법적으로 3개월 이상 입원하려면 연장신청을 해야 되고, 심사위의 심사를 받게 되죠. 지역마다 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있는데요. 변호사와 의사, 관련 교수, 공무원, 환자 가족도 포함돼 있습니다. 3개월씩 연장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장기입원환자가 많은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전국에 정신과 병동 입원환자가 7만 여 명인데요. 입원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400일입니다. 대학병원들의 경우는 25일이면 퇴원을 시키는데요. 우리나라는 10년 이상 장기입원 환자도 1만 명에 달합니다. 장기입원환자들은 퇴원해서 사회에 나가도 적응 능력이 없어진 상태이고 가족관계도 끊어진 경우가 많아서 퇴원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장기 입원 환자 문제가 심각합니다. 보통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의료급여 대상들은 국가에서 한 달에 120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이 금액 안에 의사와 간호사의 인건비, 식대, 약값, 입원비 등 모든 게 들어가 있으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죠. 그런데 가족도,국가도, 환자도 모두 병원에 장기입원해 있기를 원합니다. 환자가 사회에 나와서 더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죠. 외국은 주립병원이라도 한 달 입원비가 500만 원 가까이 됩니다. 정신과 진료비는 국가가 다 지불 하거든요. 그러니까 국가는 이게 부담돼서 가급적이면 환자를 퇴원시키고 퇴원 환자들을 돌보아주는 인력을 채용합니다. 이게 돈이 덜 들거든요. 우리나라는 입원해봤자 돈이 얼마 안 드니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돈도 덜 들고 신경도 덜 쓰이는 장기입원에 대해 방치하고 있는 거죠. 환자가족들도 마찬가지 입장이고요. 그러니 환자 자신의 인생만 망가지게 되는 겁니다. 대학병원은 의료급여 환자 대신 의료보험 환자를 입원시키면 최소한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의 병원비를 받을 수 있으니 당연히 의료급여 환자들의 입원을 꺼리게 되는 거지요. 만약 대학병원이 월 120만 원의 병원비를 받는 장기입원환자를 받게 된다면 문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국립대학병원에서도 다 그렇게 하지만 의료급여 환자를 안 받는 것도 불법입니다. 공공기관이 손해를 입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안 받는 시스템이 문제입니다. 초기에 집중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만성질환이 되면 정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장기간 병원 입원하는 만성환자를 가급적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고치기 위해 환자가족들이 만든 단체에서 인권변호사들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한 적도 있었는데 국가재정 능력상 불합리하다는 결론하에 무산됐습니다. 그렇다고 만성질환자를 당장 퇴원시키면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단계에서 의료진이 개입해 치료하는 센터가 필요하게 된 거죠.
-센터장님은 사단법인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이사장님이시기도 한데요. 이 곳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는 정신 보건 관련 기관으로는 가장 먼저 생긴 단체인데요. 여러 지역 사람들이 함께 만든 유일한 단체이고 전 세계적으로 있는 조직입니다. 1995년 정신보건법이 만들어진 이후 우리나라 정신보건분야의 법과 제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인권교육을 하는 등 앞서나가는 역할을 합니다. 정신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권교육을 받게 돼 있답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같이 모여 의논도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 소개도 하고 도입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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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 문제는 정신과 전문의들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죠. 노인들의 경우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이 작용합니다. 외롭고, 병들고, 돈 없고 그러니까 자살을 하는 거죠. 자식들을 도와줄 형편도 아니고, 자식들에게 손 벌릴 형편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자식들과 연을 끊고 단절된 삶을 사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선진국은 중년에 자살률이 높다가 노년기에 접어들면 자살률이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나이 들수록 자살률이 높아집니다. 선진국은 열심히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은퇴를 하게 되면 국가의 복지 시스템이 잘 제정돼 있으니까 극한으로 몰리는 삶이 대체적으로 제한돼 있죠.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들에게는 지원이 부족합니다. 예전에는 최고의 노후 대책이 자식이었는데 지금은 경제적으로 안 되는 거죠. 자식들도 어렵고, 손 벌릴 형편도 안되고 하니까 연락을 않고 사는 부모 자식이 많은 게 문제입니다.
다만 현 정부 들어 노인연금이 도입되면서 노인 자살률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살 문제는 큰 그림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살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3개월이 지난 후 ‘심리부검’을 할 필요는 있습니다. 심리부검은 사망한 분과 관련해 주변에서 여러 가지 정보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일기장이라던지, 주변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살에 이르기까지 심리 변화와 어려움을 찾아보는 겁니다, 자살 원인을 알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는 것처럼 심리적인 문제를 알기 위해 심리 부검을 하는 거죠. 심리 부검을 통해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심리부검센터를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죠.
북유럽이 자살률이 높다 보니 핀란드에서는 2년에 걸쳐 심리부검제도를 도입해 자살률을 많이 줄였는데요.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죠.
