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 기록-6] 충북이 판소리 불모지(?)… 당대 최고 명창 중 한명은 ‘진천' 출신

[10년간의 취재 기록-6] 충북이 판소리 불모지(?)… 당대 최고 명창 중 한명은 ‘진천' 출신

‘충북 진천출신’ 판소리 김봉학 명창…“아쉽게도 ‘실증 자료’ 거의 없어”
진천소리꾼 김봉학 인물 발굴, 2년 전 국악학자에 의해 ‘본격 조명’
진천군, “지역출신 판소리 명창, 모른다”…국악계, “지금이라도 적극 발굴해야”

  • 승인 2021-04-02 09:55
  • 수정 2021-09-28 14:16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ㅇ
노재명 판소리학자가 2019년 충북 진천출신 호걸제 명창 김봉학의 흥보가 중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데' 장면을 형상화 한 설치미술 작품 <국악음반박물관>

'충청도-판소리'와 관련된 대체적인 시각은 어떨까. 대중적인 평가는 먼저 '불모지'를 떠올릴 것이다. 특히 충청지역 중에서도 충북지역은 '불모지 중 불모지'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충북지역은 실제 판소리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일까. 또 판소리 명창은 없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절대 아니다'다. 초기 판소리 명창은 충청지역 뿐만아니라 충북지역에서도 활동했다. 또 우리나라 판소리 역사 중에서도 최고의 명창은 충북 출신이고, 근거지를 충북지역으로 삼았던 명창도 있다. 앞서 보도한 것처럼 초기 판소리 명창은 충청도에서 많은 활동을 이어갔는데, 특히 충남 서산지역 등은 초기 판소리 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점에서 충북지역도 분명,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본보: 10년간의 취재 기록-판소리의 원류는 충청도다]

대표적인 예가 충북지역 판소리 명창 '김봉학'이다. 김봉학의 고향은 '충청북도 진천'이다. 김봉학 명창과 관련한 얘기는 '조선창극사' 등에서 언급됐다. 1939년 3월 21일자 조선일보는 판소리 명창 이동백(1866년~1949년)과 관련한 얘기를 다루면서 이동백 명창의 가문이 충북 진천에서 '세거', 즉 충북 진천에서 대대로 살았다고 기록했다. 정노식 저서 '조선창극사'(1940년)도 이동백 명창이 김봉학에 대한 증언 내용을 글로 표현했다.

당대 판소리 최고의 명창인 이동백이 김봉학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봉학과 직접 관련된 실증자료는 거의 없다. 이동백이 인터뷰 등을 통해 전한 게 김봉학과 관련된 기록이 전부다.

 

 

국악음반박물관제공_정노식저서_조선창극사1940_김봉학관련기록
정노식 저서 '조선창극사'(1940년) 충북 호걸제 명창 김봉학 관련 기록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조선창극사'에 따르면 김봉학 명창은 '호걸제'라는 판소리 제(制)'로 소리했다. 김봉학은 충청도 진천인(人)이다. 충청도 진천이라고 기록했지만 사실, 충북 진천지역을 말한다.

충북 진천은 이동백 명창의 수행고수 강경수가 살았던 지역이다. 수행고수는 특정 명창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명창의 장단을 집중적으로 쳤던 고수를 말한다. 진천 김봉학 명창과 호걸제에 대한 연구는 2019년 노재명 판소리학자의 논문(충청북도 호걸제·중고제 판소리의 원류와 미래) 등에서 본격화 됐다.

충북 진천은 우리나라 전통·현대 음악과 관련해 매우 역사 깊은 지역이다. '진천군 덕산면 용몽리 농요'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돼 있다. 진천 용몽리 농요는 덕산면 대월들·목골들·옥골들 일대에서 논농사를 하며 전래한 전통 농요다. 이 농요는 원형을 잘 보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락 음악의 대부인 신중현 씨의 본적도 충북 진천이고, 신중현 씨 부친의 고향도 이곳이다. 이런 점에서 진천지역은 예인들과 매우 밀접한 고장이다. 그러나 진천군은 김봉학 명창과 관련한 역사적 근거를 알지 못하고 있다. 군은 덕산면 용몽리 농요만 계승·발전시킬 뿐, 김봉학 명창은 다른 지역 얘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진천군의 한 관계자는 "(전통)소리 중에는 '진천 노동요'만 문화재로 돼 있는 등 진천지역에서 판소리 명창과 관련된 얘기는 못 들어봤다"며 "특히 판소리 명창이 충북 진천에서 활동한 내력 등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중고제 판소리 전문가인 조동언 명창과 국악 관련 전문가들은 "충북 판소리에서 김봉학 명창은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며 "충북 진천지역에서 당대 최고의 판소리 명창인 김봉학이 있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지금이라도 김봉학 명창에 대한 관련 자료를 수집해 그의 업적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1.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2.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3.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4.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5.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시민의 당뇨와 비만의 만성질환 관리부터 감염병 예방과 임산부·아동 건강을 살피는 보건소가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1만 명당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을 비교한 결과 대전은 부산의 절반 수준이고, 대구와 광주, 울산, 인천보다 적어 시민 건강을 담당하는 보건소 인력 배치가 가장 적은 광역시로 파악됐다. 2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의 5개 보건소에 근무하며 시민의 공공보건 의료를 뒷받침하는 인력이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은 상황이다. 2024년 말 지역보건의료기관총람 기준으로 대전 5개 보건소 근무 인원은 총 540명으로..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대전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음주운전 사고 증가가 우려되면서 단속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음주운전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21일 오후 8시 40분께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 도로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택시를 잇따라 들이받은..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