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식탁: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3. 호기롭게 비건에 도전하다

  • 경제/과학
  • 유통/쇼핑

[유난한 식탁: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3. 호기롭게 비건에 도전하다

  • 승인 2021-08-10 14:30
  • 수정 2021-08-17 20:04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비건

 




 


대전에서 우여곡절 비건 도전... 채식인 줄 알았던 김치·된장국에 뒤통수

회식, 함께 먹는 음식문화인 우리나라에서 비건 쉽지 않아

 

밥상111 copy
1.스타벅스에서 파는 대체육. 고기와 제법 비슷하다. 2.비건빵집에서 파는 초코체리타르트.3.비건빵집에서 파는 망고치즈케이크

 동물권과 건강, 육류소비 감소를 통한 환경 보호와 MZ세대의 등장으로 떠오른 가치의 소비 등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이유는 많다. 지역에도 채식 주의를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이들을 겨냥한 유통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사람(식구)이고, 가장 좋은 음식으로 '고기'와 '생선'을 즐기는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채식주의자로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채식연합회가 집계한 국내 채식주의자가 150만~20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비건'보다는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채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식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채식주의자가 되려면 어떤 불편함이 따를까? 그래서 채식주의에 도전해 봤다.  

 

 

새로1

세상에서 지구와 동물을 위해 실천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지향인들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비건브런치
선화동 어플레져 비건 브런치.

통상적으로 채식주의자는 그 정도에 따라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육류·생선·계란·우유를 섭취하지 않는 사람이 '비건'이다. 그 다음 단계가 육류·생선·계란은 섭취하지 않고 우유는 소비하는 '락토 베지테리언'이다. 육류·생선을 섭취하지 않고 계란·우유는 소비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육류는 섭취하지 않고 생선·계란·우유는 소비하는 '페스코', 소·돼지 등 붉은 고기는 섭취하지 않고 가금류 등 흰 고기는 소비하는 '폴로' 등이 있다.


그 중 완전 채식주의자로 모든 육식을 거부하는 '비건'에 도전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막막했다. 첫날부터 포기할 순 없어 버스를 타고 선화동 어플레져로 비건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이 식당의 비건 메뉴는 비건 브런치와 비건 옵션으로 바꿀 수 있는 오픈 샌드위치, 단 두 개다. 메뉴판에 있는 라자냐가 먹음직스러웠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비건 브런치를 주문했다. 견과류 주먹밥, 비건 치즈를 올린 두부 그라탕, 방울토마토 샐러드, 알리고 치즈 감자, 브로컬리 버섯 무침, 참나물 무침, 초당 옥수수. 사장님이 후식으로 캐슈넛 아이스크림을 주며 "콘도 두유로 만든 비건이니 안심하고 드세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저녁은 무방비로 당했다. 집에서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국물을 낼 때 멸치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눈에 바로 보이는 재료가 아니더라도 동물성 식품은 우리 일상에 너무 흔하게 사용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초코타르트
비건빵집에서 파는 초코체리타르트.
망고
비건빵집에서 파는 망고치즈케이크

2일차 점심에는 비건 빵집에서 망고치즈케이크와 더블초코체리타르트를 먹었다. 일반 빵보다 덜 달고 담백했다. 기존의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퍽퍽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죄책감이 들지 않아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은 김치볶음밥을 먹었는데 김치에 젓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다. 3일차가 됐다. 아침은 두유로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취재차 방문했던 태평시장 황금당떡볶이 앞에서 무너졌다. 영롱한 빛깔을 내뿜는 어묵을 입에 넣고 나서야 '아참, 비건 도전중이지!'가 생각났다.  

 

스타벅스콩고기
스타벅스에서 파는 대체육. 고기와 제법 비슷하다.

집에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대체육 고기를 샀다. 스타벅스는 지난 30일 두유로 만든 브라우니와 식빵, 대체육을 사용한 샌드위치와 함박스테이크를 출시했다. 소량으로 입고된다는 말을 들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다행히 구할 수 있었다. 겉모습은 함박스테이크와 똑같아 보였다. 직접 먹어보니 고기와 식감은 다르지만 향과 맛이 얼추 비슷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비건 도전은 3일만에, 아니 3일 내내 실패 했다. 비건 음식의 종류도 많지 않았고, 비건 식당을 찾는 것도 일이었다. 간단하게 식당에서 육류가 아닌 채식을 하려해도 양념에 동물성 식품이 사용됐는지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선한 마음으로 고기 한점을 권하는 선배에게 '저 채식주의자에요!'라고 거절하는 건 막돼먹지 못한 일 같았다.

 

하지만 고기가 맛있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실천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일상에서 지구와 동물을 위해 실천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지향인들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지역에서 8년째 채식을 실천 중인 조은우씨는 "중간에 포기할 때가 많아 스트레스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비건을 지향하니 익숙해졌다"고 털어놨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속보>대전 갈마동 타이어업체서 화재
  2. 대전사랑메세나, 박남구 회장과 함께 따뜻한 나눔 실천
  3. 육군협회 대전·세종지부, 특기병 500여 명에게 '사랑의 컵과일·음료' 지원
  4. <속보>대전 타이어판매점 1차 진화 마치고 주변확산 차단 중
  5.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1.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2. 천안 폐기물재활용시설 화재...3억 3460여만원 피해
  3. 두 어머니를 향한 16년 간의 효심
  4.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5. 골프존 GDR아카데미 'GDR퍼포먼스' 출시

헤드라인 뉴스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Merck)가 대전 생산센터 준공을 계기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전 바이오산업의 확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AIST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연구시설 확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대전이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개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열린 머크 대전 생산센터 준공식에서 머크 독일 본사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지역 입주에 따..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30일 오전 10시 2분께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타이어 판매점에서 발생한 화재가 4시간 31분 만인 오후 2시 33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짙은 연기와 거센 불길이 치솟으면서 화재발생 직후부터 150건 이상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으며, 대전소방본부는 대전시와 산림청 헬기 2대와 소방장비 98대, 인력 238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과 방수 작업을 벌였다.소방당국은 최초 신고 18분 만인 오전 10시 20분께 관할 소방서의 모든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현장 주변에서는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도 진행됐다.타이어판매점..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한화이글스의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다시 독수리 군단의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재도전에 나섰던 와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리면서 한화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와이스에게 걸려 있던 2027시즌 500만 달러 규모의 구단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와이스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와이스에게 올해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시즌이었다. 지난해 한화에서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