우리나라는 1년에 1만3000여 명이 자살을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다 심리 부검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족들이 원치 않는 경우도 많아서 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가 되기 전에는 일본이 자살률 1위 국가였는데요. 그 원인은 일본의 경우 적극적으로 국가가 개입했기 때문입니다. NHK 기자 출신이 헌신해서 민간인 자살예방운동을 이끌었는데요. 정부가 적극 나서줌으로써 자살률이 40%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본은 자살예방을 위해 쓰는 예산이 우리나라의 50배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게 10년째인데 2017년도에야 자살예방정책과가 보건복지부에 생겼으니 만시지탄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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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진실, 영화배우 이은주 사망 당시보다 이번에 박지선 모녀 자살 기사는 숫자적으로도 많이 줄고 내용 보도도 신중을 기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언론의 자살보도가 많이 신중해졌다고는 해도 아직도 먼 느낌입니다. 외국은 자살보도를 아예 금지한 나라도 있습니다. 자살 보도가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사람들의 호기심 충족 외에 뭐가 있나요. 자살보도는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하루에 30명이 넘는 사람이 자살을 하는데 그중에 선별적으로 보도가 되는 경우는 사람들에게 읽힐 거리가 된다고 판단해서입니다. 그렇지만 모방자살만 늘어날 뿐입니다. 우리 사회에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자살보도준칙을 잘 이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제초제로 자살을 많이 하자 지금은 그 제초제를 생산하지 않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농약 관리함도 보급하고 있죠.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자살시도자들이 많이 오는데요. 다음번에 또 자살시도를 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응급실에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관리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서 시작돼 전국에 25개 센터로 확대되었는데 의미도 있고 효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에서는 을지대학병원이 맨 먼저 시작해 충남대학병원도 하고 있습니다. 자살예방법이 2013년도에 제정됐는데 법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센터장님, 소위 말하는 '유리멘탈'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이야기겠지만 외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존체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존감이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애정 어린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자랐으면 충분히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는데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을 경우 나이 먹어서는 극복이 어려워지는 거죠.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비교는 절대 금물이죠. 차별금지법도 있잖습니까. 부모의 역할이 정말 큽니다. 자식들을 차별하지 않고 양육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해서 하고 살면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나의 존재를 부정하지 말고, 내가 못하는 것은 인정하는 마인드가 필요하죠.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굳이 꼭 치료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 되고, 일상의 일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런 경우에 치료를 받는 게 좋겠습니다. 어떻게든지 도움을 받아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죠. 자기 혼자 맘을 고쳐먹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사람 중에 치료받는 비율이 적은 게 문제입니다. 충분한 치료를 받는 비율도 굉장히 적습니다. 치료를 중단하고 약을 끊으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의 적극적인 치료방법 중에 ‘전기충격요법’이 있는데 저희 병원에서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머리에 충격을 가하는 것인데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 자살 시도 고위험군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인데 전기충격요법에 대한 선입견들이 있어서 보호자 분들이 많이 꺼리는 게 문제죠. 우울증이 심할 때는 입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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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테니스를 즐기고 달리기와 걷기를 많이 합니다. 단기 코스 마라톤도 했죠. 운동도 많이 하고 영화도 즐겨봅니다. 뮤지컬 음악도 좋아합니다. 여행도 즐겨 하는데 코로나로 올해는 힘들었죠. 그리고 직장과 집은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의 생각과 집에서의 생각을 분리 시킬 거리적, 공간적 여유가 필요하죠. 잘 자고, 잘 먹고, 스트레스 관리 잘하는 게 중요합니다. 현대인은 수면시간이 너무 적어서 문제인데 질 좋은 수면이 매우 중요합니다.
-센터장님의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지요.
▲제가 치료한 환자들이 치유되고,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갔을 때 제일 기쁘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 환자는 치료 잘 받고 나아서 결혼하고 아이 잘 낳아 키우고 있다고 감사인사를 하러 왔더군요. 그리고 센터 일을 맡으면서 제가 열심히 일해 대전의 여러 가지 변화를 만들어가는 게 보람입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요.
▲제가 대학병원에 몸담고 있다 보니 환자들 진료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논문도 써야 되고, 센터 일도 동시에 하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답니다. 그것은 상당히 큰 어려운 점이지요. 제대로 모든 일에 전념할 수 없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센터 일도 풀타임으로 해야 되는데 여건이 녹록하지 않으니 안타깝지요. 의사들이 꼭 센터장을 해야 되는가 하는 점에서도 의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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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잘 해나가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서 사람을 키워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후배들에게 판을 잘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후배들을 믿고 맡기며 일을 하는 편인데요. 후배들이 잘 따라줘서 고맙습니다.
바라는 점은 모든 사람들이 정신건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자신의 건강을 챙기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 자존감을 지키는 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합니다.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감과 소중함을 느껴야 됩니다. 병원에 찾아오는 노숙자분들도 인간으로 존중하고 치료하는 게 정신과에서는 특히 필요합니다. 우리는 뇌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정신과 병동을 찾는 환자들은 초기 단계에서 빨리 치료를 받아서 오랫동안 방치해서 오는 만성질환까지 이르지 않기를 권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굳어져서 한계가 생깁니다. 초기에 잘 치료를 받아야 병과 무관하게 살 수 있습니다. 새장 속에 오래 갇힌 새는 날개가 힘을 잃어 날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잃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일단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에서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없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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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경남 진해 출생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서울대 의과대학, 울산대 의과대학원 의학과 정신과 전공 의학석사. 충남대 의과대학원 의학과 정신과 박사 수료.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전공의, 울산대학교병원 임상조교수를 거쳐 2002년부터 현재까지 대전을지대학병원 정신과 교수. 2003년부터 10년간 대덕구 정신보건센터장 역임. 2009년부터 4년간 대전시정신보건사업지원단 지원단장 역임. 2011년부터 2년간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지원단장 역임. 2017년부터 2년간 한국정신건강복지센터 협회 협회장 역임. 2013년부터 현재까지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2019년부터 현재까지 (사)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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